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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러버 Jun 06. 2024

전지적 엄마 시점

우리의 취향을 존중해 주세요

                                                       <빛의 씨어터 in 워커힐>


나는 미술을 특별히 좋아하고 그래서 아이들과 미술전시를 자주 보러 가려고 한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보여 주고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지만 나는 우선 느끼는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많이 보고 생각하고 느끼기를 바랐다

책도 여러 책을 읽다보면 내 마음을 울리는 인생책을 만나듯

미술작품도 그렇게 만나서 알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싸지도 않은 전시를 예약해서 힘들게 힘들게 데려가면

어서 빨리 휘~~~~~~둘러보곤 그만 나가자고 했다.

"아~~ 엄마는 아직 다 못봤어 더 봐야 해 ~"

엄마의 사정 따위는 아랑곳 않고 나를 끌어당겨 출구로 데려가곤 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고는 어지간하면 혼자 다녀야겠다 마음 먹었다.

그러다가도 아이들이랑 같이 보고 싶고 보여 주고 싶은 것은 욕심을 내서 아이들을 데려간다. 


전시장에 가면 작품을 유심히 보고 체험활동도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아쉽게도 그 아이들은 우리집 아이들이 아니다. ㅠㅠ 

저 아이들은 어쩜 저리 그림을 찬찬히 열심히 들여다보고 체험활동도 진지하게 하는거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시장에서도 비교지옥에 빠지며 온전히 전시 관람을 하지 못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고서는 마음을 비우고 혼자 전시를 보러가는 일이 많아지긴 했다.


이번에도 전시를 보러 가자니까, 박물관 미술관 이제 가기 싫다고 했다.

막상 가보면 좋을거라고 엄마가 좋은 전시를 보여 주겠다는데 왜 안간다고 하냐고 했더니, 아들이 말했다. 

"어른이랑 어린이랑 취향이 다르잖아~"


나는 아이들의 취향을 몰라 주었다. 아니 무시했다.

책도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아니면 안 읽게 되는 것 처럼, 박물관도 미술관도 제 아무리 멋진 작품이 들어차 있어도 내가 관심이 없으면 다 무슨 소용일까...


결혼식장에서 만난 선생님의 20살 아들도 말했다.

'박물관 미술관 사실 지루하잖아요~ 애들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저도 정말 싫었어요.'

그러고나서 나의 어린시절을 돌아보았다.

그 때 역사 미술 음악 등에 내가 얼마나 관심이 있었는지...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내가 그랬나보다. 


"어른과 어린이의 취향이 다르잖아~"

핵심을 찌르는 아들의 이야기가 계속 머리에 멤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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