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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스 Nov 01. 2019

17. 힘내는 그릉이

2019년 10월 23일 수요일

복막염 진단 10일차.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힘겹게 일어나서

출근하고 병원과 통화하고

점심먹고 일하다가 퇴근하고

아내와 만나 면회에 갔다가

집에 가서 대충 저녁을 해결.


이게 어느덧 열흘째구나.


그릉이 빈혈 수치는 20으로 올랐다.

조금 오르락내리락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조절이 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그 놈의 복수.

어제보다 더 늘어서 70ml를 뺐다.


수액으로 인해 계속 양이 줄지 않는지 해서,

하루만 수액을 끊고 지켜보고 있다.


저녁 면회.


저 츄르 만든 사람은

노벨상이라도 줘야할 것 같다.

어떤 고양이라도 츄르면 오케이다.


그릉이가 힘이 좀 생겼는지,

이제 병실 주위에 관심이 생기고,

치료나 체크를 위해 잠시 문을 열면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낑낑거린다.


자다 깨서인지 눈꼽이 좀 껴있고,

어딘지 모르게 심기가 불편해보인다.


하지만 츄르는 아주 잘 먹는다.


아주 좋은 신호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 퇴원을 언급할 정도의 상태,

병실 안이 답답해서 나가고 싶고 궁금한 상태.


우리 그릉이가 힘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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