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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엘킴 Jul 04. 2021

집을 지을 때 고려할 점 (1.내진성)

지진에 무너지지 않는 집

  일본에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벼운 지진을 느꼈다. 한국에서 살았을 때는 지진이 없었기에 땅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엄청 민감하게 느껴졌다. 한국에서 접하는 뉴스는 큰 지진만 보도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지진이 이렇게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얼마나 많이 일어나느냐면 일본 전 국토에 하루에 3회 정도는 진도 1-3(일본의 진도 체계는 우리나라와 달라서 일본 진도 3이면 우리나라 진도 5 정도 된다. 2017년 포항 지진이 진도 5 정도이다.)의 지진이 일어난다. 특히, 나리타 공항이 있는 치바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동북지방에 집중되어 있다. 낮은 규모의 지진들은 일본 사람들도 익숙해서 무시하는 정도이지만 가끔씩 큰 지진이 온다. 얼마 전에도 진도 6 정도의 지진이 동북지방에서 일어났다. 그때는 우리 집도 꽤 흔들렸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난 지진이었지만 우리 집도 꽤 흔들렸다.

  이러한 상황이니 집을 지을 때 1순위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내진성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새로 지어지는 주택들은 기준등급이 상향되어 다들 동일본 대지진 정도의 지진은 견딜 수 있게 짓는다지만 지진에 대비하는 건축 방식들이 여러 가지 있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택이 지진을 견디는 건축공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내진, 제진, 면진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내진, 면진, 제진 공법 그림 (출처: 유 부동산 컨설턴트 블로그)

1. 내진(耐震)

  내진 법은 지진의 진동을 집을 튼튼하게 만들어 버티는 것이다. 지진이 왔을 때, 집이 무너지는 원인은 벽의 강도가 약하거나 기둥과 대들보의 이음새가 끊어지는 것이 큰 원인이다. 따라서 내진 법으로 지어진 집들은 주로 벽 속에 X자로 된 기둥을 넣거나 합판 등을 넣어 강도를 보강하고 기둥과 대들보의 이음새에 특수하게 생긴 나사 등을 박아서 이음새를 단단하게 만든다.


장점

지반에 따른 제약이 없다.

시공 기간이 짧고 가격이 저렴하다.

단점

지진의 진동이 직접적으로 집에 전달되므로 집 내부(가구, 집기 등의 파손)의 피해가 크다.

연속해서 오는 지진에 약함.

고층으로 갈수록 흔들림이 커진다.


2. 제진(制震)

  제진법은 집에 진동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여 흔들림을 줄여 집을 보호하는 공법이다. 주로 벽속에 진동 저감 장치를 설치하여 진동 에너지를 흡수한다. 진동 저감 장치는 오일 댐퍼, 마찰 댐퍼, 고무 댐퍼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기본적인 구조는(기둥과 기둥 사이에 대각선으로 댐퍼를 설치) 동일하다. 지붕에 추를 설치하여 추가 진동 방향의 반대로 움직이며 흔들림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고층으로 갈수록 진동이 커지므로 진동 자체를 줄이는 제진법은 고층건물에 효과적이다. 내진법과 조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장점

지진의 흔들림을 20~30%까지 감쇄시킨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지진에 강하다.

고층 건물에 유리하다.

단점

내진법 보다 시공 비용이 비싸고 시공 기간이 길다.

고무 댐퍼의 경우 기간이 오래되면 고무가 딱딱해져 진동 에너지 흡수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3. 면진(免震)

  면진법은 건물과 기초(콘크리트) 사이에 면진장치를 설치하여 지진의 진동을 흘려버리는 공법이다. 집이 기초 위에서 움직일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땅이 움직여도 집은 관성을 유지하며 많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집의 피해가 큰 폭으로 감소한다. 면진 장치는 건물을 지탱하면서 건물을 천천히 흔들리게 만드는 '아이솔레이터'와 진동을 감쇄시키는 '댐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좌우로 진동하는 지진에는 효과가 좋으나 상하로 진동하는 지진에는 효과가 크게 감소한다.


장점

지진의 흔들림을 50~80%까지 감쇄시킨다.

앞서 소개한 방법들 중 가장 집의 피해가 적다.

단점

시공 비용, 기간이 가장 길다.

장치 유지 보수 비용이 많이 든다.

지면에서 떨어져 있으므로 면진용으로 배관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약한 지반에는 설치가 어렵다.


  우리 부부는 많은 고민 끝에 내진법으로 짓기로 했다. 내진법으로 지어도 진도 6~7(동일본 대지진 정도)까지는 충분히 견딜 수 있고, 면진법은 비용이 2~3천만 원 비싸지는 비용과 여러 가지 단점들이 맘에 걸렸다. 일단 본진이 한번 오고 난 뒤에는 여진이 오기 전까지 대피를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므로 한번 정도만 잘 버텨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집수리 비용 등은 지진보험으로 커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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