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의 탄생과 시장에 자리잡은 배경
이번주에 올라온 돈슐랭은 햇반 편입니다. 그러고보니 지난주 업로드분도 아직 브런치엔 코멘트를 안했군요 아이고.
그동안 광고 아니냐고 해서 많이 억울했습니다만 이번편은 CJ의 브랜디드로 돈 받고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CJ 여러분들. 복받으실 겁니다.
CJ 햇반의 등장이 여러모로 시장에 큰 충격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 이전엔 흰밥을 돈주고 사서 먹는다는 개념이 없었으니까요. 식당의 공기밥이야 기본 포함에 뭣하면 추가 비용으로 1천원을 받는 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료 조사하면서 놀랐던 부분을 꼽자면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이 매우 늦었다는 겁니다. 햇반은 96년 12월에 처음으로 출시되었는데 6년 후인 2002년에야 농심이 '왕후의 밥'을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경쟁구도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2004년부터는 오뚜기밥이 출시되면서 지금의 경쟁구도가 갖춰지기 시작했고요. 이건 다 외환위기 덕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그 충격을 흡수하느라 진공포장밥 시장에 뛰어들 여력이 없었던거죠.
그러니까 햇반이 만으로 5년 넘는 기간 동안 경쟁자 없이 판매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 현재 햇반의 위상을 갖추는데 큰 역할을 한 거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위협은 되었죠. 이때 가격경쟁으로 경쟁자를 찍어누르는게 아니라 품질경쟁으로 승부를 보는게 통했습니다.
오뚜기밥이 시장에 안착한 2005년에 햇반 점유율은 60%대로 하락하는데요. 이때 품질개선을 위해 각 공정을 점검하다가 도정한 쌀을 햇반공장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운송 트럭 내부의 온도가 50도까지 올라가는 걸 발견합니다. 이러면 온도 때문에 쌀이 빠른 속도로 노화해버립니다. 이걸 통제하기 위해서 CJ가 자가도정으로 시스템을 바꿨던 거고요.
또 2008년에 동원F&B까지 즉석밥 시장에 뛰어들면서 2010년이 되자 역대 가장 낮은 시장점유율인 59%까지 추락하는데 이 때문에 기존의 도정한지 3일 이내의 쌀에서 당일 도정으로 시스템을 바꿔버립니다. 여기에 깨진 쌀까지 걸러내어 쌀알이 거의 온전하기 때문에 밥이 떡지지 않고 직접 한 어지간한 밥보다 맛있게 뽑혀 나오는거죠.
햇반은 마케팅 측면에서도 이야기할 부분이 많습니다. 출시 이후로 2000년대 초반까지도 CJ의 고민은 쌀밥을 사먹는다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거든요. 여담이지만 제가 2006년에 CJ에서 하는 햇반 대학생 마케터를 잠깐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CJ측에서 하던 고민이 '어머니들의 죄책감을 어떻게 줄일까?'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햇반이 왜 좋고 훌륭한지 구질구질하게 설명하기보다 김혜자씨를 모델로 해서 '제일제당에서 밥이 나왔어요'라고 언급하게 한 것은 심리적 거부감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장치였던거죠.
자세한 내용은 본영상을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5UbxqIrh4C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