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교육의 가능성과 위험 Part.5 | EP.2
AI 시대의 창의성 교육은 대체가 아닌 협력, 모방이 아닌 재창조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Part 1. 교육학의 새로운 문제의식(5회)
Part 2. 학습자 중심 교육학(5회)
Part 3. 교사의 전문성 재구성(5회)
Part 4. 교육 제도와 정책의 전환(5회)
Part 6. 현장 적용과 실행 전략(3회)
서울의 한 고등학교 미술 수업. 학생들은 ‘나만의 세계관을 담은 포스터 만들기’라는 과제를 받았다. 민수는 과제 준비에 앞서 생성형 AI 그림 도구를 켜고, 짧은 문장을 입력했다. “푸른 하늘 아래 자유롭게 날아가는 도시, 그 속에서 웃는 사람들.” 몇 초 뒤, 화려한 색감과 세밀한 디테일이 담긴 포스터 초안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는 그 이미지를 그대로 제출했다. 교사는 잠시 포스터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민수야, 이 작품은 네가 만든 거니, 아니면 AI가 만든 거니?” 질문을 받은 민수는 대답하지 못했다. 손으로 클릭 몇 번을 했을 뿐, 자신의 ‘창의적 노력’이 얼마나 개입되어 있는지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옆자리의 지현이는 같은 과제를 다르게 풀어갔다. 그녀는 먼저 AI에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요청했다. “바닷속을 도시처럼 표현해줘”, “사람 대신 동물이 주인공인 세상을 보여줘.” 생성형 AI는 수십 개의 이미지를 제안했다. 지현이는 그중 마음에 드는 두세 개를 골라 자신이 상상했던 스케치를 덧붙이고, 색감과 구도를 새롭게 변형했다. 완성된 작품은 분명 AI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동시에 지현이만의 개성과 해석이 녹아 있었다. 교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AI가 준 재료를 너만의 방식으로 소화했구나. 이것이 창의성이지.”
이 두 장면은 오늘날 교육 현장에 놓인 중대한 질문을 드러낸다. “생성형 AI는 학생들의 창의성을 죽이는가, 아니면 확장시키는가?” 과거에는 창의적 산출물이 곧 개인의 노력과 상상력의 결과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AI가 제안한 아이디어’와 ‘학생의 고유한 기여’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창작물의 주체가 누구인가, 창의적 과정에서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 하는 논쟁이 불가피하게 제기된다.
더 나아가, 생성형 AI는 창의성의 정의 자체를 흔들고 있다. 교사가 “네 작품이 맞니?”라고 물었을 때 학생이 대답하지 못하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과제 제출의 진정성 문제를 넘어서, 창의성 교육의 철학적 기반을 다시 질문하게 된다. 창의성이란 독창적인 산출물을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다양한 자원과 협력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인가?
이 장에서는 생성형 AI와 창의성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새로운 교육적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전통적 창의성 교육의 관점을 돌아보고, 생성형 AI의 개념과 특징을 정리한 뒤, AI와 인간 창의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탐구할 것이다. 나아가 창의성 교육을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수업 모델과 국내외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학생과 교사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실천 워크시트와 메시지를 제시함으로써, 생성형 AI 시대에 맞는 창의성 교육의 길을 제안하고자 한다.
창의성 교육은 오래전부터 교육학의 중요한 주제였다. 인간의 창의적 사고와 산출을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 하는 질문은,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를 거치며 더욱 강조되어 왔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 교육심리학자 길포드(Guilford), 토런스(Torrance) 등이 창의성 연구를 본격적으로 체계화하면서, 창의성 교육은 교육과정과 수업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 창의성 교육은 주로 창의적 사고의 네 가지 요소에 기초해왔다.
1. 독창성(Originality): 기존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능력.
2. 유창성(Fluency):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고 많이 생성하는 능력.
3. 융통성(Flexibility): 관점을 바꾸고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재해석하는 능력.
4. 정교성(Elaboration):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세부적으로 다듬는 능력.
이 네 가지 요소는 창의성을 단순한 ‘천재적 영감’이 아니라, 훈련과 교육을 통해 길러낼 수 있는 능력으로 이해하게 만들었다.
� 교재형 박스: 창의성 교육의 4대 요소
독창성: 새로운 것을 발명하거나 창안하는 힘
유창성: 다수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산출하는 힘
융통성: 고정관념을 깨고 다른 접근을 시도하는 힘
정교성: 아이디어를 세밀하게 발전시키는 힘
과거 창의성 교육은 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1. 브레인스토밍: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과정. “틀린 답은 없다”는 원칙 아래 학생들이 자유롭게 발언하며 사고의 폭을 넓혔다.
2. 토론과 협력 학습: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반박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얻고 논리적 사고를 확장한다. 이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한 창의적 사고 촉진을 중시했다.
3. 예술 활동: 그림, 음악, 연극 등을 통한 자유로운 표현은 학생이 자기 내면의 독창적 사고를 밖으로 끌어내는 중요한 방법이었다.
4. 문제 해결 중심 학습: 현실 세계의 문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사고를 자극했다.
이러한 방법들은 분명 학생들의 창의적 잠재력을 일깨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모든 학생에게 창의성은 존재한다’는 관점은, 과거 특정한 천재에게만 창의성이 있다고 여겼던 시각을 뒤집었다. 하지만 전통적 창의성 교육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도 존재한다.
1. 평가의 어려움
창의성은 정답이 없는 영역이다. 교사는 학생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독창성과 정교성의 균형을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점이 늘 문제였다.
2. 개별 차이의 간과
교실에서는 수십 명의 학생이 동시에 수업을 받는다. 교사가 개별 학생의 창의적 과정에 충분히 개입하고 피드백을 주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소수의 적극적 학생만 창의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았다.
3. 맥락 의존성
창의적 사고 훈련은 종종 실제 삶의 문제와 분리된 채, 단순한 아이디어 놀이로 끝나기도 했다. 학생들은 수업에서 발산적 사고를 연습했지만, 이를 실제 학문 탐구나 사회적 문제 해결로 연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4. 시간과 자원의 제약
토론, 예술 활동, 프로젝트 수업은 많은 시간과 교사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에서는 이러한 활동이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다.
오늘날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전통적 창의성 교육의 한계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AI는 순식간에 수십 개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글을 쓰는 데도 능숙하다. 그렇다면 ‘아이디어 발산’과 ‘빠른 생성’이라는 전통적 창의성 훈련의 영역은 더 이상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 아닐 수도 있다.
이는 곧 창의성 교육이 단순히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훈련을 넘어서, AI가 제안한 결과를 어떻게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인간만의 독창성을 어떻게 부여할 것인가로 초점이 이동해야 함을 의미한다.
전통적 창의성 교육은 독창성·유창성·융통성·정교성이라는 네 축을 중심으로, 브레인스토밍·토론·예술 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평가의 어려움, 개별화 부족, 맥락의 한계, 자원 제약은 늘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제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러한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창의성 교육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구성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주목받은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생성형 AI(Generative AI)이다. 기존의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분류·예측하는 데 강점을 보였다면, 생성형 AI는 새로운 텍스트, 이미지, 음악, 영상까지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이러한 능력은 단순 자동화의 범주를 넘어, 인간의 창작 영역과 직접적으로 맞닿는다.
생성형 AI란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텍스트 생성 모델(예: ChatGPT), 이미지 생성 모델(예: DALL·E, Midjourney), 음악·영상 생성 모델(Suno, SORA 등)이다.
- 텍스트 생성: 주어진 질문에 답하거나 소설, 시, 기사 등 새로운 글을 작성.
- 이미지 생성: 간단한 문장을 입력하면 사실적인 사진이나 상상 속 그림을 제작.
- 음악·영상 생성: 멜로디나 영상을 합성해 새로운 창작물을 제작.
즉, 생성형 AI는 인간의 언어와 예술적 표현 방식을 모방하면서도, 데이터 속 패턴을 활용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창작의 도구’로 기능한다.
1. 대규모 데이터 기반 학습
생성형 AI는 수십억 건의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데이터를 학습한다. 이 방대한 데이터 덕분에 인간의 언어·이미지 패턴을 익히고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2. 확산적 사고 촉진
인간이 한정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과 달리, AI는 데이터 속 다양한 맥락을 연결해 인간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 발상을 제안할 수 있다.
예: “고대 그리스 철학자의 시선으로 본 미래 도시”라는 주제를 던졌을 때, 인간에게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산출물을 만들어낸다.
3. 실시간·즉각적 피드백
교사가 과제를 내주면 학생은 즉각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수정 요청을 하면 바로 반영된 새로운 버전을 제시하는 등 상호작용성이 뛰어나다.
4. 다양한 표현 양식 지원
텍스트, 이미지, 음악 등 다양한 양식을 동시에 지원한다. 이는 다중표현능력(multimodal literacy)을 강조하는 현대 교육에 중요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5. 잠재적 위험 요소
무분별한 모방: AI는 데이터 패턴을 조합하기 때문에 기존 자료와 유사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진위 불명: ‘사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할루시네이션)’를 생성할 수 있다.
저작권 문제: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저작물을 무단 활용할 수 있다는 논란이 크다.
생성형 AI는 창의성 교육에서 특히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 아이디어 발산 도구: 주제를 입력하면 다수의 변형된 아이디어를 제공, 학생들의 사고 폭을 넓혀준다.
- 초안 작성 지원: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 초안을 AI가 만들어주면, 학생은 이를 토대로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 다양한 관점 제시: 특정 문제에 대해 철학적, 과학적, 예술적 해석을 동시에 제공하여 융합적 사고를 자극한다.
- 창의적 협력 경험: 학생이 AI를 ‘파트너’처럼 활용해 협업적 창작 과정을 경험한다.
� 교재형 도표: 생성형 AI의 주요 기능과 교육적 활용 영역
기능 설명 교육적 활용
텍스트 생성 대화·에세이·논문 초안 작성 글쓰기 수업, 토론 주제 발산
이미지 생성 문장을 시각 자료로 변환 예술·디자인 교육, 시각화 과제
음악·영상 생성 멜로디·장면 자동 생성 공연 예술, 미디어 교육
아이디어 변형 주제의 다양한 변주 제시 창의적 문제 해결 훈련
실시간 피드백 즉각적 산출물 제공 자기주도 학습 강화
생성형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창의성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 기반으로 인간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동시에, 교육 현장에서 아이디어 발산과 협력적 창작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모방, 진위 불명, 저작권 같은 위험 요소를 동반하기 때문에 비판적 활용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생성형 AI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이후 논의될 AI와 창의성의 상호작용, 창의성 교육의 재구성을 탐구하는 출발점이 된다.
생성형 AI가 창의성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긍정적이다/부정적이다”라는 이분법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어떤 맥락에서는 새로운 발상을 촉진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지만, 다른 맥락에서는 모방과 의존을 강화하여 오히려 독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생성형 AI와 창의성의 관계를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성의 핵심은 아이디어를 얼마나 풍부하게 발산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 지점에서 생성형 AI는 강력한 촉진자 역할을 한다.
- 아이디어 다양성 제공
학생이 “환경 보호 캠페인 포스터 아이디어”를 요청하면, AI는 재활용·생물 다양성·기후 변화·지역 사회 참여 등 수십 가지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이는 학생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열어준다.
- 융합적 사고 자극
AI는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안할 수 있다. 예컨대 “수학적 원리로 설명하는 미술 작품”과 같은 주제는 인간 학생에게는 낯설지만, AI는 학습 데이터에서 패턴을 연결해 다양한 융합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 즉각적 피드백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주어지므로, 학생은 짧은 시간에 여러 방향을 탐색할 수 있다. 이는 창의적 탐구의 속도를 높이고, 사고를 확산시키는 촉매가 된다.
그러나 AI의 장점은 동시에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모방의 위험
AI가 제시하는 아이디어는 결국 기존 데이터를 재조합한 것이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새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거에 존재하던 것을 변형한 경우가 많다. 학생이 이를 비판 없이 수용한다면, 독창성은 약화되고 단순 모방이 강화된다.
- 의존성 강화
학생이 과제 시작 단계부터 AI에 아이디어 생성을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 점차 약화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학습자의 창의적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
- 비판적 사고 결여
AI 산출물을 검증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학습자는 창의적 사고의 핵심인 비판적 성찰 과정을 놓치게 된다. 이는 곧 창의성을 ‘AI가 대신 수행하는 활동’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
1. 대학생 논문 주제 탐구
한 대학생은 사회학 과목에서 논문 주제를 정하기 어려워 AI에게 “현대 청년 세대와 사회 참여”라는 키워드로 아이디어를 요청했다. AI는 ‘디지털 플랫폼 시위’, ‘청년 정치 참여의 온라인화’, ‘SNS를 통한 사회적 연대’ 등 다양한 관점을 제시했다. 학생은 그중 “디지털 플랫폼 시위”를 선택해 심화 연구를 진행했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구체적인 논문을 완성했다. AI가 아이디어의 출발점을 제공했지만, 독창적 해석과 논증은 학생의 몫이었다.
2. 고등학교 창작 글쓰기 수업
어떤 학생은 AI에게 소설 초안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한 뒤, 등장인물과 결말을 새롭게 수정했다. 다른 학생은 AI가 제시한 구조를 그대로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전자는 ‘AI와 협업한 창작자’로 평가받았고, 후자는 ‘AI에 의존한 수동적 작성자’로 평가받았다. 같은 도구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창의성의 발현 정도가 달라진 것이다.
� 교재형 정리: 생성형 AI와 창의성의 장단점
구분 긍정적 효과 부정적 위험
아이디어 발산 다양한 관점과 사고 확산 기존 데이터의 반복, 모방 강화
사고 속도 즉각적 피드백, 탐구 가속화 깊이 있는 성찰 과정 축소
학습자 경험 융합적·실험적 탐색 가능 AI 의존으로 자기주도성 약화
창의성 본질 협력적 창의성 확장 독창성 감소, 진위 불명 정보
결국 핵심은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AI는 창의성을 ‘죽이는 도구’도, ‘완벽히 확장시키는 도구’도 아니다. 학습자가 AI의 제안을 출발점으로 삼되, 자신의 비판적 성찰과 독창적 기여를 더할 때 비로소 창의성은 확장된다.
이를 ‘협력적 창의성(collaborative creativity)’이라고 부를 수 있다. 생성형 AI는 재료를 제공하고, 인간은 그 재료를 새롭게 해석·재구성한다. 즉, AI와 인간이 함께 창작 과정에 참여할 때, 양측의 강점이 결합되어 새로운 차원의 창의성이 가능해진다.
생성형 AI와 창의성의 상호작용은 확장과 위협이 공존하는 양면성을 지닌다. 아이디어 발산과 다양성 증진, 사고 속도의 가속화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모방과 의존, 비판적 사고의 약화라는 부정적 위험도 크다. 따라서 교육의 과제는 단순히 “AI를 쓰자/쓰지 말자”가 아니라, 어떻게 비판적으로 활용하여 학생의 독창성을 지켜낼 것인가에 있다.
생성형 AI는 결국 인간 창의성의 대체자가 아니라, 협력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교육은 학생들이 그 협력의 경계를 이해하고, AI가 준 가능성을 자신의 독창적 성취로 전환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창의성 교육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만든다. 단순히 학생의 사고 확장을 돕는 도구를 넘어, 교실의 교수·학습 구조 자체를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제 창의성 교육은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새로운 창의적 과정”을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과거 창의성 교육의 목표는 “기존 지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었다. 그러나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조합해 무수히 많은 ‘새로운 것처럼 보이는 결과물’을 쉽게 만들어내는 시대에는 목표를 달리 설정해야 한다.
- 단순 산출에서 과정 중심으로
창의성 교육은 결과물의 독창성보다, 그 결과물이 형성되는 과정에서의 비판적 사고와 성찰을 강조해야 한다.
- AI 산출물의 활용 능력
학생은 AI가 제시하는 다양한 산출물을 비판적으로 분석·수정·재구성하며, 인간적 독창성을 더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 창의성의 사회적 가치
창의적 성취가 개인의 흥미를 넘어서 공동체와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AI 시대의 창의성은 공유·협력·책임성과 연결되어야 한다.
창의성 교육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강의 중심 수업을 넘어, AI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학습 환경이 필요하다.
1.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과 AI
학생들은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과정에서 AI를 아이디어 발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종적인 문제 정의·해석·의사결정은 학생 스스로 내려야 한다.
2. 비교·분석 학습
교사는 학생들에게 AI가 제시한 아이디어와 학생 자신의 아이디어를 비교·분석하게 하여, 차별화된 창의적 요소를 찾아내도록 지도할 수 있다.
3. 협력적 창작 수업
소그룹 활동에서 AI가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하고, 팀별로 다른 관점에서 창의적 해석을 더해가는 과정은 ‘협력적 창의성’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AI 시대의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창의적 사고의 안내자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 비판적 성찰 촉진자: 학생이 AI 산출물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재구성하도록 이끄는 역할.
- 학습 과정 코치: 결과가 아닌 과정 속에서 창의적 사고 전략을 가르치고, 학생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지지.
- 윤리적 안내자: 창작 과정에서 저작권·공정성·책임성 문제를 다루며, 학생이 올바른 창의적 태도를 갖도록 지도.
창의성 교육은 단일 교과가 아니라, 전 교과와 융합적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STEAM 교육과의 결합: 과학·기술·예술·인문 영역에서 AI를 도입해, 융합적 창의성을 촉진한다.
-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창의적 사고를 위해서는 AI를 다루는 기술뿐 아니라, 산출물의 진위성과 한계를 판단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 문제해결 중심 교과 설계: 창의성을 ‘사회적 문제 해결’과 연결해, 학생들이 AI를 활용하여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
창의성 교육의 재구성은 평가 방식에서도 큰 변화를 요구한다.
- 과정 중심 평가: 결과물만이 아니라, AI와 상호작용하며 사고를 전개한 과정 자체를 평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 포트폴리오 평가: 학생이 AI 산출물과 자신의 기여를 구분하여 기록하는 학습 포트폴리오는, 창의적 사고의 진전을 가시화할 수 있다.
- 협력 평가: 개인 창의성뿐 아니라, 팀 내에서 AI와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한 성과도 평가에 포함되어야 한다.
생성형 AI 시대의 창의성 교육은 결과물 경쟁에서 벗어나, 비판적 사고·협력적 창작·과정 중심 학습을 새로운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한다. AI는 더 이상 ‘정답 제공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하고 성찰을 촉진하는 창의적 파트너로 기능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창의성 교육은 학생들이 AI가 만들어낸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인간적 가치를 담아내며, 사회적 의미로 확장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생성형 AI와 함께 재구성된 창의성 교육의 새로운 비전이다.
생성형 AI가 창의성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실제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국은 교육제도의 맥락과 사회적 환경에 따라 AI를 창의성 교육에 도입하는 방식이 다르다. 한국의 초기 시도부터, 미국·중국·핀란드 등 주요 국가의 사례를 비교하면, 생성형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교육부와 일부 시·도 교육청이 AI 기반 맞춤형 학습 플랫폼을 시범 운영하며 창의성 교육과 연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컨대 서울·경기 지역의 일부 학교에서는 AI 글쓰기 보조 도구를 활용해 학생들이 에세이를 작성할 때 아이디어 발산 단계에서 도움을 받도록 했다. 교사는 학생들이 AI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과 관점을 덧붙여 글을 발전시키도록 지도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AI 덕분에 시작은 쉬워졌지만, 내 이야기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성찰을 하게 되었다.
한편, 사교육 시장에서는 AI 튜터 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부 앱은 창의적 글쓰기·미술 과제 보조 기능을 탑재해 학생들에게 ‘창작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앱의 산출물에 의존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AI 활용의 속도는 빠르지만, 교육적 가이드라인은 아직 미비하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은 대학과 고등학교 차원에서 생성형 AI를 창의적 글쓰기·예술 교육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대학의 디자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초기 디자인 스케치를 빠르게 제작한 뒤, 그 결과물을 토대로 토론과 수정을 거쳐 최종 작품을 완성한다. 학생들은 AI의 산출물을 단순히 모방하지 않고, 비판적 대화와 재구성 과정을 통해 창의성을 확장한다.
또한 미국의 몇몇 고등학교는 ChatGPT와 같은 AI를 글쓰기 수업의 ‘비판적 텍스트’로 활용한다. 학생들은 AI가 쓴 글을 분석하며, 문체·논리·주제의 깊이를 평가하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학습한다. 이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창의적 성찰의 촉매로 활용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동시에 미국에서는 AI가 창작 과정에서 저작권·표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활발히 논의된다. 따라서 학교 차원에서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학생들에게 “AI 산출물을 사용할 때 반드시 출처와 기여도를 명확히 표시하라”는 규범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AI 교육을 국가 전략으로 격상시키고, 창의성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일부 초·중학교에서는 AI 기반 창작 글쓰기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AI가 제안하는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확장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생이 스토리를 단순히 변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경험·문화적 맥락을 반영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중국은 AI 미술 생성 도구를 활용한 창의 미술 교육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학생들은 AI가 만든 이미지를 토대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거나, 특정 주제를 변주하며 창의적 감각을 기른다. 그러나 지나친 국가 주도의 표준화된 접근은 학생 개별 창의성을 억압할 위험이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핀란드는 창의성 교육에 AI를 도입할 때 비판적 사고와 협력적 학습을 강조한다. 헬싱키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발산한 후, 그룹 토론을 통해 실현 가능성과 사회적 의미를 평가하는 수업을 운영했다. 교사는 “AI가 던져준 아이디어는 출발점일 뿐, 진짜 창의성은 학생들의 토론과 합의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핀란드 사례는 AI를 단순히 아이디어 제시자로 한정하지 않고, 학습자들이 스스로 비판·재구성하며 창의적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데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교재형 비교표: 국가별 생성형 AI 창의성 교육 활용 사례
국가 활용 방식 강점 우려/한계
한국 공교육 시범사업, 사교육 앱 빠른 확산, 접근성 가이드라인 부족, 의존 위험
미국 글쓰기·디자인 수업, 비판적 활용 혁신적 실험, 윤리 논의 활발 저작권·표절 문제
중국 국가 주도 글쓰기·미술 교육 전략적 확산, 대규모 적용 표준화로 인한 창의성 제한
핀란드 협력적 토론·비판 중심 공동체적 창의성 강조 적용 속도 느림
국내외 사례를 종합하면, 생성형 AI와 창의성 교육의 관계는 도구적 활용 → 비판적 활용 → 협력적 창의성이라는 단계적 발전 과정을 거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빠른 확산 속도에 비해 가이드라인 정비가 필요하고, 미국은 혁신과 윤리 논의를 병행하며, 중국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실험을, 핀란드는 비판적·협력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사례들은 결국 한 가지 메시지를 준다. AI는 창의성의 대체자가 아니라 촉진자이며, 교육은 학생들이 AI의 제안을 넘어 스스로 사고하고, 협력하며, 인간적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워크시트는 학생·교사·정책 담당자가 생성형 AI를 창의성 교육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성찰하고 실천 방향을 점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단순히 도구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윤리적 태도·창의적 주체성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나는 과제 시작 전에 먼저 나만의 아이디어를 적어본 후, AI의 제안을 참고했는가?
AI가 제공한 아이디어와 내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했는가?
결과물에 내 경험·감정·가치를 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AI가 제시한 답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변형해 보았는가?
- 학생들이 AI 산출물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비판적 비교·재구성을 하도록 유도했는가?
- 수업 과정에서 AI의 장점(속도·다양성)과 한계(모방·의존)를 균형 있게 안내했는가?
- 창의적 과정의 평가를 결과물이 아닌 과정 중심으로 설계했는가?
- 학생들의 창의적 시도가 AI와 협력 속에서 존중받도록 학급 분위기를 조성했는가?
- AI를 창의성 교육에 도입할 때, 윤리·저작권·책임성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가?
- 교육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AI 의존·표절·격차 문제에 대한 지원책을 갖추었는가?
- 교사 연수 과정에 AI 활용 역량뿐 아니라, 창의적 교수법·비판적 사고 지도법을 포함했는가?
- 국가 차원의 표준화와 현장 자율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보장할 것인가?
- AI는 내 창의적 사고를 확장시켰는가, 아니면 단순히 편리함만 제공했는가?
- 내가 만든 산출물에서 AI의 기여와 나의 기여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 AI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배움이나 성찰의 순간이 있었는가?
- AI와 함께 만들어낸 창의적 성과가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담고 있는가?
이 워크시트는 교실 수업·교사 연수·정책 평가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교실에서는 학생이 과제를 마친 뒤 자기 성찰을 기록하도록 하고, 교사는 수업 후 피드백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정책 차원에서는 시범사업 운영 후 AI 창의성 교육의 효과와 부작용을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로 활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 워크시트는 “AI가 창의성을 대체하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AI와 어떻게 협력하여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할 것인가?”라는 성찰을 이끌어낸다. 교육 현장의 모든 주체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AI와 창의성 교육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교육 혁신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창의성 교육의 위협이자 기회다. 누구나 손쉽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창의성의 본질은 단순한 산출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와 독창적 해석, 그리고 사회적 의미 부여로 이동하고 있다. AI가 제공하는 것은 무한한 재료이지만, 그 재료를 어떻게 재구성해 나만의 창의적 성취로 전환할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따라서 창의성 교육은 더 이상 ‘AI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쓸 것인가이며, 그 과정에서 학생·교사·정책이 함께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 학생은 AI의 제안을 출발점으로 삼아 자기 경험과 감정을 덧붙이고, 교사는 AI와 인간의 협력적 창작 과정을 설계하며, 정책은 이를 뒷받침하는 윤리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AI 시대의 창의성 교육은 대체가 아닌 협력, 모방이 아닌 재창조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생성형 AI는 인간의 상상력을 압도하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그 상상력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거울이다. 교육은 이 거울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만의 빛을 발견하고, 더 넓은 세계로 확장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AI 시대, 창의성 교육의 새로운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