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 길에 와인바가 생겼다. 항상 퇴근하면서 ‘아 진짜 술 땡긴다. 한 잔 먹고 집 가서 행복하게 뒹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그 자리에 떡하니 술집이 생겨서 너무... 뭐랄까... 행복하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하다.
그 가게의 분위기는 너무 모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주점주점한 분위기도 아니다. 저녁 시간에 혼자 가서 한두 잔 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분위기이다. 물론 그 가게가 오픈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그 가게에서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 얘기를 꺼내긴 했지만, 오늘의 주제는 술이다.
나는 술을 꽤 좋아한다. 가장 자주 마시는 술은 편의점 맥주(그중에서도 필스너 우르켈이나 스텔라)이고, 가장 좋아하는 술은 흑맥주(스타우트나 포터)이다. 아, 그리고 흑맥주 못지않게 연태고량주도 좋아한다.
나는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편이다. 흥얼흥얼 노래도 부르고, 실실 웃기도 한다. 혼자서도 술을 잘 마신다. 사람이 아닌 술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나와 술에 집중하며 그 시간을 보내곤 한다.
물론 술을 마실 때 이렇게 정신도 있고 즐거운 상태면 너무 좋겠으나, 가끔은 내 흥에 취해 주량을 넘기기도 한다. 그럼 정말 신기하게도 필름이 싹둑 끊겨버린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나와 술을 자주 마셨던 몇을 제외하면) 그때의 나는 굉장히 텐션이 높아진 것 외에는 별다른 게 없다고 한다. 물론 텐션이 굉장히 굉장히 높다고는 한다. 그리고 신기하게 집에도 참 잘 들어간다. 인간의 귀가 본능이란...
쨋든, 나는 술이 좋고, 술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진 그 상태가 좋다. 물론 많이 마시면 다음날 힘들기 때문에 적당히 마신다는 전제 하에서. 오늘 이렇게 술에 대해 솔직한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술 덕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