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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망 Apr 26. 2024

중간고사를 마치고

중간고사를 마쳤습니다. 학생들은 시험이 끝나고 답아지를 찾아 채점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시험지에 동그라미가 쳐질 때마다 환호성이 나옵니다. 아리송한 문제의 정답이 불려질 때 희비가 엇갈립니다. 어떤 학생은 전혀 채점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채점의 시간이 끝나면 몇몇 학생들이 와서 저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샘. 역사 너무 어려웠어요. 배신이예요. 미워요.'


저도 똑같이 생각합니다.


'나도 배신이야. 미워.'


제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한개 틀려서 혹은 두개 틀려서 망했다는 아이들. 펑펑 눈물을 쏟아내고 기분이 풀렸는지 훌쩍 떠나버립니다. 이제 진지하게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이 찾아옵니다. 점수가 너무 낮은 학생들은 시험이 끝났는다는 해방감에 즐거워하지만 애매한 아이들은 앞으로의 진학과 진로가 걱정인게지요. 그러길래 공부를 미리미리하지 그랬냐....


틀에 박힌 말이고 지금 아이들의 귀에 들어가지 않는 말이긴 하지만 꼭 해주어야 하는 말입니다.


'시험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안좋은 성적을 부여잡고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어떻게 이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나야할까 고민하는 학생들로 키우고 싶습니다. 그게 어른으로 성장해나가는 단계일테니까요. 사탕을 쥐어주며 다음 시험은 미리 공부하기로 약속을 해봅니다. 그리고 오늘의 아쉬움을 잊지 않길 또한 격려합니다. 


걱정되는 것은 기말고사 때도 같은 모습을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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