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관계
마흔이 넘자,
나만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때로는 도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혼자라는 사실이 때론 가벼운 존재로 보이게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속에서 나만의 강함을 찾는 중이다.
게임하며 알게 된 지인,
주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말을 걸어왔었다.
그전에도 같은 길드에 있으면서 간단한 대화만 오고 가던 그였으나,
주식이라는 공통분모로 게임을 그만둔 후에도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며 2~3년간 좋은 친구로 지내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영화 추천을 했었지만 영화는 거의 안 보던 나였기에 뒤로 미뤄두고 있었다.
이후 다시 영화 봤냐 물으며 진짜 좋은 영화라고 보고 후기 알려달라길래 검색해서 봤다.
약 10분 동안만.
이 인간이 왜 권했는지 이해되지 않는 29금 영화였다.
지난해 겪었던 또 다른 인간관계의 이슈로 인해 마음이 무거워졌던 시기에,
그는 내 신뢰를 다시금 시험하는 존재가 되었다.
불편함을 내비치자 연락이 끊어졌던 그가 지난주 뜬금없이 다시 연락 온 것이다.
어디선가 거부감이 올라왔지만, 뭐 똑같겠냐는 마음으로 톡을 주고받다가
나랑 대화하는 거 좋다며 언제 기회 되면 통화하자는 말에
의례적인 말로 '그래요. 기회 되면 통화합시다'로 끝냈다.
그리고 그는 주말에 연락했다.
'기회 되면 뭘 하자'는 말을 절대 쓰지 않던 나임을 모르기에 연락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또한 그의 의도가 굉장히 좋아 보이지 않았기에 받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이후 평일에 주식 건으로 톡을 보내왔지만,
어딘가 역겨운 그의 의도에 차단했다.
그 후 다시 인간 혐오에 빠졌다.
똑같은 프레임으로 전혀 다른 이를 바라보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깨기가 어렵다.
이틀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며,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가졌다.
아는 것을 아는 것에 그치면 결국 모르는 것이니, 제대로 알기 위해 힘들어도 나를 깨본다.
또한 지금의 선택이 내 삶을 만들어가며, 앞으로 더 나은 관계를 맺기 위해 나 자신을 존중하는 길을 걸어가기로 다독여본다.
인생은 매 순간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