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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준 Jul 20. 2021

맘스터치는 어떻게 계모터치화 되었을까?

성공요인이자 쇠락요인이 되어버린 QC관리 취약

이번주의 돈슐랭은 맘스터치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맘스터치가 1위 브랜드가 되었고 왜 지금은 욕을 먹고 있냐를 알아보는 내용입니다.


90년대에 제당산업이 성장 한계에 부딪히면서 대한제당은 복합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사업영역에 손을 댔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파파이스였습니다. 대한제당이 사료사업도 하고 있기에 사료-닭-치킨 이라는 수직통합을 파파이스로 노렸던거죠.


맘스터치는 파파이스와 발을 맞추기 위한 서브브랜드로 탄생했습니다. 파파이스가 번화가의 젊은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한 하이-브랜드라면 맘스터치는 주택가 골목을 노릴 로우-브랜드로 운영하고자 하는 복안이었죠.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대한제당은 그간 벌렸던 사업에 급 관심을 잃고 정리를 시작합니다. 별 성과 없이 적자만 내던 맘스터치도 이때 정리를 하기로 결정하죠. 이걸 인수한 사람이 당시 해마로의 상무였던 정현식 대표였습니다.


대형 기업도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게 지원해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맘스터치는 매우 저렴한 가맹비와 가맹점주 재량이 큰 것을 가맹모집의 포인트로 삼았고 이 포인트 덕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87개였던 가맹점이 212개까지 늘어날 수 있었죠. 이 한해 동안 125개가 늘었는데 이후 4년 동안 85개 증가에 그쳤다는 범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큰 역할을 한 걸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글로벌 금융위기가 없었다면 가맹점 증가 속도는 훨씬 느렸을 것이고, 맘스터치의 대흥행을 만든 싸이버거가 입소문을 타는데 훨씬 긴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맘스터치가 인기를 끌던 2010년대 초반은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 모두 햄버거 퀄리티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바닥을 찍던 시절이라 맘스터치가 더 좋아보이기도 했고요. 이 덕분에 현재 1300개가 넘는 점포를 보유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던거죠.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맘스터치는 그 태생상 점포를 통제하고 관리할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합니다. 가맹점이 300, 400개였던 시절이야 이게 큰 문제는 안됩니다만 1300개나 되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점포를 통제하고 퀄리티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제가 맘스터치를 처음 가본게 2017년이었는데 그때 느낌이 '여긴 프랜차이즈라고 부를 수가 없겠다. 매뉴얼이란게 없어 보인다.' 였습니다. 가맹점주가 주먹구구로 운영하는게 제 눈에 보였던거죠. 재료도 본사가 일괄적으로 공급하는게 아니라 매장마다 따로 공급선이 있어서 여긴 이 야채가 들어가는데 저긴 다른 야채가 들어갑니다. 이런 매장이 1300개가 넘으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점점 문제를 심각하게 느낄 수 밖에요.


그 결과가 한때 맘스터치를 사랑했던 소비자들이 증오로 돌아선 이유기도 합니다. 가성비와 양을 무기로 내세우다보니 소비자들의 가격저항도 어마어마한거고요. 여기에 2010년대 초반에 망가졌었던 경쟁브랜드들은 어느 정도 폼을 되찾아 격차가 좁혀졌습니다. 이렇게 장점은 단점이 되고 기존의 단점은 더욱 부각이 된거죠.


소비자들의 돌아선 마음은 본 영상 댓글에서도 느껴집니다. 맘스터치로부터 돈 받았냐는 욕이 많네요. 돈슐랭은 기업과 브랜드의 성공과 쇠락, 그리고 소비에 대해 분석하는 컨텐츠이기에 1위 브랜드를 다루다보면 아무래도 긍정적인 얘기가 많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것도 못견뎌하는 사람들이 많단 얘깁니다.


광고비 받은 것도 아니고 그냥 사실관계를 짚은 거기에 저로선 억울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네요. 그러니 기업에 계신 분들은 14F로 연락하셔서 돈슐랭과 작업하고 싶다고 많이 연락주십쇼. 돈 주시면 더 잘해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본영상을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l7ADb_Ftb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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