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시장에 가면...

by 별빛바람

몇 살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청량리 시장에 가면 오백냥 하우스라는 짜장면집이 있었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감자탕과 순대국을 파는 집이 있었습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엄마는 맛있는 짜장면 혹은 순대국 한 그릇을 사 주시며 기다리라고 하곤 하였지요.

그 순대국집 옆에는 장난감 가게가 있었습니다. 여러 장난감을 팔았지만, 그 시절 500원 ~ 1000원정도 되는 장난감 하나만 있어도 행복했지요.

마침 초등학교 1학년 시절, 김명자 선생님은 자석에 대한 수업을 하기 위해 자석이 붙는 양철 자석 장난감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보다 비싼 장난감이었는지라, 그 장난감 가게에서는 3 ~ 4천원이나 하는 가격이었습니다. 짜장면이 6그릇이나 되는 가격이었으니, 엄마는 그 장난감을 사는게 쉽지 않았지요. 당연히 집에 있는 장난감 중에 플라스틱 장난감 하나를 들고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마치 숙제를 안 해 온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장난감을 가져온 저를 부르며, 엎드려 뻐쳐를 하며, 각목으로 엉덩이를 있는 힘껏 때리곤 하였지요.

그 장난감 가게 맞은편에는 가방 가게가 있었고, 국민학교 1학년 첫 입학때 샀던 가방은 실버호크 그림의 잉크가 번졌던 2천원짜리 가방이었습니다. 한 친구는 프로월드컵 실버호크 가방을 가져왔는데 마음에 안들었는지 난로위에 던져버려 쭈글쭈글하게 만들어서 메칸더 브이 가방으로 바꿔서 가져왔습니다. 당연히 그 때 메칸더 브이 가방을 사면 메칸더 브이 장난감도 같이 주었지요.

벌써 35년도 더 지난 시절의 그 추억의 길을 카메라를 들고 걸어 봅니다. 맛있는 순대국과 짜장면의 기억이 남아있던 그 곳. 혹은 어린 제가 떠나지 못하고 계속 엄마에게 때를 쓰며 장난감 하나 사달라고 했던 그 곳. 하지만 이제 그 곳은 사라졌습니다.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그 곳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백냥 하우스 간판이 사라지고, 그 이름도 기억나지 않던 순대국집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그 곳을 지나가면 생각나는 기억들이 오버랩 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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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눈앞에 보이던 그 추억들은 전부 사라지고 하늘을 찌를듯한 높은 빌딩들이 채워지는 그 곳.

청량리 시장을 걸으며 몇 컷 찍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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