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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봉봉 Aug 03. 2019

2년차 독립서점입니다. 동네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갑니다

2년만에 도도봉봉 창업일기

서울 도봉구의 독립서점으로 출발한지 벌써 2년여가 흘렀다. 그동안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던 독립서점들이 상당수 문을 닫는 모습을 여러번 지켜봐야 했다. 그들도 처음 독립서점을 시작하는 마음도 우리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그들이 처음 서점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벅찬 감정이며, 가장 친한 친구에게 줬을 초대 메시지며, 첫 책을 입고 받았을 때의 다짐이며. 


그들에게 공감했기에 멀리서나마 응원하곤 했다. 중심부의 경쟁에서 한 발 비껴서서 나만의 생각과 가치를 중심으로 주변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생각 말이다. 그런 서점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시큰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지속성을 가진 서점이 되기 위한 고민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서점의 낮은 수익성...힌트를 얻기 위한 여정


독립서점이라면 겪기 마련인 비슷한 어려움을 모를 순 없다. 지속가능한 영향력을 꿈꾼다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중요할 수밖에. 많은 독립서점들이 책만 팔아선 쉽지 않다고 말한다. 교보그룹 조차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자리에 서점 대 다른 매장을 열면 그게 무엇이 됐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하는 형편이다. 서점은 사회적 가치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설명을 달면서다.  


실제로 책에서 나오는 수입은 사실 미미한 수준이다. 책 한 권 판매에서 얻어지는 수입은 대체로 판매가의 30% 수준이다. 1만2000원 책을 팔면 수익은 3600원 정도다. 하루에 스무 권을 팔아야 7만 원 정도가 수중에 들어온다. 도도봉봉의 경우, 한달에 30여 권을 팔 때도 있었다. 하루 일당도 채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많은 독립서점이 겪는 비슷한 상황이기도 하다. 서점으로서 수익성은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가 느낀 교훈이다. 


보통 우릴 동네서점이나 독립서점으로 부른다. 자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큐레이션을 강조하는 쪽이라면 독립이라는 단어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고, 지역과 부대끼며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선 동네에 방점이 찍힐 것이다. 이점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창구로서 서점의 역할 보다는 독립과 동네가 주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결국은 기존 서점이 가지지 못한 연결의 가치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게 아닐까. 우리가 느낀 교훈이다. 


모임과 사업 중심으로 재편...서점 아닌 이야기 공간으로


서점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모임을 통해서 서점의 가치를 높여보려 했다. 우선은 모임. 독립서점으로서 공간을 사랑하는 다양한 문인을 비롯해 시인들과 힘을 합쳐 모임을 열었다. 

임지은 시인이 자신이 쓴 시집 '무구함과 소보로'에 수록된 시를 낭독하고 있다. 
로컬셥 연구잡지 브로드컬리로 유명한 조퇴계 작가가 자신의 작업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한 독립출판 소개 행사에서 도도봉봉 부스를 마련해 출판물을 소개했다

지역 관련 사업을 지자체 혹은 여러 단체와 협력해 진행해보기도 했다. 서점이라는 역할을 넓게 해석해서 마을의 작은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좀 더 가져가고자 했다. 


그러한 노력을 통해서 도도봉봉 주인장들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쉼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쉴 만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여전히 책을 통해 얻는 수익은 미미하지만, 다행히 이러한 사업들이 성과를 조금씩 거두기 시작했다. 월세를 꼬박꼬박 납부하고 좋아하는 책을 계속해서 들여올 수 있는 수준까진 됐다. 


우리가 작게나마 영향력을 갖추면서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재미있는 시도들도 꾀할 수 있게 됐다. 어떤 프로젝트들인지 앞으로 브런치를 통해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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