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켓 팝송 Mar 07. 2021

Faith -George Michael

태홍이네 집에 갔을 때 태홍이 누나 방에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왬. 태홍이가 주위를 살피더니 카세트 테이프 중에서 왬을 꺼내 들었다. 가지런하게 놓인 테이프 위에 있던 보랏빛 손수건이 한 번 펄럭였다. 누나가 돌아오기 전에 들어야 한다. 우리는 금성 카세트를 틀었다. 테이프가 돌아가는 회전에 따라 노래가 흘러나왔다. 라디오에서 듣던 그 노래가 맞았다. 조지 마이클과 앤드류 리즐리가 스포츠머리 중학생에게 리듬을 설파했다. 태홍이는 B면 세 번째 곡도 감으로 한번에 돌려 맞췄다.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으레 그들의 노래가 들려왔고, 모쏠이면서 크리스마스가 되면 옆구리가 더 시리다며 히죽거렸다. 조지 마이클 1집이 나왔을 때 태홍이와 나는 'Faith'의 호흡으로 살았다. 훗날 그가 동성애자였다는 얘기를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예수였다. 조지 마이클은 2016년  성탄절에 영국 옥스퍼드셔 고링온템스의 자택에서 53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작가의 이전글 People Are Strange – Doors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