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이뤄지기까지
변화(變化)를 사전에서 찾으면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짐”을 뜻한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신하는 것처럼 사람은 외양이 크게 변하지 않는데 어떻게 변화가 일어났다고 알 수 있는 걸까? 스스로가 인지할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늘 궁금했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책에서 그 답을 찾았다.
모든 자연계의 생물은 시간을 거치며 성장한다. 성공도 마찬가지고, 돈도 마찬가지다. 성장통과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 성공의 호흡은 5년에서 15년이다. 이걸 반드시 알아야 한다. 도전하고 성과를 얻기까지 최소한 5년이다. 이 호흡을 몸에 익히지 못하면 절대 성공의 열매를 얻을 수 없다.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고명환 지음, 라곰, 181쪽
무언가 변화를 이뤄내기까지는 적어도 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사실을 알게 되니 어딘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떤 방해 요소가 생겨도 꿋꿋이 ‘꾸준히’만 하면 되니까.
내가 꾸준히 하고 있는 것들을 생각해봤다. 타협하지 않고 열심히 책 만들기, 운동하기, 글쓰기, 사진 찍기 정도가 떠올랐다. 작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줄넘기를 한 지 꼬박 1년이 넘었다. 물론 365일을 다하진 못했지만, 적어도 340일은 한 것 같다. 이제야 아주 조금은 몸이 달라졌다는 걸 스스로 감지하고 있다. 여기서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내 모습은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분명 지금보다는 더 큰 폭으로 변화해 있으리라 확신한다.
어느 분야든 임계점을 뚫을 수 있는 최고의 비결은 ‘꾸준함’이다. 꾸준함은 믿음에서 나온다. 이렇게 계속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거라 믿어야 한다. -48~49쪽
책을 만드는 일을 한 지는 이제 10년쯤 되어가고 있다. 이제야 익숙한 분야가 생겼고 무언가 새로 시작할 때면 과거에 내가 만들었던 자료에서 찾게 된다. 더 이상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 들진 않는다. 여전히 헤매지만 그럼에도 기댈 구석이 있다.
자기만의 스타일은 가만히 앉아서 생각한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다. 300일 넘게 꾸준하게 나와의 약속을 지켜나가면 저절로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화가 피카소는 91년 생애 중 80년을 미술 창작에 몸을 바쳤고 소묘, 회화, 도자기, 조각 등 총 5만 점이 넘는 작품을 만들었다. 피카소도 초창기에는 남들과 비슷한 스타일의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수천수만 장의 그림을 그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스타일이 생겼고, 그게 바로 입체주의(큐비즘)의 탄생이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로 법을 세웠으면 꾸준히 지켜나가라. -209~210쪽
가장 난항을 겪고 있는 건 글쓰기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면 5년 뒤에는 나만의 문체라는 게 생겨날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우선은 ‘하루에 한 편 쓰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시작하기로 했으니 최대한 꾸준히 지켜나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