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밤의 꿈
어젯 밤, 우리 아파트 전체가 정전이 됐었어. 밤 10시 40분쯤 불이 나가서 금방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아닌거야. 뉴스에서만 보던일이 현실이 되다니 하면서 핸드폰 배터리가 별로 없어서 걱정하며 5분 정도 지났을까.
베란다 밖 맞은편 집에서 아이들이 핸드폰 불빛을흔드는지 반짝반짝 보이고, 누군가는 큰소리로 “여기도 정전이에요“ 하며 알려주기도 했어. 한전에 신고를 하고 기다리는 동안, 우리집도 만들어둔 캔들을 찾아서 켜두고 작은 불빛에 의지해서 수박을 먹었는데, 왠지 비현실적인 순간이었어 ㅎㅎ
1시간 즈음 지나서야 냉장고, 밥통, 스마트 패드, 거실 불이 합창을 하면서 켜지는데 거실 불이 유난히 더 밝게 느껴지는거 있지. 일찍 잠든 가족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무슨 일 있었어? 벽시계가 안맞네” 하는데 마치 몇일전에 읽은 <한 여름밤의 꿈>이 생각나서 웃음이 났어 :)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퍽의 장난인가? 싶었다니까. 상상하며 한번 웃으며 지나갈수 있게 하는게 이야기의 힘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