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융상품이 거래되는 Capital Market
금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만 하는 이유는 모든 금융상품의 현재가치를 알기 위해서다. 금리를 잘 알아가다 보면 무위험 이자율도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금융시장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장기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만기가 1년 이상인 금리를 장기금리라고 한다. 그 장기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을 우리는 'Capital Market (자본시장)'이라고 불러왔고 지금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아무래도 1년 뒤의 자금을 위해 투자를 하는 곳은 생산 설비 등의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었기에 그리 칭해왔던 것 같다. 근래에는 자본주의 끝판왕이신 투자은행을 포함해서 증권사 및 보험사들도 자본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자자인 동시에, Capital Market에 새로운 상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티브한 크리에이터들이다.
한 나라의 Capital Market의 규모는
그 나라의 경제규모와 거의 비슷하다.
자본시장 또는 장기금융시장이라 불리는 Capital Market을 따로 다루는 이유는 간단하다. Money Market에 비해 상품이 매우 다양해서 복잡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그 시장의 규모가 큰지 그 나라의 자본시장의 규모가 그 나라의 경제규모와 비슷하다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Captial Market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주식 관련 상품과 채권 관련 상품이다. 주식이나 채권 등의 개별 상품은 물론이고, 관련 파생상품들도 모두 포함된다.
갓 발행된 상품을 거래하는 Primary Market과 이미 발행된 상품들이 유통되는 Secondary Market이 있는데, Primary Market에서는 투자자와 발행자가 다이렉트로 거래하는 반면 Secondary Market은 코스피, 코스닥, 나스닥 또는 뉴욕증시 등과 같이 중간 거래소가 있다.
주식 수익률도 장기금리라고?
주식도 장기금융상품이 거래되는 Capital Market에서 사고팔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주식의 수익률도 장기금리일까? 그렇다.
내가 보유한 주식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일지언정 주식회사는 주주들에게 배당이라고 불리우는 '이자'를 꾸준히 줘야 한다. 어떻게 보면 기업 입장에서 주식이란, 만기는 우리 기업이 망할 때까지이고 기업의 실적에 따라 이자가 달라지는 '영업이익이 기초자산인 변동금리 채권'이라고 볼 수 있지도 않을까.
아무튼 간단히 정리해보면 주식, 채권 그리고 그것들에서 파생된 상품 등의 모든 장기금융상품들은 'Capital Market'이라는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많고 많은 상품들 중에 우리는 무위험 이자율의 base가 되는 국고채권과 IRS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만기가 길면 이자가 더 높을까?
은행 적금 상품을 보면 만기가 길수록 이자가 더 높다. 일반적으로 채권에서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은 우상향한다. 만기가 길어질 수록 투자자의 돈은 재투자도 못하고 묶여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장기물들이 이자율이 높다. 하지만 만기가 길다고 항상 금리가 높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 경기가 불황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면 장기물의 금리들은 낮아질 것이다. 발행자 입장에서는 5년 뒤에 금리가 분명 낮아질 텐데 굳이 장기물을 높은 금리로 발행할 요인이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만기가 긴 상품의 금리가 짧은 상품의 금리보다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점점 둘의 차이가 줄어들다가 마침내 역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장단기금리차라고 불리는 이 경제지표는 '현재가 바라보는 미래의 경제 상황'을 의미할 수 있다. 장단기금리차가 줄어들수록, 미래 경기가 지금보다 침체할 것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는 뜻이다.
경기가 불황일 때, 정부에서 "얼마 후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전체적인 금리 수준(Level)이 낮아지긴 하겠지만, 만기가 긴 상품일수록 하락하는 속도가 더 커져 장단기금리차가 줄어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6개월 뒤에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면 만기가 6개월 이하인 상품들의 금리는 현상을 유지하려고 하는 반면, 만기가 6개월 이상인 상품들은 금리를 더 낮게 발행되어야 잘 팔릴 것이다. 물론, 단기자금의 수요가 장기보다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경우(급격한 금리상승기)에도 단기금리의 상승에 의해 장단기금리차가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