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스카이 Nov 03. 2022

1회 우아콘의 추억

추억을 회상하며 적는 그때 그 이벤트


2020년 우아콘 배너



당시엔 바쁘기도 했고, 또 글을 적는 습관이 없었어서 (네, 요즘 글쓰기 습관 들이기 노오력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  놓쳤던 우아콘 1회 회고를 이제 와서  돌이켜보며 시간 흐름에 따라 기억에 남는 사건들만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난 10월 19일-21일 2022년 제3회 우아콘이 진행되었는데요,

우아콘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우아한형제들에 소속되지 않은 채로, 아웃사이더로서 우아콘 소식을 접하고 또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꽤나 어색하기도 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우아콘을 준비하던 당시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와 이렇게 글로 풀어봅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이 글을 통해 소소한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릴레이 글쓰기 챌린지인데요 ㅎㅎㅎ 


경험을 글로 옮겨 적어두고 또 간직하는 것의 가치를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되면서 깨닫게 된 것은 경험을 당시의 생생한 기억과 느낌을 담는 데에는 기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글에 담을 수 있는 내용도 한계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누군가를 지정해 다음 글을 쓰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쓰기 습관을 널리 널리 퍼뜨릴 수 있도록이요 ;)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글쓰기 전 다음 타자를 지목하고 또 그분도 같은 주제가 되었건 혹은 비슷한 경험이 되었건 경험을 풀어줄 누군가를 지정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것은 함께해야지요 흐흐 (한 손에는 채찍을…)


저는 글을 시작하기 전에 다음 차례로 우아한형제들 조은옥 님을 지목하겠습니다. 


은옥님, 2021년부터 우아콘의 퀄리티를 후우욱! 높여주신 은옥님의 우아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아콘의 시작

대규모 기술 공유 세션을 고민했던 이유는 먼저 우아한형제들 소속 개발자 분들이 본인의 목소리를 내고 대중들 앞에 설 수 있는 또 다른 무대를 만들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2019년 한 해 동안 우아한테크세미나를 운영하면서 테크 세미나 연사로 참여하신 개발자 분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2시간을 채워주시는지…이 귀한 세션 하나하나에 수용 인원의 한계로 100여분 밖에 모실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첫 세미나는 신청자가 2-300여 명이었는데, 1년 정도 진행하니 신청자가 1000명이 넘었다. 기쁘기도 했지만, 너무나 죄송한 마음에 2019년 마지막 세미나에는 5번 이상 떨어지신 분들만 따로 초청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 모시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은 또 한편으로 우리 구성원분들이 열심히 준비하신 세션을 더 자랑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었다. 콘퍼런스의 형태라면 이 마음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2020년 초, 한 해를 시작하면서 2019년 매달 진행한 세미나만 묶어보아도 한 회의 콘퍼런스가 될 수 있겠다 싶어 장소를 미리 대관해두었었다. 그때만 해도 코로나가 잠깐 스쳐 지나가는 (내 월급 비슷한) 게 될 거라고 속단했고 당연히 2020년 가을쯤에는 잠잠해져 콘퍼런스를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 달이 두 달이 되고 또 한 해의 절반을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장소도 취소했고, 원래 콘퍼런스를 진행하고자 했던 시기도 훌쩍 지났을 시점이었다. 


‘올해는 못하겠다.’라고 마음을 접었을 때쯤 2021년 8월 국내 최초로 우아한형제들이 100%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에 성공했다. 따끈따끈할 때 공유해야 한다는 마음에 당시 클라우드 파트너사와 당시 우아한형제들 인프라실 실장님이 제안을 해주셨다. 


접어두었던 욕심이 활짝 펼쳐지며 이런 주제라면 또 이런 뒷배? 라면 ㅎㅎㅎ 한번 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미팅을 끝내고 퇴근 직전 CTO님께 기획서나 제안서도 없이 난간에 서서 테크 콘퍼런스를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던 게 기억이 난다.   

     국내에서 최초로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100%을 주제로    

     올해 12월 초중순쯤 온라인으로   

이따위 제안에도 승인해 주신 넓은 마음의 쌉최고 CTO님 (누군지 아시죠? 윙크 윙크) 감사합니다.


이날이 2020년 10월 16일이었다.  





콘퍼런스? 콘서트! 

행사 진행을 확정하고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것이 네이밍이었다. 당시에도 이건 한번 시작하면 앞으로 매년 해야 할 행사가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네이밍이 고민되었다. 물론 하다가 이름을 바꿀 수도 있지만 이런 타이틀이 우아한Tech 브랜딩의 시작임을 알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우아한형제들의 색깔을 담으면서도, 기술적인 이벤트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했고 또 장기적으로 매년 활용할 수 있는 타이틀 이어야 했다. 그때 주로 나왔던 아이디어들이 결국 OO콘이었는데, 솔직한 심정을 이제야 풀자면 콘퍼런스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웠다. 너무 거창해 보였고, 쓸데없는 무게감이 재미를 반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2월에 하는 만큼 파티, 2019년 진행되었던 ㅋㅋ페스티벌처럼 Festive 한 느낌을 좀 담아보자 싶어 위트를 담아 CON을 Conference 가 아닌 Concert로 풀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부담스러운 마음 + 다르고 싶은 마음으로 즉흥적으로 붙인 이름이었는데 그 뒤에 우아콘에 참여하게 된 분들이 아름답게 포장해주셨다. 단방향이 아닌 함께 소통하며 참석하는 분들이 참여하는 행사 라는의 의미를 담은 우아한테크콘서트가 되었다. 역시 뭐든 꿈보다 해몽 흐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비하인드 스토리 


미션 1. 녹화 12시간 전, 대체 발표자를 섭외하세요.

물론 다른 콘퍼런스처럼 내부 홍보를 진행하고 Call for Speaker를 진행했어야 하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임의로 잡아둔 일정은 승인받은 시점으로부터 약 2달도 남지 않았고, 홍보를 위한 포스터나 프로세스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다. 따라서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발표를 진행해주실 발표자 분들을 내 마음대로 선정해두고 그분들을 컨택하는 동시에 테크 리더 분들께 추가 추천 및 섭외를 요청드렸다. 

하나 둘 재택을 하고 있던 시기였는데, 발표자 분들께서 사무실에 출근하시는 일정에 맞추어 찾아뵙고 직접 섭외하고 설득했다. 처음 하는 행사다 보니 조심스러워하셨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며 흔쾌히 응해주셨고 덕분에 나는 발표자 섭외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다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ㅋㅋ


녹화 전날 발표까지 채 12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세션 하나가 급하게 취소되었다. 두둥..!

프로 운영자분들께는 놀랍지 않은 일일 수 있으나… 나에게는 꽤나 큰일이었다. 발표자분이 따로 전화까지 주시며 상황을 설명해 주셨는데 너무나 이해되는 상황이었다. 너무나 죄송해하시기도 했고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괜찮다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안심시켜드렸지만… 사실 속마음은 전혀 괜찮지 않았고요… 울고 싶었꼬요… 그래도 해달라고 조르고 싶었고요…. 흙


당장 세션 하나를 줄여서 웹사이트 구조부터 디자인 등등 모든 것을 바꾸는 것보다 텍스트 수정이 쉽다고 판단했고 급하게 발표자 한 분을 추가 섭외했다.

녹화 하루 전날, 퇴근 9분 전 폭탄을 던지고… 고작 소고기로 마무리하려고 했다…

당시에 빠르게 발표 준비해주시고, 친히 당시 슬랙까지 찾아주신 주희님 ㅅ…ㅏ…. ❤️



미션 2. 30분 드립니다. 발표 장표를 완성하세요.

그렇게 마지막 발표자까지 섭외를 완료하고 녹화 당일이 되었다.

현장에서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신이 없었는데, 현장에서는 뭐든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간과했다. 동선만 잘 짜여 있고, 발표자분들이 제시간에 와주신다면 프리 팔 사진 촬영, 녹화 지원까지 혼자서 다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바보..) 그렇지만 발표자 분들은 조금씩 일찍 오셨고, 메이크업 차례를 대기하거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나를 도와주셨다. 카메라 앞에 선 발표자 분들을 웃겨 주시거나 ㅋㅋㅋ 간식을 챙겨주시는 등 행사장 정신이 없었지만 진심으로 즐거웠다. 이 경험을 통해서 이런 대규모 행사가 단순히 참여자 분들 뿐 아니라 발표자 분들께도 즐거운 이벤트가 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배웠다. 


그렇게 나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을 때, (그럼 그렇지) 또다시 고비는 찾아왔다.


마지막 일정으로 녹화가 잡혀있었던 발표자 한분께서 다급한 목소리로 들어오시며 녹화 일정을 미뤄달라고 하셨다. 장표는 아직 시작도 못하셨고… 하고 싶은 말은 5줄로 정리해오셨다고 하시면서…. 하하 


또다시 언급하는 것이지만 당시에는 시간이 없었다. 발표도 한 번에 녹화를 해야 했고 편집할 시간도 부족했다. 다행히 5줄의 내용이 우아콘을 준비하면서 수없이 들어온 내용들이었고 이 정도라면 장표 디자인까지 직접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메이크업을 요청드렸고 헤어와 메이크업이 진행되는 30분 동안 장표 작업을 완료해 녹화 시작 직전 발표자 분께 브리핑을 해드렸다. 지금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그럴 일인데… 무슨 초인적인 힘이 났는지 녹화까지 일정 지연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덕분에 녹화 시작 직전 발표자로 끌어들인 주희님의 소고기는 이 발표자분이 대신 사주셨다 ㅋㅋㅋㅋㅋ 



마치며  

아마도 우아한형제들에서의 3년 반의 시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개인적으로는 2020년 말 진행되었던 우아콘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첫 1년을 농축시켜 다시 2개월 동안 경험한 느낌이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우아한형제들이라는 회사를 또 내가 하는 업인 Developer Relations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또 애정 하게 되었다. 


또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외부로 나가는 메시지가 가지는 힘은 내부 조직의 단단함에서 나오고, 결국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남는 건 감사함 뿐이다. 온라인 이벤트는 1도 모르던 나를 하나하나 가르쳐주시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 주신 대행사 팀장님, 배려하는 소통으로 전체적인 비주얼을 책임져주신 디자이너님까지… 이런 분들 덕분에 프로페셔널이란 무엇인지까지 배우게 되었으니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될만하지 않나 싶다 :) 

                     

매거진의 이전글 사내 설문 응답률 높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