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게티와 짜장라면의 차별화 경쟁
짜파게티는 레전드죠. 최근 판매량으로만 보면 신라면 다음, 누적판매량으론 신라면, 안성탕면에 이은 3위 라면입니다.
사실 농심의 짜파게티는 계보가 있는 라면입니다. 농심이 롯데공업 시절에 삼양에게 하도 치여서 라면 사업 매각을 논하던 시절이 1969년이었는데 70년에 발매되어 사업 접는다는 소리를 들어가게 만든게 롯데 짜장면이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같은 해에 나왔던 롯데 소고기 라면이 좋은 반응을 일으키면서 본격적으로 삼양과 경쟁구도를 시작했습니다. 그 롯데 짜장면의 계보를 이은게 짜파게티인거죠.
70-80년대의 농심은 상품 개발능력도 능력이지만 상품 기획에서 대단한 차별화를 보여줬던 기업으로 평할 수 있습니다.
같은 닭국물 베이스의 라면으로는 삼양라면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뚫을 수 없기에 차별화된 짜장라면을 개발한 것이고, 닭국물이 아닌 소고기 베이스의 국물 라면으로 차별화 한 거죠.
여기에 71년 12월에 출시된 새우깡의 대성공으로 도서매상들을 대상으로 한 납품 협상력이 커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잘 팔리는 새우깡 납품 받고 싶으면 라면도 납품 받으란 거였죠. 이 덕분에 삼양의 압도적 지배력에 균열을 내고 8:2라는 시장점유율로 양강 구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겁니다.
짜파게티마저도 차별화의 산물이란게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중국집 짜장면과 짜장라면이 다르단 걸 인정하고 아예 다른 맛을 낸 결과물이니까요. 이후 수많은 짜장라면의 카피캣들이 등장했지만 그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게 짜파게티와는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를 한 짜짜로니라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짜파게티는 농심이 삼양과 치열한 전쟁을 벌이던 그 순간에 나온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롯데 짜장면의 출시가 삼양식품과 농심의 본격적인 경쟁의 시작을 알린 상품이었다면 짜파게티는 승기가 농심으로 기울었다는 걸 보여준 아이템이었으니까요.
70-80년대 삼양식품과 농심이 벌이던 경쟁은 이처럼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이 내용은 다음에 본격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자세한 내용은 본 영상을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r4Hj9HDhQ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