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렉스 Nov 01. 2019

14. 소리를 내다

2019년 10월 20일 일요일

아내는 몇 개월 전부터 준비했던 회사 행사로,

오늘도 아침 일찍 나가야했다.


그리고 난 오랜만에 밀린 집안일을 하고,

아내의 일이 끝날 무렵 아내를 데리러 갔다가,

우리 아들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그릉이는 흔히 말하는 개냥이었다.

그릉아~ 하고 부르면 꼬리를 바짝 세우고는,

앞에 와서 "앙!" 하는 짧은 소리를 내곤 했다.


하지만 아프면서 힘이 없어져서인지,

어느 날부터는 앙 소리 대신에 입만 뻥끗할 뿐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면회를 갔더니,

오랜만에 "앙!" 하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별거 아닌 소리 하나에,

두 집사는 또 눈물을 글썽였다.


입원실 문을 여니 나오려고 해서,

잠시 안아주었다.



아픈 동안에 그루밍도 못하고,

변 처리도 제대로 못했어서,

냄새가 많이 났지만 무슨 상관이랴.

이 녀석이 이렇게 안기는데.


오전에 혈당이 50대로 나왔는데 

정맥당 주사 대신 밥 먹으니 80대로 올라갔다했다.


또 심했던 우측 구내염도 많이 가라앉았고.


감염으로 인한 간 수치는 좋아졌는데 

빈혈 수치가 다시 좀 낮아졌다.


입원한 환묘들은 밥을 잘 먹지 않아서,

비강 등을 통해 강제 투여하기도 하는데,

그릉이는 스스로 엄청 잘 먹어서 다행이라고 한다.


밥 잘 먹어서 빈혈수치도 괜찮아질 것 같은데,

필요하면 내일 오전에 추가 수혈을 고려한다고 했다.


복수는 오늘도 어제랑 비슷하게 50ml 를 뽑았다.


어제까지 설사를 했었는데, 오늘은 변의 형태도 괜찮고,

다만 약간 무른 정도였다.



밥을 잘 먹은 덕일까.


3.5kg > 10/14 복수 빼고 2.5kg에서

어제는 2.7kg > 오늘은 2.8kg로 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은 기분 좋은 소식.


내일 오전에 상태를 보고,

지금 있는 중환자실 같은 곳에서,

우측에 있는 일반실로 옮겨도 될 것 같다고.


우리 아들은 오늘도 이렇게,

조금 더 힘을 내어 이겨내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13. 어제보다 오늘 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