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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완 Mar 09. 2024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 교보문고

산업혁명은 산업의 구조를 전환시켰지만 사회구조에도 많은 전환을 가지고 왔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변화가 가족의 형태이다. 필자는 필자의 저서인 “4차 산업혁명 인사이트 22”에서 각 산업혁명을 사람의 관점에서 1차 산업혁명은 “이동” , 2차 산업혁명은 “육성”, 3차 산업혁명은 “공급”, 4차 산업혁명은 “대체”로 정의한 바 있다. 이는 1차 산업혁명은 공업의 발전 등으로 도시화가 본격화되면서 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2차 산업혁명은 분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생산현장에서 숙련공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기업단위로 숙련공을 육성하게 되었다. 3차 산업혁명은 정보화의 도래로 이에 준한 지식과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을 사회가 교육을 통해 육성하여 기업에 공급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4차 산업혁명은 기계에 의해 사람들이 대체되는 현상을 의미하고 있다. “이동”으로 정의한 1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농업을 주된 업으로 삼고 있던 당시 대부분의 가족은 3대 이상이 함께 살고 있는 대가족 시대였다. 그러나 도시화로 인한 이동은 대가족을 분해하기 시작했으며, 이 시기부터 2대 가족 즉 핵가족의 시대가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의 경우도 1970년대 이후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핵가족”이란 용어가 사회적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핵가족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가족의 형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의 시대는 핵가족 마저 쪼개지는 시대가 왔다. “1인 가구”의 등장이다. 1인 가구의 등장은 개인의 관점으로 볼 때 단순한 가족의 의미를 넘어선 새로운 시대로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송길영 작가의 “핵개인의 시대”는 이러한 측면에서 이 시대에 개인을 바라보아야 할 관점과 나도 모르게 핵개인으로 진화되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통찰적 관점으로 시사점을 주고 있는 책이다.  


지능화”와 “고령화” , 시대 변화에 대한 핵심 키워드

“지능”이란 생각하고 판단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속성을 기계가 가지고 있을 때 이를 “지능화”라고 한다. “지능화”를 통해 사람들은 타인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지능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며, 이는 다른 사람들과 필요 이상의 관계를 맺지 않도록 사람들의 사고를 바꾸고 있다. 고령층의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율 대비 인구의 고령화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향후 고령층이 스스로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됨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를 벗어나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환경에 대해서도 스스로 적응해 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대부분 식당이나 상점들이 키오스크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며, 은행의 경우도 일반 창구는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대한 고령층의 적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고령층도 이러한 변화의 추세에 빠르게 적응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대 변화에 대한 핵심 키워드인 “지능화”와 “고령화”는 상호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해 나갈 것이며, 이는 사람들이 나이 여하를 불문하고 개인의 힘과 역량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핵개인 이란?

지금까지 시대는 권위를 통해 힘을 발휘하던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권위가 쪼개지고 융합되고 있다. 그 원인의 중심에는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청년기에 조직에 들어와 조직에 헌신하고 연륜과 경험을 통해 권위를 얻는다. 그리고 노후를 준비하고 은퇴를 하는 가장 평범한 생애주기가 현재와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다. 100세 이상의 생애주기에서는 조직 내 권위보다는 살아가기 위한 개인의 역량과 생존을 고민하는 개인주의적 삶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 효도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연결 중심으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가족, AI와 결합된 인간의 삶 속에서 기존의 존재하던 개인과는 새로운 존재로서의 개인의 존재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를 “핵개인”이라 정의한다. 


핵개인의 세계관

세계관은 개인 접하고 있는 생각과 활동의 범주에 의해 정해진다. 디지털 기술은 개인의 생각과 활동범주 그리고 개인의 역량을 확대시켰다. 핵개인의 세계관은 물리적 경계에 국한받지 않는다. 또한 연령이나 성별 등 기존의 고정관념적 사고의 경계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특히 메타버스는 개인의 세계관을 상상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관은 막연하게 개인이 소속된 조직에 대한 소속감이나 조직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성향에 부합되거나 소속된 조직에 대한 우러러 나오는 자부심이 있을 때 그 조직에 소속감을 가지고 충성한다. 대인 관계도 마찬가지이며, 이러한 관계성은 가족관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핵개인의 무장

핵개인은 자동화와 지능화로 개인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역량을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지식과 기능으로 판단하는 시대에서 개인이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로 판단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는 쏟아지는 정보와 신기술을 개인이 모두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와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개개인의 네트워크가 개인의 역량으로 인정받는 시대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핵개인의 역량은 “AI 디렉터”로서 진화하게 될 것이다. 지능화와 자동화로 무장된 핵개인들은 진부한 이전의 노동과는 차별화된 영역을 추구하게 될 것이며, “일자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닌 “일” 그 자체, 직장이 아닌 직업에 초점을 맞추는 직업관을 갖추게 될 것이다. 


핵개인의 태세

기성세대는 삶의 허탈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자신의 삶의 결정을 스스로 하지 못했다는 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핵개인은 자기 삶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현시대는 과거에는 조직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많은 교육과 훈련을 온전히 스스로 해결함으로 자체 역량 강화가 가능한 시대이다. 기업의 경우 그동안 신입사원을 채용하여 이들을 육성하여 업무에 투입시켰다면 앞으로의 기업은 처음부터 “완성된 숙련자”를 모시게 되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는 직원 채용의 개념에서 인재 영입의 개념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의 리더들에 대한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과거와 같이 부하 직원에 대한 교육과 지시, 관리 및 통제의 관점이 아니라  동료의 관점에서 명확한 업무지시와 역할 분배의 공정성 및 형평성에 주목해야 한다. 핵개인들은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해 명확히 알고 싶어 하고 이에 대한 신속한 피드백을 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를 통한 투명하게 공유되는 실질적 보상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 핵개인들로 구성된 조직에서 인사의 역할은 인재육성, 인재개발의 차원이 아니라 지원과 격려로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핵개인의 자립

핵개인의 가장 큰 특징은 자립(自立)이다. 이는 핵개인은 스스로 업의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족의 결속력이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 효도는 부모가 자식을 키워준 부분에 대한 보상의 개념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자식들이 노년의 부모를 부양함이 효의 근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급격한 고령화와 더불어 출생률 급감은 젊은 세대들에게 효도가 부담과 짐으로 다가오고 있다. 100세 시대에는 20~30년의 양육이 50년의 돌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핵개인이 자립성을 갖추어야 할 이유이다. 그러나 시대의 어려움으로 인해 자립의 힘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회가 지원과 협력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즉 효도의 종말이 인륜의 저버림이 아니라 준비된 사회 안전핀이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돌봄의 끝은 자립이고 자립의 끝은 내가 나이 삶을 잘 사는 것이다.” 


핵개인의 출현

다양성이 중시되는 시대이다. 특히 세계화는 종족 간의 다양성을 당연시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다문화 가정이 사회의 한축을 이루고 있다. 핵개인은 다양성을 주저함 없이 받아들인다. 그들 스스로 다양성에 포함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모든 분야에 있어서 다양성은 생태계를 재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핵개인의 시대에는 가(家)는 있지만 족(族)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가족을 경제 공동체의 최소 단위로 규정했으나 이제는 경제 공동체의 최소 단위가 사람 개개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가족 공동체라는 개념이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프로는 선배라는 말조차 사라질 수 있다. ‘앞서 경험한 사람’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변화의 규모와 속도는 우리 모두를 동등한 신인으로 만들게 될 것이다. 탁월한 핵개인은 과거의 경험에 기대어 선배의 자리, 권위의 자리에 서는 사람이 아닌 ‘신인의 자리’에서 서있는 사람이다. 핵개인은 좋아하는 일이라면 근근이 먹고사는 것에도 만족할 것이다. 또한 핵개인은 자신 스스로를 인정하며 사랑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고유성과 희귀성을 갖추기 위한 축적의 시간에 기꺼이 투자한다. 핵개인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인생의 능동적 결정권을 서로 존중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 시대의 개인들은 자기 삶과 사회 모두에 책임을 다하는 핵개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핵개인은 개인주의적 관점에서의 개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스스로 생존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어가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우리는 스스로 모르는 사이에 핵개인화 되어가고 있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환경과 여건으로는 핵개인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정신적인 부분은 이에 미치질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핵개인의 시대에 현명하게 성장하고 현명하게 나이 들어가기 위해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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