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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히 Apr 25. 2023

저 질문있습니다.(feat. 홍성태 교수님,만월회)  

혼자 일하면서 가장 무서웠던 건 내 생각이 굳어질까 하는 염려였다. 

나 스스로에게 갇히지 않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강의를 듣는 방법이었다.


최근 홍성태교수님의 북토크, 카카오에서 진행하는 무료 강의 오롤리데이와 감자밭 브랜드, 프립에서 진행한 만월회 강의까지 총 4개의 강의를 들었다. 


예전에는 강의를 듣기 위주로 배웠다면, 요즘은 용기를 내어 듣고 질문하며 배우고 있다. 

강사의 이야기만 듣고 오는 것이 아니라 Q&A 시간에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고 있다. 

나에겐 큰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어디에도 물어볼 수 없다는 막막함과 절실함이 손을 들게 용기를 주는 것인지, 나이가 들어 점점 얼굴이 두꺼워지는지 모르겠지만..^^ 용기를 내고 있다.


진짜 이유는 요즘의 고민들은 책에서 잘 찾아보기 힘든 현실적인 고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책을 읽거나 강의만 들어도 큰 도움이 되고 문제나 고민이 해결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책만으로는, 강사의 이야기만으로는 저 깊숙하게 자리 잡은 현실적인 고민까지는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했다. 


나의 최근의 고민은 이러했다. 


1. 피크닉 전문 브랜드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피크닉 용품보다 인형이 많이 팔린다. 괜찮은 걸까? 


 나는 피크닉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잡고 피크닉용품부터 홈에서 할 수 있는 홈크닉, 오피스에서 할 수 있는 오크닉 등등 피크닉을 시작으로 다양한 피봇형태로 확장 중에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매장에 디피용으로 가져다 놓은 인형들이 하나 두울 관심을 받으면서 현재는 인형가게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인형을 판매하고 있다. 

이 인형은 지금까지 메이드 파니가 선보인 제품과는 달리 A부터  Z까지 제작한 인형은 아닌 협렵업체와 함께 진행한 제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브랜드를 운영하는 마음보다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2. 현재 혼자 많은 일을 하고 있는 1인 회사인데, 직원을 구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부담이 된다. 

조금 더 안정적인 재정상태가 되었을 때 직원을 구하는 것이 맞는지 지금 구하는 게 맞을까? 


3. 매출은 매해 늘어나고 있고, 사업의 규모나 형태는 증대되고 있는데 통장의 돈이 항상 없다.

경영적인 부분에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인지 , 아님 원래 사업이라는 게 이런 건가?


브랜딩부터 경영/ 재정적 부분에 물음표가 많아졌다. 나는 이 고민을 안고 강의를 참가했다. 


첫 번째 강의는 홍성태 교수님의 신간 북토 크였다. 

강의가 끝나고 Q&A 시간. 질문의 시간 나는 용기를 담아 손을 번쩍 들었다. 


"피크닉 전문 브랜드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피크닉 용품보다 인형이 많이 팔린다. 괜찮은 건지 요즘 고민이 됩니다." 




홍:  콘셉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내가 브랜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나:  일상에서 찾은 재미입니다 

홍 : 인형을 파는 행위가 또는 고객이 인형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재미라는 콘셉트를 느꼈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피크닉에 갇혀있지 마세요.  콘셉트를 생각하세요. 콘셉트를 벗어난 것인가? 아닌가? 그것을 생각해 보세요 그럼 답이 나올 겁니다 


명쾌했다. 


인형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모두가 웃고 있었다. "귀여워""이것 봐 옷도 입힐 수 있나 봐 " 

여러 인형을 보고 고객들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기도 했다. 

토끼에 당근이 붙여있는 인형이 있었는데, 곰돌이에도 당근을 붙였었다.

당근을 들고 있는 곰돌이를 보고 

"곰돌이가 당근을 들고 있어. 토끼 거 뺐었나 봐! ㅋㅋㅋ"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 후 어떻게 하면 인형과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렇게 옷도 만들고, 목걸이도 만들었다. 


더 나아가 세계관을 만들고 있다. 


인형을 계산할 때, 혹시라도 터진 부위가 없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검수하고 드릴게요"라는 말이 살아있지 않는 듯 느껴졌다. 그때 한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여의도에서 팝업행사를 했을 때 인형 불량이 있었는데 그때 같이 파트타임으로 같이 일했던 친구가 " 아 그 친구(인형)는 부상당해서 지금 누워있어요! "라고 하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는 그때부터 검수할 때 "부상이 있는지 확인해 볼게요"라고 말하고 멀쩡하면 "건강하네요! " 덧붙인다. 그럼 고객님들도 나도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 핀다. 

그리고 제품을 전달할 때도 잘 키워주세요! 라며 자연스럽게 입양을 보낸다! 그럼 고객분들이 나에게 등을 돌리며 걸어가시면서 친구과 이런 대화를 한다. " 키워달래! 잘 키울 거야! 내 새끼! " 


나는 인형을 팔고 있을까? 재미를 팔고 있을까? 일상의 환기를 도와주는 일은 이처럼 재밌고 신난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두 번째 강의를 듣게 되었다. 

카카오에서 진행하는 무료 강의 '오롤리데이' 그리고  '감자밭'이라는 두 브랜드 강의였다. 


둘 창업자의 스토리는 비슷했다.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어느덧 브랜드를 운영하게 되었다. 1인 기업을 시작으로 부부로써 2인 3인. 4인.... 직원수가 늘어가는 것까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나는 이 강의에서 직원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현재 혼자 많은 일을 하고 있는 1인 회사인데, 직원을 구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부담이 된다. 
조금 더 안정적인 재정상태가 되었을 때 직원을 구하는 것이 맞는지 지금 구하는 게 맞을까요? 


놀랍게도 두 분의 대답은 동일했다. 직원을 구하라는 것이다. 적극적인 투자의 형태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다 보니 인력에 대해서도 투자를 적극적으로 했다. 나는 두 대표님의 이야기가 동일함에 놀랐고, 그렇게 나도 직원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에서 길게 쓸 예정이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듣게 된 강의는 만월회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표님의 강의였다. 

사실 만월회는 처음 들었다. 내가 후킹 된 강의의 마케팅 멘트는 " 고객들이 직접 만드는 굿즈"였다. 

만월회는 찐 팬이 많다고 한다. 그 팬들이 직접회사에 굿즈를 만들어 오고, 만월회 제품으로 레시피를 만들어서 공유하고 회사와의 커뮤니케이션관계가 좋아 보였다. 나는 그 비결이 궁금해졌다.


강의 당일 소수로 진행된 강의는 더욱더 좋았다. 처음엔 큰 정보가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강의가 시작되고 나는 만월회에 팬이 되었다.  대표님이 참 인상적이었다. 책을 많이 읽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는 어느 강의보다 뜬구름 잡지 않았고, 가장 현실적이고 , 전략적이었다. 여기서 전략적이란 긍정의 표현이다. 심리와 전략을 잘 섞어 청중을 몰입시켰고, 진솔하고 정직했다. 


나는 이 강의에서 조금은 날것의 경영적인 질문을 던졌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런 날것의 질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강사분의 날것의 질문도 좋다는 배려와 같이 수강을 들은 분들의 질문도 꽤나 날것이어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매출은 매해 늘어나고 있고, 사업의 규모나 형태는 증대되고 있는데 통장의 돈이 항상 없다.


경영적인 부분에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인지 , 아님 원래 사업이라는 게 이런 건가?



매출이 매해 늘고 제품의 카테고리도 확장되고 매장오픈등 규모와 형태는 늘어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통장에 돈이 항상 잔잔했다. 매달 돈 정산을 하면 나는 분명 벌고 있는데 보이는 숫자는 왜 이러는지 아이러니했다.  혹시 내가 경영을 잘못하고 있는지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했다. 


만월회 대표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해주셨다. 

만월회도 부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매출이 늘어도 현금흐름이 좋지 못한 이유는 2가지라고 했다.


첫 번째, 자본금이 없이 시작한 사업 

두 번째, 재고를 쌓아야 하는 사업 


나는 놀랍게도 이 두 가지 모두가 해당된다. 어쩌다 보니 사업을 시작했기에 나는 자본금이 없이 시작했다. 

두 번째 매출이 늘게 되면 그만큼 나가는 제품의 수량이 많다는 뜻이고, 그럼 그만큼 빈 재고를 미리 채워 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흑자 도산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금흐름이 좋지 못해 만개의 주문이 들어왔지만 정산은 익월말일에 되고 그러나 그달 당장 지불해야 하는 돈을 지불하지 못하면 파산을 겪는 것이다. 


지금은 그래도 만약에 돈이 필요하다면 주변의 도움으로 잠시 꿀 수 있지만, 매출이 10억 100억 이상으로 넘어간다면 위험한 일이다. 현금흐름에 관해 지금부터 꼼꼼히 공부해야 함을 느꼈다. 


그리고 며칠 후 사장학개론이라는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와 글 일부분을 공유해 본다. 


"손익계산서상 매월 흑자인데 통장에 항상 돈이 없는 회사는 분명 현금이 매출채권이나 재고 등 어딘가에 잠겨있다는 뜻이고, 이것은 내 손이 자라 내 목을 누르고 있는 상황과 같다. 때문에 CEO는 상품판매, 고객증가에 갖는 관심만큼 현금흐름에 관한 관심과 공부가 필요하다 " 김승호 <사장학개론 > 


그리고 또 하나의 조언은 사업의 형태를 발전시키라는 것이었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 말고 다음 단계의 비즈니스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을 주셨다. 만월회의 미래도 함께 이야기해 주셨는데, 대표는 그릇도 넓어야 하지만 시야도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을 보는 통찰력. 만월회 대표님의 강의는 사업의 관한 배움도 있었지만 사업가로서의 배움까지 얻을 수 있어 참 유익하고 마음의 여운이 오래갔다. 


한 단계 더 나아갈 방향성을 찾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가볍고 당당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성을 잃고 정처 없이 땅을 바라보고 걷는 힘없는 걸음이 아닌 하늘도 올려다보며 내딛는 발걸음이었다. 


그래서 직원은 구했어? 

그 이야기는 다음.. 브런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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