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 뒤 숨은 본질을 읽다

문제를 발견하는 눈 기르기 Part.1 | EP.2

현상은 시작점일 뿐이다. 거기서 한 발 더 들어가 ‘왜 이 현상이 나타났는가?’를 집요하게 묻는 순간,
문제 해결의 질이 달라진다.


Part 1. 문제를 발견하는 눈 기르기(2/6회차)

Part 2. 원인을 분석하는 기술(8회)

Part 3. 해결책을 만들고 실행하기(8회)

Part 4. 나만의 문제해결 습관 만들기(6회)



3화. 겉모습 뒤 숨은 본질을 읽다








주말 저녁, 오랜만에 가족과 동네의 작은 한식당에 갔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식당 앞 테라스에는 벌써 몇 팀이 앉아 있었고, 안쪽 홀에도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우리는 운 좋게 창가 자리를 차지했다. 주문을 하고 나니 벌써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 이 집의 된장찌개와 잡채는 몇 번 먹어봐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기 때문이다.


주문을 마친 시간이 6시 10분쯤. 메뉴판을 덮으며 “오늘은 빨리 나오면 좋겠다” 하고 농담처럼 말했다. 그런데 10분, 20분이 지나도 테이블 위에는 물잔과 앞접시뿐이었다. 처음엔 바쁜 주방 상황을 이해하며 기다렸다. “손님이 많으니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이상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우리보다 늦게 들어온 옆 테이블에는 이미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문을 받고 간 서버가 메모를 빠르게 하고, 주방 쪽으로 향한 것도 봤는데… 왜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받지 못했을까?


30분이 지나자 속으로 ‘혹시 주문이 누락된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서버를 불러 물어보니, 미안한 표정과 함께 이렇게 말했다.
“아… 주문이 주방에 전달이 안 됐네요.”


원인은 주방 인력 부족이 아니었다. 서버가 POS 시스템에 메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키오스크가 순간 멈췄고, 주문이 저장되지 않은 채로 넘어간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주문 지연’이라는 현상만 보고 “손님이 많아서 그렇다”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본질 원인은 정보 전달 오류였다.


이 일을 겪고 나니 예전에 읽었던 한 문장이 떠올랐다.

“문제의 본질을 놓치면, 해결책이 문제를 더 키운다.”


만약 이 식당이 ‘주방 인력을 더 뽑자’는 결론을 냈다면 어땠을까? 주방 인력이 늘어나도 주문 자체가 누락된다면 지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건비만 늘고, 문제는 그대로 남았을 것이다.


이 경험은 나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줬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현상에만 집중하면, 문제의 뿌리를 놓치기 쉽다는 것. 그리고 이건 단지 식당 이야기만이 아니라, 생활 곳곳, 그리고 조직과 프로젝트 운영 전반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것.









1. 생활 사례 – 가족 외출 지연





가족 나들이 날, 아침 공기가 유난히 상쾌했다.
전날부터 날씨 앱을 들여다보며 비 예보가 없는 것을 확인했고, 목적지도 정해놨다. 오늘은 9시에 집을 나서기로 가족 모두 합의했다. 장소는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근교 수목원. 오전에 출발하면 한적하게 산책을 즐기고, 점심은 근처 맛집에서 먹을 계획이었다.


나는 8시 30분쯤이면 모두 준비가 끝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8시 20분이 되었을 때부터 이상 신호가 보였다.
아내는 여전히 부엌에서 도시락 반찬을 다듬고 있었고, 중학생인 아들은 방에서 무언가를 인쇄하고 있었다. 막내딸은 아직 파자마 차림으로 거실 소파에서 만화를 보고 있었다.


“9시에 출발이야, 알지?”
내 말에 다들 “응” 하고 대답은 했지만, 준비 속도는 느릿느릿했다.
8시 50분이 되어서야 아들은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고, 아내는 도시락을 싸느라 분주했다. 막내딸은 그제야 욕실로 향했다.


결국 집을 나선 건 9시 40분. 출발 예정 시간보다 40분 늦었다. 차에 오르면서 나는 속으로 ‘다음엔 준비를 더 재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표면 원인은 ‘아이 준비가 늦음’이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 이번 지연의 원인을 좀 더 정확히 알아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AI에 이렇게 물었다.


상황: 가족 나들이 날, 9시 출발 예정이었으나 40분 지연됨.
현재 인원: 성인 2명, 아이 2명
관찰: 아이 준비가 늦었고, 아내는 도시락을 늦게까지 준비함.
질문: 표면 원인과 본질 원인을 구분해서 분석해주고, 다음 나들이에서 지연을 줄일 방법을 제안해줘.



AI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표면 원인

아이 준비 속도 지연

도시락 준비 소요 시간 과다


본질 원인

1. 전날 저녁 준비 부족 – 짐, 의류, 도시락 재료를 미리 준비하지 않음

2. 출발 시간에 대한 인식 차이 – ‘9시 출발’이 ‘9시에 준비 시작’으로 인식됨

3. 준비 절차의 우선순위 미정 – 아침에 동시에 해야 할 일과 전날 미리 할 일을 구분하지 않음


개선 방안

전날 밤에 옷, 신발, 짐을 미리 챙겨 현관에 두기

도시락 재료 전날 손질, 당일 아침에는 조립만 하기

출발 시간 의미를 ‘문을 나서는 시각’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가족과 공유

아침 준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냉장고에 부착


다음 나들이 날, 나는 제안을 적용했다.
전날 밤, 아이들에게 가방과 옷을 준비하게 하고, 도시락 재료도 전부 손질해 냉장고에 보관했다. 아침엔 도시락을 담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아침 식사 후, 가족 모두에게 “9시까지 차에 타는 거야”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그날 출발 시각은 9시 05분. 35분의 지연이 줄어든 것이다.
막내딸은 “이번에는 아빠가 안 재촉해서 좋았어”라고 했고, 나도 마음이 한결 편했다.
표면 원인만 보고 ‘아이가 늦잠을 잔다’고 생각했다면, 재촉과 잔소리만 늘었을 것이다. 하지만 본질 원인을 찾으니 준비 과정 자체를 바꾸게 됐고, 결과도 달라졌다.






� 교훈


표면 원인은 보통 눈앞에 드러난 행동이다.

본질 원인은 그 행동을 만들어낸 환경·습관·절차다.

AI는 관찰 데이터를 구조화해 주고, 원인과 해결책을 빠르게 매칭해 준다.









2. 조직 사례 – 프로젝트 지연





IT 스타트업 ‘넥스트코드’는 새로운 모바일 앱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출시 목표는 6개월 뒤, 여름 휴가 시즌 전에 베타 버전을 공개해 피드백을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시작 3개월째가 되던 시점, 팀장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시점에서 핵심 기능 두 개가 완성돼야 했다. 하지만 첫 기능은 아직 절반만 구현됐고, 두 번째 기능은 기획 단계에서 멈춰 있었다. 마감까지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매주 월요일 아침 회의에서 팀원들의 보고는 비슷했다.
“개발 속도가 생각보다 느립니다.”
“코드 작성보다 버그 수정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요.”
“클라이언트 요청사항이 계속 바뀌어서 작업 범위가 늘어나요.”


팀장은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개발 속도가 문제다’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외부 개발자를 투입해도, 프로젝트가 중간 단계인 상황에서 오히려 적응과 조율에 시간이 걸릴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접근을 하기로 했다.
최근 업무 로그와 회의록, 기획 변경 기록, 개발 일정표를 모두 AI 분석 도구에 입력한 뒤 이렇게 물었다.


상황: 앱 개발 프로젝트가 3개월째 지연됨.
데이터: 업무 로그, 회의록, 기획 변경 기록, 개발 일정표
목표: 표면 원인과 본질 원인을 구분해 분석하고,
본질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줘.



AI의 분석 결과는 의외였다.


표면 원인

개발 속도 저하

버그 수정 증가


본질 원인

1. 기획 변경 관리 부재 – 초기 기획에서 요구사항이 7차례 변경되었으나, 변경 승인 절차 없이 바로 개발에 반영됨

2. 우선순위 불명확 – 중요도가 낮은 기능이 먼저 개발되는 사례 다수

3. 커뮤니케이션 채널 분산 – 이메일, 메신저, 프로젝트 관리 툴이 혼용되어 정보 전달 지연


AI는 본질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변경 관리 프로세스 도입: 모든 기획 변경은 승인 절차를 거친 후 다음 스프린트에 반영

우선순위 재정의: 핵심 기능부터 완성, 부가 기능은 후순위로

단일 커뮤니케이션 채널 통합: 프로젝트 관리 툴을 메인 채널로 지정하고, 모든 결정 사항은 해당 툴에 기록


팀은 즉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먼저 기획 변경이 있을 때는 ‘변경 요청서’를 작성하고, 팀장 승인 후에만 개발에 반영하도록 했다.
우선순위도 전면 수정해, 핵심 기능 2개를 최우선으로 개발했다.
또, 사내 메신저 대신 프로젝트 관리 툴을 메인으로 사용하고, 회의 후 결론은 반드시 거기에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한 달 뒤에는 첫 번째 핵심 기능이 완성됐고, 두 번째 기능도 개발이 절반 이상 진행됐다.
지연을 완전히 만회하진 못했지만, 속도와 일정 예측 가능성이 크게 향상됐다.
무엇보다 팀원들의 불필요한 오해와 중복 작업이 줄어들어 업무 만족도가 높아졌다.






� 교훈


표면 원인에만 매달리면 ‘진통제 처방’에 그칠 수 있다.

본질 원인은 종종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숨어 있다.

AI 분석은 데이터 속에서 인간이 놓칠 수 있는 패턴을 드러내 준다.










3. 중간 해설 – 본질을 찾는 사고법





앞서 두 가지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점은 하나다.
겉으로 보이는 현상과 그 현상을 만들어낸 본질은 다르다는 것이다.



현상과 본질의 차이

현상: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 사건, 상황

본질: 그 현상을 만들어낸 근본 원인, 구조, 시스템


생활 사례에서 ‘가족 외출 지연’의 현상은 아이가 늦게 준비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본질은 전날 준비 부족과 출발 시간에 대한 인식 차이였다.
조직 사례에서 ‘프로젝트 지연’의 현상은 개발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본질은 기획 변경 관리 부재와 우선순위 불명확이었다.


문제는, 우리는 바쁘거나 압박이 심한 상황일수록 ‘보이는 것’에만 반응한다는 점이다.
“아이가 느리네 → 다음엔 더 재촉하자”
“개발이 느리네 → 인력을 더 투입하자”
이런 식으로 현상에만 대응하면, 잠깐은 나아질 수 있어도 곧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






왜 본질을 봐야 하는가



1. 재발 방지
현상에 대응하는 것은 응급 처치에 불과하다. 본질을 해결해야 같은 문제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2. 자원 절약

엉뚱한 곳에 시간·비용·인력을 쓰지 않게 된다.


3. 효과의 지속성

본질을 해결하면 해결 효과가 오래 간다.






NCS 문제발견능력의 ‘원인 탐구’ 단계




NCS에서는 문제발견능력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원인 탐구를 꼽는다.
이는 단순히 “왜?”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원인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 네 단계다.


1. 현상 기록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구체적으로 적는다.

예: “9시 출발 예정이었으나 40분 지연” / “기능 2개 중 1개만 절반 개발”


2. 반복 패턴 확인

같은 상황이 얼마나 자주 반복되는지 본다.

예: 가족 외출 시 3번 중 2번 이상 지연 / 프로젝트 마일스톤 3회 중 2회 지연


3. 표면 원인 vs 본질 원인 구분

표면 원인은 즉각적으로 보이는 이유

본질 원인은 환경, 구조, 절차, 인식 차이에서 기인

예: “아이가 늦게 준비” vs “전날 준비 부족 + 인식 차이”


4. 원인 검증

데이터, 사례, 관찰을 통해 가설이 맞는지 확인

예: 준비 시간을 측정해보니 실제로 아이 준비 시간은 일정했지만, 도시락 준비가 늦어졌던 경우가 더 많음







AI를 활용한 본질 파악




AI를 쓰면 이 네 단계를 훨씬 빠르게 돌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의 지연’ 문제를 AI에 넣으면 다음과 같이 구조화된 분석이 나온다.


현상: 회의 시작 15분 지연 표면
원인: 일부 참석자 늦게 도착
본질 원인: 회의 자료 지연 업로드, 회의실 변경 알림 부재
검증: 지난 8주 중 6주에서 동일 원인 반복 확인


이렇게 구조화된 결과는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팀원들의 동의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본질을 찾기 위한 질문 습관



“이 현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

“같은 일이 반복된 적이 있는가? 얼마나 자주?”

“겉으로 드러난 원인을 없애면, 문제가 정말 사라질까?”

“만약 내가 자원을 단 10%만 쓸 수 있다면, 어디에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이 질문을 생활과 조직에 모두 적용하면, 불필요한 반복 문제를 줄이고 더 지속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 정리 메시지


현상은 시작점일 뿐이다. 거기서 한 발 더 들어가 ‘왜 이 현상이 나타났는가?’를 집요하게 묻는 순간, 문제 해결의 질이 달라진다.
AI는 이 과정을 빠르고 객관적으로 만들어주는 촉매제다.












4. 실습 프롬프트 – 현상보다 본질 보기





1) 생활 버전



기본 프롬프트


최근 한 달간 반복적으로 겪은 불편 1~2가지를 선택해줘.
각 불편에 대해 표면 원인과 본질 원인을 구분해 분석하고,
본질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아이디어를 3가지씩 제시해줘.



예시 입력


상황:
1. 주말마다 장보기 시간이 길어짐 (평균 1시간 30분 소요)
2. 아침마다 출근 준비가 예상보다 늦어짐 (평균 15분 지연)

조건:
- 아이디어는 비용 5만 원 이하
- 1주일 안에 시도 가능한 것
- 실행 난이도(하·중·상) 표시

목표:
- 장보기 시간을 30분 단축
- 아침 준비 지연을 5분 이내로 줄이기



기대되는 AI 답변 구조


표면 원인 / 본질 원인

해결 아이디어(장단점, 예상 효과)

실행 체크리스트







2) 조직 버전




기본 프롬프트


최근 3개월간 팀 또는 조직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비효율 사례를 하나 선택해줘.
해당 사례의 표면 원인과 본질 원인을 구분하고,
본질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실행 방안을 3가지 제시해줘.



예시 입력


상황:
- 월간 보고서 작성 지연 (평균 마감 2일 초과)
- 보고 자료가 여러 경로에 흩어져 있음

조건:
- 비용 최소화(추가 예산 불필요)
- 기존 팀 인력으로 실행 가능
- 실행 후 1개월 내 효과 측정 가능

목표:
- 보고서 작성 기간을 30% 단축



기대되는 AI 답변 구조


표면 원인 / 본질 원인

실행 방안(우선순위, 필요 자원, 예상 효과)

성과 측정 지표







3) 실습 팁



1. 구체적으로 상황을 입력하기

‘회의가 늦게 시작돼요’보다 ‘회의 시작이 평균 15분 늦고, 그로 인해 논의 안건 2개 중 1개만 소화’처럼 수치와 영향을 포함


2. 조건을 반드시 넣기

실행 가능성을 높이려면 예산, 기간, 인력 등의 제약을 명시


3. 목표를 설정하기

실행 후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지 수치화하면, AI가 구체적인 답을 내놓기 쉽다.


4. 실행 후 재검증

실행 결과를 다시 AI에 입력해 추가 개선안을 받으면, 한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해결 가능








� 정리



이 프롬프트는 단순히 ‘해결책’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현상을 관찰하고 본질을 찾는 사고 훈련을 돕는다.
생활이든 조직이든, ‘보이는 것 뒤에 숨은 것’을 찾아내는 습관이 문제 해결의 질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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