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웅담 May 31. 2024

임산부가 보는 임산부 배려석

한국의 대중교통에는 임산부석이라는 자리가 있다. 주로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는 그 자리는 

노약자석도 아니고 장애인석도 아닌, ‘임산부’만을 위한 자리다. 


회사를 다니는 임산부들은 일반적으로 출산 1개월전 또는 그것보다 더 늦게 출산휴가를 내는데 (그래야 그 뒤로 아이를 볼 시간이 생기기 때문에)

그말인 즉슨 9개월은 뱃속의 아이와 함께 회사를 다녀야 한다는 뜻이다. 

집부터 회사까지 걸어갈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교통사고의 위험때문에 임산부는 운전을 하기에도 어렵기에, 대부분은 대중교통을 타고 다닐텐데 

그때 그나마 임산부석때문에 잠깐이라도 다리에 오는 무게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임산부석에 앉지 못하는/ 일반 좌석앞에서도 양보받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은 경우 있었는데 


1.     초기라서 배가 별로 안나와서 사람들이 임산부인걸 모를때 

2.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임산부석까지 가지 못할때 

3.     임산부석에 누군가 앉아있을때 


1번은 슬프지만 사실 태아의 무게가 많이 느껴질때는 아니라서 버틸만했던것 같고 

2번은 내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가장 기분이 안좋은 상황은 3번이었다. 


당연히 다른 임산부가 앉아있다면 선착순에 밀린것이니 그러려니 하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 나이가 지긋한 아주머니, 하지만 가끔 젊은 남자가 임산부석에 앉아서 핸드폰을 하고있을땐 정말 인류애가 상실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임산부석에 앉지 못하고 일반석에 서성여도, 배가 많이 부른 상황에서도 출퇴근길의 사람들은 대부분 앉아서 자거나, 핸드폰을 하기에그 앞에 힘들게 서있는 나를 보지 못한다. 보지 않는것일까 보고도 못본척하는것일까.

작가의 이전글 애정과 혈액으로 연결된 사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