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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코끼리 Apr 18. 2019

벌님과의 신혼일기#4

-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 그리고 우리 부부 이야기

"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문자로 라도 보내라!"

 며칠전 임신 한 나를 찾아온 아버님과 어머님이 찾아오셔 냉장고를 가득채우시고, 저녁을 먹고 서둘러 가시며 아버님이 하시던 말씀이다.


  남편인 벌님과 나는 한 달에 한번 정도 같이 시댁과 친청을 방문해 식사를 하는 편이다.  신기하게도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족 행사가 있는 경우가 많다. 결혼전 '며느라기' 웹툰이나, 티비프로그램인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를 보면서 미래의 며느라기 시절을 걱정했다. 나는 걱정이 많은 편이다. 또, 먼저 결혼 한 동생이 착한 며느리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며느리로 성장하면서 겪는 남편과 시댁과의 어려움을 보며 미래에 나는 어떤 며느리가 될까 고민했었다.


 벌님은 어머님과 아버님, 누나들, 매형들, 조카들과 무지 가깝게 지내고 전화 통화도 자주하고 자주 만나는 딸 같은 아들이었다. 연애 시절 남편의 좋은 점이 많지만 그래도 내가 화목한 벌님의 가족에 11번째 멤버가 되어 잘 지낼 수 있을 까? 걱정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결론은,  평소의 내 성격상,  결혼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된 남편 가족들과 몇일을 같이 숙박하고 하루 매끼는 같이 먹는 일은 굉장히 힘들고 버거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우리 부모님과 한방을 쓰며 다녀온 열흘간의 유럽 패키지 여행 속에서 친 부모님도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는 것이 힘들 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혼 전, 우리부부는 각자 양쪽 부모님들과의 관계를 미리 얘기 했었다. 나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양쪽 부모님을 찾아 뵙고 싶다고 의견을 전했고 남편은 이를 받아 들였다. 남편은 결혼 후에도 혼자서 시댁에 가서 밥도 먹고 낮잠도 자고 청소도 하고 쇼핑도 하고 같이 여행가고 하는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다가온 결혼 후 첫 명절, 걱정과 불안을 앉고 찾아 간 시댁에서 시부모님과 우리 부부가 같이 명절을 준비하고 쉬고 같이 점심도 먹고 하다 보니 내가 괜한 걱정을 한 것 같아 벌님에게 조금 미안한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시댁에 방문하지 않는 만큼, 남편도 우리 부모님댁에 방문하지 않는다. 물론, 효도하려고 결혼 한것은 아니지만 가끔씩은 내가 너무 남편 부모님에게 무심해서 점수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의 생활이 너무 행복하고 편하다^^;


집에서 맛있게 해먹은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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