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일하기] 퍼스널 브랜딩 과정 1기를 마치고
퇴사한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온전히 나를 책임지고 싶었다. 회사의 사정이나 누군가의 개입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의 미래와 계획이 내 손에 달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퇴사를 결심했다.
퇴사 이후에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충분하게 보내면서 가장 집중했던 것은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 그리고 그 일을 실행할 계획이었다. 이런 시간을 보내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시간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큼 차분하고 안정적이지 않다는 걸 알 텐데, 지난 6개월은 그전에 느끼지 못했던 불안정함과 혼란의 연속이었다. 이 시간을 보내고 나서 내가 깨달은 한 가지는 내가 기여하고 싶은 한 가지가 확실하다면 결코 내 소속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앞으로 나의 커리어 계획이 다시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건 아니면 나를 필요로 하는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건 내가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지가 명확하다면 나의 소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퇴사 전 나는 Developer Relations 팀을 이끌며 기술 조직 브랜딩을 담당했다. 기술 조직 브랜딩은 결국 구성원 하나하나의 목소리와 그들의 참여로 완성되고 또 확장될 수 있는데, 그래서 우리 팀이 했던 대부분의 업무는 더 많은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대내외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대외 활동을 지원하면서 내부 개발자 분들 뿐 아니라 수많은 (다양한 소속의) 개발자 분들을 만나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우리 팀이 기획한 다양한 행사 그리고 프로그램에 많은 내부 개발자 분들이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분들의 퍼스널 브랜딩이 구축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았고, 그 어느 시점에서는 이런 좋은 기회들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특정 몇몇 회사에 소속된 사람들은 그 회사에 재직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평판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에서 제공하는 좋은 기회와 환경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취직과 입사에 같은 정도 혹은 더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단지 회사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덜 알려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입사 후에도 회사와 본인을 알리기 위해 또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
나를 알리는 노력은 물론 내가 가진 Core Value가 있다는 전제로 시작되어야 한다.
이 Core Value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소속과 상관없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이 과정에서 본인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얻기를 또 그 과정에 내가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생각이 마무리가 되어갈 때쯤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난 사람들은 내가 가진 고민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소개해 주었고, NEXT STEP 대표님이신 박재성 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너무나 공감하는 이야기예요, 그걸 어떻게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 한번 고민해 보세요 수민님. Next Step을 얼마든지 활용하셔도 됩니다."
든든한 응원의 한마디에 NEXT STEP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형태라는 틀 안에서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틀이 갖추어지니 커리큘럼과 과정에 필요한 교육 자료의 초안은 2-3시간 안에 완성되었다.
보잘것없는 초안에도 재성님과 프로그램 매니저님은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고, 교육 과정을 함께 운영할 민석 님도 공감하고 교육에 참여를 확정해 주셨다. 개발자의 퍼스널 브랜딩 워크숍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퍼스널 브랜딩 워크숍 1기는 6주에 걸쳐 진행되었다.
크게 [브랜드 구축]과 [브랜드 확장] 2가지 주제로 나누어지는데. 퍼스널 브랜드 구축을 위해 스스로에 대해서 돌아보고 현재 내가 수행하는 역할을 바탕으로 강점을 발굴하는 과정과 이렇게 정립한 나의 퍼스널 브랜드를 확장하는 대외활동을 계획하고 또 실제로 수행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에 더불어서 총 2개의 특강이 진행되었는데, 현업 개발자 분들이 직접 퍼스널 브랜딩 구축 과정과 확장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공유해 주셨다.
이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기 과정이 마무리되었는데, 여운이 참 오래간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쳤는데 이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단어는 보람+뭉클함+감사함인 것 같다. 참여 후기도 없는 1기 과정인 데다가 교육의 형태도 생소했을 터라 참여 신청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마지막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다. 감사를 표현해야 할 사람은 나인 것 같은데 오히려 나에게 감사다고 하신다. 말로 부족하다고 꽃송이와 함께 메시지를 전달해 주셨다. 이런 과분한 마음은 처음 받아봐서 얼떨떨했는데 그게 가시자 이 이름 모를 감정에 휩싸였다.
성공적이었던 1기 워크숍에 힘입어 [나답게 일하기] 개발자의 퍼스널 브랜딩 과정 2기 오픈을 확정했다.
1기 과정이 마무리된 바로 다음날 NEXT STEP 프로그램 매니저님과 미팅을 진행했고, (또 힘을 얻었고 ❤️)
2월 21일을 시작으로 2기 모집이 시작될 예정이다.
2기 과정부터는 1기 참여자 분들의 피드백과 프로그램 매니저님의 피드백을 십분 반영하여 몇 가지 수정 사항을 반영하였다.
브랜드 구축 그리고 브랜드 확장을 분리하여 교육을 진행한다. 2기에는 [브랜드 구축] 과정에 집중해 4주간 교육이 진행된다.
시작 시간은 있으나 끝나는 시간은 없다. 물론 2시간 30분이라는 대략적인 목표는 있지만 편한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시작 시간이 변경된다. 이동 시간과 식사 시간이 확보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애매한 시간일수록 사람들이 정각에 온다는 꿀 정보를 반영하여 7시 20분에 시작된다.
이 과정이 특별한 이유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계별 스텝 하나하나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점이다. 과정을 이끌고 있는 나 또한 이 과정을 다듬어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더욱 다양한 채널과 방법을 통해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고민하고 또 길을 찾아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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