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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0일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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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드리 Jun 26. 2019

타이밍과 영원


타이밍


[넬 - 기억을 걷는 시간](https://youtu.be/83IfZhO4Pd0) 영상을 보면, 많은 사람의 ‘좋아요’를 받은 댓글이 있다. “기분 좋을 땐 멜로디가. 슬플 땐 가사가 들리는 마법의 노래”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그리고 유튜브에서 이 영상을 다시 봤을 때의 마음이 잘 설명되는 글이었다. 좋아요가 많은 것을 보니,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멜로디, 가사,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까지 모든 게 같은데 노래가 나에게 주는 느낌은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가끔은 그 본질에 상관없이, 현상을 마주한 나(나의 마음, 생각, 처지, 상황, 상태)에게 맞춰 모든 게 달라진다.


노래를 대하는 사람의 마음도 이렇게 복잡한데, 사람을 대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을 믿는다. 물론 각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중요하지만, 나의 마음, 나의 상황, 너의 생각, 너의 상태. 이 모든 것이 인연을 만드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 그리고 그 둘 모두에게 알맞은 타이밍이 필요하다. 이어진 인연, 이어지지 못한 인연, 끊어진 인연, 알아채지 못한 인연 모두 상대와 나의 타이밍의 문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영원을 노래하는


영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노래가 두 개 있다. 

첫 번째는 [오지은 - 날 사랑하는게 아니고](https://youtu.be/xK6lQgwfCB4)이다. ‘세상에 유일하게 영원한 건 영원이란 단어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는 지금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라는 가사가 나온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눈 딱 감고 영원을 믿을 수도 있을텐데, 절대 그러지 못하는 내가 가끔은 답답하다.

두번째는 [언니네 이발관 - 누구나 아는 비밀](https://youtu.be/eHS8i5k_d_0)이다. 정말 너무 좋은 가사를 가진 노래인데, 여기서도 ‘너는 나에게 말하길 영원한 것은 없다 했지. 그런 날 보며 그대도 함께 고개를 끄덕였어요’라는 가사가 있다. 역시, 다들 영원한 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군…

그런데 이 노래에서는 영원보다 더 길고 더욱 소중한 것이 있다고 한다. ‘그건 바로 지금이야. 날 보고 있는 너를 보면, 이 순간이 영원이야. 바로 지금 우리 여기 이곳.’ 정말, 영원을 믿지 않으면서 영원을 꿈꾸는 행복한 연인들의 노래이다.


영원이란 단어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상상을 해보면…

   a : ’당신, 날 사랑해?’ 

   b : ’그럼!’ 

   a : ‘언제까지 날 사랑할거야?’

   b :  ‘xxx’ 

그때에는 끝없이 넘쳐 흐를 것 같았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고 가늠할 수 없는 시간 개념에 대한 단어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그렇기 때문에 영원을 약속하는 그 짧은 순간만이 영원할 수 있는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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