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발견하는 눈 기르기 Part.1 | EP.3
감각적 불편보다 실질적 손실과 장기적 영향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습관이 자리잡는다.
Part 2. 원인을 분석하는 기술(8회)
Part 3. 해결책을 만들고 실행하기(8회)
Part 4. 나만의 문제해결 습관 만들기(6회)
토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알림이 쏟아졌다.
첫 번째 알림은 수도요금 청구서였다. 금액이 평소보다 1만 원가량 높았다. 전날 밤 주방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톡톡’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순간, ‘아, 저거 때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두 번째 알림이 더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차고에 세워둔 내 차의 관리 앱에서 ‘엔진 경고등 점등 – 점검 필요’라는 메시지가 온 것이다. 차량 매뉴얼을 떠올리니, 엔진 경고등이 켜졌을 때는 즉시 정비소로 가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날 오전엔 아이를 태우고 외곽에 있는 부모님 댁에 가야 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수도꼭지를 먼저 고쳐야 하나, 아니면 차를 먼저 정비소에 맡겨야 하나?’
수도꼭지는 수리 기사를 부르면 오후쯤에는 해결될 것 같았고, 차량 점검은 시간과 비용이 더 들 수 있었다.
잠깐 계산을 해보았다. 수도 누수로 발생하는 하루 손실은 몇백 원 수준이지만, 차량 엔진 문제가 주행 중 고장이나 사고로 이어지면 수리비와 안전 문제는 훨씬 크다. 하지만 눈앞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는 계속해서 나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 상황은 단순히 ‘집안일 우선이냐, 차량 점검 우선이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가라는 우선순위 판단의 문제였다.
비슷한 일은 조직에서도 자주 벌어진다. 회의 일정과 고객 대응 중 어느 것을 먼저 할지, 품질 이슈와 마케팅 일정 중 무엇을 우선할지 등. 문제는 동시에 터지고,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다. 그때 ‘급한 것부터’ 처리하는 습관은 종종 잘못된 선택을 낳는다.
이 장면에서 중요한 건, 급함과 중요함은 다르다는 점이다.
수도꼭지 누수는 ‘눈에 잘 띄고, 당장 거슬리는’ 급한 문제지만, 손실 규모는 제한적이다.
차량 엔진 경고는 ‘눈에 덜 띄고, 오늘 하루는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는’ 문제지만, 잠재적인 손실과 위험은 훨씬 크다.
우선순위 판단에서 우리는 흔히 ‘시각적·청각적 자극’에 먼저 반응한다. 하지만 진짜 전략적 문제 해결자는 그 뒤에 있는 손실 규모, 영향 범위, 해결 가능성을 먼저 평가한다.
아침 9시, 주말의 한가한 시작을 깨는 건 주방 싱크대에서 들려오는 ‘톡… 톡…’ 소리였다. 어젯밤에 잠깐 본 누수 현상이었지만, 그때는 피곤해서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아침 햇살이 주방을 환하게 비추자 물방울이 빛을 받아 반짝이며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왔다.
“이거 오늘 안 고치면 물 요금 폭탄 맞는 거 아냐?”
혼잣말을 하며 스마트폰 계산기를 켜 본다. 수도 요금 단가와 물방울 속도를 대충 계산해 보니, 하루 종일 이 상태라 해도 추가 요금은 몇백 원 정도. 하지만 눈앞에서 계속 들리는 소리는 생각보다 신경을 많이 건드렸다.
그때 주차장에서 또 하나의 ‘경고’가 왔다. 차량 관리 앱에서 ‘엔진 경고등 점등 – 즉시 점검 필요’라는 알림이 뜬 것이다. 차키를 들고 내려가 시동을 걸자, 계기판 한쪽에서 노란색 엔진 모양이 반짝였다. 매뉴얼에 따르면 이 불이 들어왔을 때는 가능한 빨리 정비소에 가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딜레마가 시작됐다.
수도꼭지 누수 →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문제. 당장 불편함이 느껴짐.
엔진 경고등 → 당장은 운전이 가능하지만, 원인을 방치하면 수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음.
보통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감각 자극이 큰 쪽을 먼저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 싱크대 주변에 번지는 물자국, 눈앞에 보이는 불편함이 우리의 주의를 잡아끈다. 반면, 엔진 경고등은 차를 당장 몰 수 있고, 소리도 안 나니 우선순위가 밀린다.
하지만 조금만 계산을 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도꼭지 누수의 예상 손실 → 하루 300-500원. 수리비 약 23만 원.
엔진 경고 방치 시 예상 손실 → 경미한 센서 오류라면 10만 원 미만이지만, 타이밍 벨트나 엔진 부품 손상일 경우 100만~200만 원까지 가능. 게다가 주행 중 고장으로 안전사고 위험까지 있음.
여기서 중요도와 긴급도를 분리해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중요도: 장기적인 영향과 손실 규모에서 엔진 경고등이 훨씬 큼.
긴급도: 운행을 계획하고 있는 당일 일정 상, 엔진 경고는 바로 조치하지 않으면 장거리 운행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음.
이런 식으로 평가하면, 감각적 불편보다 실질적 위험과 손실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결국 나는 부모님 댁 방문 전, 차량을 먼저 점검하기로 했다. 정비소에 가니 원인은 연료 분사 장치 센서 오류였고, 수리비는 8만 원 정도로 해결됐다. 다행히 큰 고장은 아니었지만, 정비소 사장님의 말이 뇌리에 박혔다.
“이거 한두 달만 더 미뤘으면, 부품까지 손상돼서 100만 원은 나갔을 거예요.”
그 말을 들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우선순위를 잘못 잡았다면, 이 주말은 훨씬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겠구나.”
이 경험은 단순히 ‘집안일 vs 차량 점검’의 선택이 아니라, 우선순위 판단이 가져오는 결과 차이를 보여주는 작은 실험이었다.
대형 가전회사의 신제품 발표를 3주 앞둔 어느 월요일 아침, 마케팅팀과 품질관리팀에서 동시에 긴급 보고가 올라왔다.
첫 번째 보고는 마케팅팀에서 왔다.
“다음 주부터 예정된 TV 광고 캠페인 제작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촬영장 세팅 문제로 일정이 5일 밀릴 수 있습니다.”
이 광고는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캠페인의 핵심이었다. 이미 광고 계약금과 제작비 일부가 지출됐고, 일정이 미뤄지면 런칭 행사와의 시너지가 줄어들 위험이 있었다.
두 번째 보고는 품질관리팀에서 도착했다.
“어제 품질 검사에서 신제품 500대 중 15대에서 동일한 부품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결함 부품은 특정 협력사에서 납품된 로트(LOT)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 결함은 소비자가 바로 인지하지 못할 수 있지만, 일정 기간 사용 후 오작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문제는 출시 이후에 이 결함이 드러나면 리콜 가능성이 크고, 이는 브랜드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었다.
회의실 분위기는 두 개의 ‘급한 문제’로 팽팽했다.
마케팅팀장은 “광고 일정이 늦어지면 출시 초반 판매량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논리를 펼쳤다. 반면 품질관리팀장은 “결함을 잡지 않으면 몇 달 후 브랜드 이미지에 회복 불가능한 손상이 간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기서 많은 조직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 있다.
눈앞의 일정 차질, 즉 “즉시 드러나는 문제”에 모든 자원을 몰아주는 경향이다. 마케팅 일정 지연은 언론과 시장에서 바로 드러나는 만큼, 경영진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 반면 품질 결함은 출시 시점에는 숨겨져 있지만, 시간이 지나 폭발하는 지연형 리스크다.
이때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활용해, 두 문제의 손실 규모, 영향 범위, 회복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명확했다.
마케팅 일정 지연 시 손실
→ 초기 판매량 1015% 감소 가능. 하지만 광고 예산 재투입과 추가 프로모션으로 3-4개월 내 회복 가능.
품질 결함 방치 시 손실
→ 리콜 비용 수십억 원 + 브랜드 신뢰도 하락 → 향후 2~3년간 매출 감소 가능성. 회복까지 장기 시간 소요.
분석 결과를 본 경영진은 결정을 내렸다.
1순위: 품질 결함 원인 규명 및 전량 점검
2순위: 마케팅 일정 재조정 및 온라인 캠페인으로 초기 공백 메우기
결과적으로, 출시 일정은 2주 미뤄졌지만, 결함 부품을 전량 교체한 제품은 안정적인 품질로 시장에 나갔다. 출시 직후 매출은 예상보다 10% 낮았으나, 품질에 대한 긍정적 리뷰가 빠르게 퍼져 6개월 후 판매량은 오히려 초기 목표를 초과했다.
이 사례는 단기적 손실보다 장기적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라는 교훈을 준다. 특히 조직에서는 ‘지금 시끄러운 문제’보다 ‘나중에 폭발할 문제’가 훨씬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생활 사례(집안 누수 vs 차량 경고등)와 조직 사례(마케팅 일정 지연 vs 품질 결함)는 전혀 다른 맥락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동일하다.
둘 다 한정된 시간·자원 속에서 두 개 이상의 문제 중 무엇을 먼저 해결할지를 결정하는 상황이다.
우선순위 판단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사람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문제를 더 ‘급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싱크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는 우리 뇌에 계속 ‘알림’을 준다.
마케팅 일정 지연은 회의, 보고서, 언론에서 바로 언급된다.
반면, 눈에 잘 안 띄고 당장 불편을 주지 않는 문제는 쉽게 미뤄진다.
엔진 경고등이 켜졌지만 차가 굴러가는 동안은 위기감이 적다.
품질 결함은 출시 시점에는 조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폭발한다.
→ 교훈: 감각적 시급함은 진짜 시급함이 아닐 수 있다.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중요도(Impact)’와 ‘긴급도(Urgency)’를 반드시 분리해서 봐야 한다.
중요도: 문제를 방치했을 때 발생할 영향의 크기와 범위
긴급도: 조치가 필요한 시점까지 남은 시간
예를 들어, 수도 누수는 긴급하지만 중요도는 낮을 수 있다. 반대로 엔진 결함은 중요도는 높지만 긴급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차량을 장거리 운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긴급도까지 높아진다.
→ 교훈: 중요한 문제를 긴급하게 만들지 않으려면, 사전 점검과 예방이 필수다.
두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그만큼 늦어진다. 이때 ‘늦어졌을 때 회복이 가능한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마케팅 일정 지연은 예산 재투입과 추가 캠페인으로 회복 가능성이 높다.
품질 결함은 한 번 시장에 나가면 리콜, 보상, 이미지 손상 등으로 회복이 어렵다.
기회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하나의 문제에 자원을 투입하면서 잃게 되는 다른 기회와 비용을 계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문제를 중요도와 긴급도로 나누어 4분면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1. 중요·긴급 → 즉시 실행
2. 중요·비긴급 → 계획 수립 후 실행
3. 비중요·긴급 → 위임 또는 단기 처리
4. 비중요·비긴급 → 제외 또는 미뤄도 됨
생활 사례에서 엔진 경고등은 ‘중요·긴급’(장거리 운행 전), 수도 누수는 ‘비중요·긴급’에 해당한다.
전체 결과의 80%는 20%의 핵심 요인에서 나온다.
즉, 모든 문제를 동일하게 다루지 말고,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소수의 문제에 먼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영향도와 발생 가능성을 동시에 평가하여 우선순위를 정한다.
영향도 ↑, 가능성 ↑ → 즉시 대응
영향도 ↑, 가능성 ↓ → 모니터링 및 예방 조치
영향도 ↓, 가능성 ↑ → 신속한 저비용 대응
영향도 ↓, 가능성 ↓ → 무시 가능
AI 도구를 사용하면, 과거 데이터와 유사 사례를 분석하여 손실 규모와 회복 가능성을 수치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품질 결함이 방치되었을 때의 매출 하락 패턴, 리콜 비용, 회복 기간 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는 가계부 앱, 차량 관리 앱, 스마트홈 센서 등이 데이터를 제공한다.
우선순위 판단은 ‘느낌’이 아니라 ‘평가’다.
감각에 휘둘리지 않고,
중요도
긴급도
회복 가능성
기회비용
을 차분히 비교하는 습관이, 생활과 조직 모두에서 전략적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된다.
이 실습은 중요도·긴급도·회복 가능성·기회비용이라는 4가지 기준을 생활과 조직 문제에 직접 적용해 보는 훈련이다.
생활 문제, 조직/프로젝트 문제 각각 1개씩을 선택하여 표로 정리하고, AI 또는 엑셀 시트를 활용해 우선순위를 산출한다.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두 가지 문제를 각각 정한다.
생활 문제: 집안일, 개인 재정, 가족 일정 등에서 최근 경험한 문제
조직 문제: 직장·프로젝트·팀 활동에서 발생한 이슈
예시
생활: 냉장고 고장 vs 휴대폰 액정 파손
조직: 신제품 발표 일정 지연 vs 기존 고객 불만 증가
각 문제에 대해 아래 항목을 1~5점으로 평가한다.
중요도(Impact): 장기적인 영향과 손실 규모
긴급도(Urgency): 조치가 필요한 시점까지 남은 시간
회복 가능성(Recoverability): 늦게 처리했을 때 회복 가능 여부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해당 문제를 먼저 해결함으로써 잃게 되는 다른 기회나 비용
평가 예시 (생활 문제)
문제 중요도(1~5) 긴급도(1~5) 회복 가능성(1~5) 기회비용(1~5) 합계
냉장고 고장 5 4 2 4 15
휴대폰 액정 파손 3 2 5 3 13
점수 합계가 높은 문제를 1순위로 한다.
단, 합계가 비슷한 경우 ‘중요도’가 더 높은 문제를 우선 처리한다.
동일 점수라면 ‘긴급도’가 높은 문제를 우선한다.
선정된 1순위 문제에 대해
오늘 할 일
이번 주 할 일
실행에 필요한 자원(시간·예산·인력)
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ChatGPT나 AI 스프레드시트 기능을 사용해, 선택한 문제에 대한 리스크 분석과 예상 손실액, 대안 시뮬레이션을 받아본다.
예시 프롬프트:
당신은 전략적 문제해결 전문가입니다.
아래 두 문제의 중요도, 긴급도, 회복 가능성, 기회비용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제안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문제1: [내용]
문제2: [내용]
점수 기준: 1(낮음)~5(높음)
실제 처리 후
예상과 결과의 차이
판단 근거의 적절성
다음에 개선할 점
을 기록한다.
� Tip
이 훈련을 꾸준히 하면, 감각적 불편보다 실질적 손실과 장기적 영향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습관이 자리잡는다.
생활과 조직 모두에서 ‘정확한 선택’을 내리는 힘은 결국 이런 반복 훈련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