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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sual thinker May 18. 2018

[변화의 책장] <매일 아침 써봤니?>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알아야 할 A to Z


예전에 일러스트레이터를 독학한 적이 있다. 학원을 다니고 싶었지만 돈도 시간도 여의치 않아서, 유튜브와 블로그를 뒤져가며 하루 1시간씩 공부했다. 

처음에는 어떻게(정확히는 어디서부터) 공부하면 좋을지 막막했다. 그러다 아무도 모르는 블로그를 하나 새로 만들어서 거기에 매일 매일 정기적으로 배운 내용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체계 없이 잡히는 대로 배우는 입장이다보니, 까먹으면 참고하려고 기록 삼아 한 방법이었다. 블로그에 올려야 한다는 약간의 규칙이 있는 것도 도움이 됐다.

그런데 재밌게도 시작한지 일주일쯤 지났을 무렵 내 블로그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0이었던 방문자수가 20명, 30명 팍 늘더니, 한 달쯤 되자 아무것도 없는 블로그에 100명정도가 꾸준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겐 하루 100명이 많은 숫자는 아니겠지만, 빈약하기 짝이 없던 내 블로그에 그정도 방문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지금 확인해보니, 아무 것도 하지 않은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30~40명 정도는 들어오는 모양이다. ㅎㅎ)

그뿐만이 아니다. 나는 그때 혼자 익힌 일러스트레이터로 이제 필요한 작업은 웬만하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 사람들 또한 나의 그래픽 작업을 하나의 '능력'으로 인정해주며 도움을 요청하거나 배우고 싶어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 때 나의 원칙은 딱 두 개였다. 


1. 1일치 공부는 1시간만 하자
2. 하루도 글을 빼먹지 말자


이 두 원칙을 지키기 위해 나름 애를 썼다. 1시간만 하기로 한 이유는 지치지 않기 위해서였고, 여행을 가거나 약속이 있는 날에는 그 전날 부지런히 공부해서 예약 발행을 걸어두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내 스스로 공부가 '끊기지 않는다, 지속되고 있다'고 느끼게 하기 위함이었다. 구리고 부족해도 포기하는 것보다 부담 갖지 않는 것이 낫고, 그렇게 최대한 하나의 공부를 이어나가는 것이 나으리라 판단해서였다. 이 책을 읽고 보니, 본의 아니게 그 때 굉장히 현명한 전략을 사용했던 것 같다.




<매일 아침 써봤니?>의 핵심을 건조하게 추려보면 사실 아래와 같다.
꾸준히 쓴다 → 나만의 콘텐츠, 독자의 수 , 투자한 시간+지식량이 늘면서 서로 선순환 → 창작자의 길
이 책의 저자 김민식 PD의 삶이 저 과정 그 자체이기도 하다.

<매일 아침 써봤니?>는 정말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책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저자의 삶처럼 자신들의 삶도 가꿔보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김PD님의 삶은 조금씩 일반화될 것이다. 점점 생활의 모든 것들이 개인화되면서, 소수의 창작자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될 자연스러운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흐름이 나는 행복하고 반갑다. 글 쓰는 걸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지만, 항상 나보다 글 잘 쓰고 그림 잘 그리는 아이들은 차고 넘쳤다. 내가 잘 쓰는 글, 내가 잘 그리는 그림은 내가 삶 대부분에서 겪어온 입시나 직업의 영역에서는 전혀 가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누군가에게 내 글과 그림을 보여줄 수 있게 됐고, 그렇게 하는 중이다. 

그래서 나도 꼭 저자가 말하는 삶을 직접 걸어보고 확인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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