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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May 18. 2022

2살 때 있었던 5.18 광주 민주화운동

나는 전남 광주 사람이다.

사진 출처: 페이스북 갈무리

난 1979년 4월 태생 광주가 고향인 사람이다. 하지만, 나의 고향 광주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 국민학교 4학년 난 광주에서 경기도 안산으로 이사를 갔기 때문이다. 약 30년이 훨씬 흘러 광주에 다시 가보니 광주는 30년 전과는 전혀 다른 도시가 되어 있었다. 나의 조금 남아있는 기억의 흔적들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만 1세. 돌이 한 달 지난 1980년 5월 18일. 시민과 군인들이 대치했던 곳 '광주 도청'과 멀지 않은 아주 작은 집에서 우리 가족은 살고 있었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함성소리와 총소리를 들으며 아기인 나를 안으며 두려움에 떨고 집에 꼼짝없이 있었다고 한다. 도청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인쇄소를 하셨던 아버지는 그곳엔 가지도 못하고 집에 꼼짝할 수밖에 없었다. 광주 시민 중 많은 이들이 나의 부모와 같았을 것이다. 5월 18일부터 시작된 약 한 달의 시간은 대부분의 광주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시간이었다.


광주의 시민, 학생들은 5월 18일 도청 앞에 나가 '전두환 군부'에 맞서 시위를 했다. 4.19 혁명, 6월 항쟁은 당시 독재 정권에 대한 시위였다면 5.18 항쟁은 당시 특정 정권이 아닌 '전두환 군부'에 대한 시위였다. 즉, 이것은 특정 정권, 정치인에 대한 시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미래에 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총을 든 어느 군 지휘관을 향한 시위였다.




전두환의 무력 진압으로 시위가 끝이 나고 시간이 당시 광주에 있었던 시민과 군인들의 싸움은 광주시민들에게 잘못을 뒤집어 씌우기 위해 '광주 사태' 불리기 시작했다. 전두환이 정권이 잡고 언론인 TV 신문은 매일 그의 얼굴을 비추었다.  그가 TV 신문에 나올 때마다 듣지도 읽지도 않으시고 "전두환  살인마 XXX"라고 말하셨던 아버지가 생각한다. 평소 어느 누구에게도  번도 욕을 쓰지 않은 아버지는 '전두환' 얼굴, 이름만 나와도 욕을 하셨다.  어린 시절 가족과 주변인들에게 전두환을 욕하는 소리를 듣고 자라다 보니  역시  따라 욕했다. 하루는 부모님과 길을 걷고 있다가 길거리 구멍가게에서 파는 신문에 '전두환' 나온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 나쁜 사람 전두환이다!'라고 외쳤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았는데 그때 나의 아버지는 너무 놀라시며 그런  하면  된다고 경찰이 너를 잡아갈  있다 하시며 나의 입을 막으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으로부터 40년도 되지 않은 때이지만 함부로 대통령이나 집권당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욕을 하면  되는 때였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 전두환, 노태우는 그때의 일로 감옥에 들어갔고 전 대통령이라는 신분도 없어졌다. 그리고 '광주 사태'라 불렸던 그때의 사건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바뀌어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그 사건을 그렇게 단죄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죽기 직전까지 진정한 사과 없이 편안한 삶을 살았다. 그들의 삶을 지켜본 광주 시민들 그리고 많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분노와 상처만이 남았다.


한국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길을 걷고 있다. 4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민주주의는 놀랍도록 발전을 했다. 어디서든 대통령과 집권당, 정치인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마음껏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난 진정한 민주주의는 비판할 수 있는 목소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그만큼 발전했다. 그리고 여러 모양으로 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힘쓰시고 희생당한 분들로 인해 40년의 시간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었다.


광주... 나에겐 오래전 기억이며 지금 그곳에 가면 이방인이 된 느낌도 받지만 난 그곳이 고향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의 부모님, 삼촌,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 지금은 50-60이 된 형, 누나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힘쓴 역사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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