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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H Jan 22. 2020

나보다 소심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뭐 먹고 살지 - 2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이 무서워졌고 낯선 것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 이 얘기를 들으면 “네가? 말도 안돼!” 라며 의아해 할테지만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래, 너한테 그런 경향이 있더라’ 고 분명 얘기 할거다. 난 지금부터 나의 부족한 점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 한다. 제목 그대로 나보다 더욱 소심한 사람이 있는지 대결(?) 을 해보고 싶다. 아니, 위로를 받고 싶은 건가. 

자, 여러분 보세요. 저는 이 정도로 소심하다구요!




1. 왠지 이건 직장인이라면(특히 신입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근무한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는 모르는게 있으면 당연히 상사에게 물어보면서 일을 해야한다. 중간 중간에 보고를 해주면 그나마 초반에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컴퓨터에서 시선을 옮기지 않은 채 너무 바빠보이는 상사의 모습과 ‘이런 사소한 것도 질문 해도 되나..? 나를 실력 없는..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라는 나홀로 걱정 때문에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일을 마무리 하려고 했던 적이 많다. 결과가 좋을리가 없다. ‘ 중간에 좀 물어보지 그랬어. 

완전 엉터리로 기획서를 작성했네’ 라는 상사의 꾸지람만 들을 뿐. 아 좀 뻔뻔해지고 싶다.

 

2. 주말에 집에서는 자기계발이 되지 않아 카페에 일찍 가서 공부를 했었다. ‘오케이 카페가 9시에 문을 여는구나’ 카페 시간을 확인하고 집을 나섰고 딱 9시에 도착했다. 그런데 왜 괜히 들어가기 망설여질까. 9시에 딱 들어가면 왠지 싫어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알바생이라면 손님이 조금이라도 덜 늦게 와주는게 좋을테니까. 괜히 눈치가 보여서 근처에서 서성거리다가 9시가 넘어 들어갔다. 분명 오픈시간이고 내 돈 주고 내가 커피 사 먹겠다는데 왜 눈치를 보게 될까. 


3. 일을 그만두고 이른 시간 도서관에 갔던 적이 있다. 책이나 보면서 이 복잡한 머리를 좀 비워보자 생각했는데 젊은 사람들은 안보이고 도서관 방문자 대부분이 60대가 넘어보이는 할아버지분들 뿐이었다. 순간 당황스럽고 또 다시 쓸데없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 이 시간에 젊은 사람은 (사서들과) 나 뿐이라니. 사서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백수로 보려나. 어르신들 사이에서 내가 앉아 있어도 되나?' 이런 저런 소심함 때문에 잠깐 할아버지들 사이에 앉아 있다가 도서관을 나온 적이 있다. 아, 진짜 이렇게 남들 눈치 많이 보는데 어떻게 살지.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나의 이런 성격을 이해 못하고 경악하시는 분들도 있을거고 어쩌면 저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내 글을 귀엽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사실 후자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우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또는 이런 프로눈치러, 프로소심러를 벗어나고 마이웨이로 살아가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 얘기해보고 싶다. 아- 몇 주 뒤에는 이제 눈치 안보고 당당한 사람이 되었다며 극복 방법에 대해 글을 적고 있으면 좋겠다

 


이미지 출저 : 프리픽(freepik)  키워드 'de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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