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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호 Feb 20. 2019

파워풀한 싱글 앰프

싱글 25W의 Dynamic Sound

S.T.C  13E1 Power Amplifier


싱글로 간단히 25와트쯤을 낼 수 있는 진공관은 군사용 대형 송신관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대형 송신용 진공관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전압을 걸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고, 그에 따른 고압용 콘덴서나 고압 처리된 파워 트랜스포머나 출력 트랜스포머 등 각종 부품을 수급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반해 영국 STC의 진공관 13E1은 몇 천 볼트 씩 걸지 않기 때문에 우선 위험한 영역에서 벗어남은 물론 콘덴서나 트랜스포머 수급도 용이하다. 하지만 싱글로 25W라는 대출력을 내려면 이에 해당하는 대가도 적은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400~500V로 채널당 200mA 정도 전류를 공급할 수 있는 B전원 0.5A의 대형 파워 트랜스가 준비되어야 하고 아웃 트랜스도 200mA를 흘릴 수 있는 것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전류를 많이 흘릴 수 있도록 아웃 트랜스의 크기를 키우면 저역 응답력이 느려지고 고역 감쇄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단점이 발생하지 않는 최적의 규격으로 아웃 트랜스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히터가 26 볼트로 독특한 전압을 가지고 있는 진공관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비도 충분히 해야 한다. 그리고 방열관임에도 불구하고 교류 26V를 공급하면 노이즈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13E1은 또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빔관이라서 간단히 UL 탭으로 접속하면 빔관으로 동작해서 원하는 대로 쉽게 대출력을 낼 수 있을 듯 하지만 실제로는 그게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스크린 그리드의 동작 전압이 저전압이기 때문에 450 볼트나 500 볼트의 B전원이 그대로 들어갈 경우 진공관은 곧 사망하게 된다. 따라서 스크린 그리드는 별도로 150V 또는 200V의 전압을 맞춰서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바이어스 전압은 대략 45 볼트 정도라서 드라이브 전압을 적정하게 맞춰서 할 수는 있지만, 예전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단순히 전압 증폭만으로는 충분히 드라이브가 안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전압 증폭뿐 아니라 전류 증폭도 동시에 고려해서 캐소드 팔로워 방식으로 설계했다. 초단은 6SJ7로 1차 증폭하고 6SN7을 이른바 버퍼용 캐소드 팔로워 진공관으로 사용했다. 이 경우 게인은 비교적 높아진다. 그래서 피드백을 12dB 정도 걸어서 게인을 살짝 떨어뜨림과 아울러 댐핑 팩터도 높였다.


싱글 25W의 다이내믹과 여유로움, 그리고 싱글만이 갖는 따뜻한 여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파워앰프를 오랜만에 다시 만들게 됐다. 풍성한 저역의 구동력과 진공관 생긴대로의 파워풀한 느낌, 그리고 때로 섬세한 STC 진공관이 갖는  해상력이 돋보인다. 이 부분은 진공관 재질의 영향도 있는 듯하다. 보통 전류를 많이 흘려야 하는 진공관이나 고전압을 공급해야 하는 대형 진공관 들은 플레이트가 그라파이트로 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 대형 송신관들은 말할 것도 없고, 211이나 845, GM70 등도 그렇게 제작한다.


그라파이트 플레이트를 사용하면 스틸이나 니켈  플레이트에 비해 해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13E1은 니켈판에 산화피막을 입힌 구조이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해상력은 뛰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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