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렉스 Jan 08. 2020

26. 마지막 84번째 주사

2020년 1월 7일 화요일

그릉이의 복막염 치료를 위해 신약을 투여한지

드디어 84일이 되었다.


84일. 12주.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신약 무티엔2 는

매일 같은 시간에 12주를 투여한 집단에서

재발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에,

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12주를 채우겠다 생각했었다.


2019 10 16.

병원에 입원하면서 1일차 주사가 시작되었고,

너무 멀게만 느껴졌던 다음  그리고 일주일.

2020 1 7일이 드디어 왔다.


매일 퇴근 후 그릉이의 체중을 재고,

그에 맞춰 주사기에 약을 채우고,

나는 그릉이가 발버둥치지 못하게 붙잡고,

아내는 작은 몸의 등을 잡고 주사를 놓는 일을

부디  녀석이 다시 아프지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루하루를 채워나갔다.


시간이 갈수록 그릉이의 힘도 좋아져서

 아픈 주사를 맞다가 발버둥치는 일이 많아졌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미안함과 안쓰러움을 안은 ,

다시 주사 바늘로 찔러야했다.



중간중간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며 

조금씩 수치가 좋아졌고, 얼마  검사에서는

모든 수치가 정상 범주에 들어오게 되었다.


집에서  놀고 먹고 싸고 자면서

2.5키로에 불과했던 그릉이는 오늘 4키로를 넘었다.



오후 8.

드디어 마지막 주사를 힘겹게 마쳤다.


그릉이만큼이나 우리도 오늘은 너무 기다렸기에

기쁘고 후련한 마음으로 그릉이에게 말했다.


그릉아. 오늘이 마지막이야. 우리 아들 진짜 대단해.

그동안 아픈거 참고  아겨내줘서 고마워!

엄마 아빠가 우리 아들 너무 사랑해!”


이제  달에  번씩 검진만 받으면 된다.

아직 완치라는 판정을 받지는 못했지만,

지금 같이 수치를  유지하고 

그릉이가 나쁜 바이러스와  싸워준다면,

이제 겨우 4살이  그릉이는,

앞으로 함께  날들이  많다.



관심도 없었던  공간에,

굳이 그릉이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던 것은,

어딘가에서 복막염 때문에 힘들어  집사님에게,

이렇게  버티고 이겨내가고 있는 그릉이가 있다고.


그러니 집사님도 그의 냥이도 

포기하지말고 힘내라고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글을 보시고 작은 희망이라도 놓지 않고

 나을  있다는 믿음을 갖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그릉이의 아픈 아니 아팠던 이야기는 마칩니다.

완치라는 판정을 받을 때까지 응원해주세요.


건강한 그릉이, 애용이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5. 주사 전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