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널다 무슨 생각으로 잊어버린 걸까 생각합니다. 뭐 구겨지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으니 기억해내지 않기로 합니다.
저는 다른 때보다 일찍 일어나 길가의 고양이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턱없이 부족한 걸음걸이를 쪼개어 생각합니다. 우울한 토요일 밤의 생각들은 붉은 발가락, 노란 부리를 가진 병아리 몇 마리가 올라와 머리를 디디고 부리로 콕콕 찍으며 돌아다닙니다.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합니다.
2018년 케냐의 올 페제타 보호소에서 수컷 북부 '흰코뿔소'는 죽었습니다. 이제 북부 '흰코뿔소'라고 불리는 암컷 코뿔소는 현재 살아있고 이제 지구상에 단 한 마리뿐입니다.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성공을 확신할 순 없습니다
저에겐 5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때 우린 꽤 친했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것…. 고등학생 학교 때부터 늘 함께 어울려 다니고 나쁜 짓도 함께 하였으며 젤 먼저 담배 피웠던 것도 그즈음으로 기억합니다
3명의 친구는 차례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친구와 난 그 순서를 .여린대로‘ 라고 불렀습니다. 우린 서로를 너무 잘 안다고 아니 모르는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3명이 지구에서 사라지고 남은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시 그 친구를 만났을 때 그는 나를 본인의 집으로 불렀습니다. 서로를 안아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장 무딘 자로 지구에 남겨진 우린 서로의 퍽퍽한 안부를 묻고 그들은 왜 그랬을까? 서로에게 첫 질문은 같았습니다. 오래전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린 지구에 단둘뿐이기 때문에
살아 있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흰 코뿔소처럼 더 이상의 개체는 없습니다
그 당시 건넨 메모였어요. 녀석이 웃었어요
녀석이 1.8L짜리 생수통 세 개와 커다란 유리 볼을 가져옵니다
내가 먼저 떠난 친구 얘기를 합니다. 섭섭함과 배신감 남겨진 절망 두려움 죽음
그런 것들…. 그 이외의 것들까지
우린 서로의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얘기를 시작하기 전, 내가 나의 고통이나 슬픔을 느끼고 이해한 만큼 투명한 볼에 물을 부어 한 잔을 부어도 되고 붓고 싶은 만큼 붓는 거야 단!! 네가 부은 물은 여길 떠나기 전에 다 마셔야 해 우린 서로가 따른 물을 마시는 걸 보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