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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J Sep 29. 2024

진짜 사랑하는 법을 아시나요?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사랑'으로 변할 때 일어나는 일들

나를 찾은 후의 첫 소개팅


요즘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는 다르다. 30년 넘게 인간관계를 쌓아오는 동안 나는 나 자신을 찾는 과정에서 꽤 많은 도전을 마주했다. 이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가장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됐다. 그 덕분인지, 최근 소개팅을 하게 되었을 때도 예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이번 소개팅은 평범한 만남은 아니었다. 사실, 그는 한 번 결혼했던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은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한 번의 결혼을 경험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주변의 반응은.. 아..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고통의 과정을 통해 자신을 더 깊게 알게 되고, 그때 만난 상대와 상반되는 사람을 보았을 때의 감사함? 이 더 커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더불어 어떤 순간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의 과거가 어떻든 간에, 지금의 그는 그의 모습 그대로 나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게 중요했다.


그와의 첫 만남은 나와 그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서로 지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만났다. 소개팅이라기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그와 짧은 대화 속에서 특별한 느낌을 느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그와의 연결이 더 강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형 로펌을 물려받게 될 2세 소속 변호사였다. 예전의 나였다면 그의 직업과 사회적 배경에 주눅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의 직업이나 경제적 배경이 더 이상 나를 압도하지 않았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나의 가치는 그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와 나눈 대화는 유쾌했고, 허례허식이 없었다.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으로서 그와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일부 그의 직설적이고 계산적인 말투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 두드러졌다. 그의 직업적 배경 때문일까? 나와의 대화는 편안하고 즐거웠지만,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 그는 마치 변호사처럼, 냉정하게 그들의 말을 처리했다. 그 순간 나는 그가 나와 있을 때와는 다른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이 공간에서의 대화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스스로 많이 변했음을 느꼈다.


왜 남자가 먼저 리드해야 할까?


소개팅을 통해 남녀 관계의 사회적 규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남자들이 먼저 리드해야 한다는 규범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남자가 먼저 연락하고, 남자가 먼저 관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나는 이 규범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내 생각에, 많은 사람들은 ‘어려운 것을 얻으면 그 가치를 더 크게 느낀다’는 심리적 경향 때문에 남자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남자들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더 큰 가치를 느끼고, 여자는 시간을 쌓으며 서서히 사랑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승자는 늘 어떤 행동이든 자신이 결정한 최고의 행동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이제 나에겐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 보단 원하는 사람을 내 삶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연락하거나 너무 적극적으로 다가가려 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하고 긍정적인 상상을 하는 것이 내가 택한 방식이다.


3진 아웃이 아닌, 진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첫 만남에서 그가 한 번 결혼했던 사람이라는 사실이 내게 크게 작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의 경험이 더 성숙한 대화를 나누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나에게 그가 중요한 건 그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모습이니까. 그는 자신이 살아온 길을 존중하고 있었고, 나에겐 그 사실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다 함께 모이는 약속은 잡았지만 그의 개인적인 연락은 없었다. 소개팅의 전형적인 흐름에 따르면 애프터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얽매이게 되지만, 그냥 편한 친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던 나의 말에 대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람의 관계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발전해야 할 때가 있다. 누구와의 만남에서든,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시 만나 서로의 에너지를 나누고 더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그때가 우리의 관계가 진정으로 시작되는 순간일 것이다.


내가 그리는 나의 사랑은?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바라는 사랑은 서로의 본질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서로가 각자의 자존감을 지키면서, 상대방의 성장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그런 관계를 꿈꾼다. 상대의 과거가 무엇이든, 그의 성장을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가 한 번 결혼을 했든,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든, 나의 그는 나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이길 바란다.


함께 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서로를 보완해 주고 생각할 시간을 통해 서로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라면 좋겠다. 여행을 가거나, 일상을 함께하거나, 새로운 도전 속에서 때론 마찰을 통해서 서로의 진가를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찰이 생기더라도, 그 갈등을 함께 해결하며 우리는 더 성숙해질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자


앞으로도 나는 나 자신을 더욱 잘 돌보는 행복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스스로 행복해야,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도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나는 나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며, 나 자신에게 충실하게 살아가고 싶다.


내가 나에게 솔직하고 행복할 때,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내 삶에 다가올 것이라고 믿는다. 조금 더 편안하고 행복한 나로서, 세상과 사랑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가는 것 같다.


https://youtube.com/shorts/NU5thizgZYc?si=lLj_KpQ7CVnyy7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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