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가 버린 멤버 '피트 베스트'가 말하는 행복의 가치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그냥 흘려보내고 순리에 맡겨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비틀즈의 명곡 Let it be 중에서-
80년대 태생이라 시대는 다르지만 여러 음악을 즐겨 듣다 보니 한때, 올드팝의 매력에 푹 빠져있던 적이 있었다. 작년 하반기 영화‘보헤미안 랩소디’로 다시금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밴드 '퀸(Queen)'이 70~80년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락 밴드라면, 1962~1970년까지 8년이란 짧은 활동 시기에 비해 엄청난 임팩트를 남기며 더 큰 사랑을 받던 락 밴드가 있었다.
바로 ‘비틀즈(The Beatles)'
그들은 1960년 영국 리버풀에서 결성되어 1970년 마지막 앨범 Let It Be를 남기고 해체하기까지 그들 만의 철학과 멜로디를 담은 새롭고 신선한 음악 양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대중음악의 확장에 기여한 선구자들로 불리기까지 한다.
참고로 그 당시, 보수적인 영국에서 음악인이 훈장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한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3월 10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비틀즈의 리더 '존 레논'에 대한 전시회가 있었다.
그곳에는 존 레논이 비틀즈의 멤버로 활약하던 시절부터 그의 극성팬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기까지의 일대기가 영화처럼 소개되어 있었으며 행위예술가 오노요코와의 운명적인 러브스토리,
베트남 전쟁 반대운동을 벌이던 사회운동가의 색깔을 띤 존 레논의 진면목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눈길을 끈 것은 그가 유명해지기 전, 비틀즈 멤버들 간의 일화였다.
물론, 이 부분은 전시회에서 비중 있게 소개된 내용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그 일화가 더욱 마음 깊숙이 다가왔기에 소개하려고 한다.
비틀즈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 전, 비틀즈는 쿼리멘(The Quarrymen)이란 밴드로 활동하고 있었고 비틀즈로 이름을 바꾼 뒤에 EMI 음반사의 기술자에게 오디션을 보게 되면서 급격한 멤버 교체가 있었다고 한다. 오디션을 보기 직전에 갑자기 탈락된 멤버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피트 베스트’
비틀즈의 초창기 시절에는 피트 베스트라는 드러머가 있었다.
그는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로 사실상 인기도 제일 많았지만 비틀즈의 첫 음반 계약이 진행되고 난 뒤, 세 멤버는 매니저 '브라이언 앱스타인'을 통해 그를 해고시켰다. 그리고 지금까지 알려진 유쾌한 미소의 콧수염 드러머 ‘링고 스타’를 영입하게 된다.
6개월 후, 비틀즈가 지구 상에서 가장 유명한 4인조 밴드가 되어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때쯤, 전 드러머 피트 베스트는 심각한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까지 기도하는 지경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음악활동도 시도하였지만 계속해서 이렇다 할 성공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그가 비틀즈의 멤버였다는 것도 점점 잊혀져갔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고 1994년 인터뷰에서 피트 베스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계속 비틀즈의 멤버로 지냈다면 지금처럼 행복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그의 말에 의하면 비틀즈에서 쫓겨난 일로 무척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그 덕분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으며 더 이상 인기와 인정에 매달리지도 않을 수 있는 자유를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중음악의 역사에 기리남을 대단한 성공가도를 달리기 직전, 팀원들 전원의 지목으로 탈락...
‘만약 내가 저런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동정심과 안타까움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난 일들을 돌아보며 행복을 다시 정의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행복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사실, 행복이란 가치는 매우 주관적이라 무엇이 더 가치 있는지는 각자가 정의하기 나름인 것 같다. 그러나 주관적이더라도 행복을 얻기 위한 좀 더 안정적인 가치는 분명 있을 것이다.
만약, 타인으로부터의 인기와 인정에 의미를 둔다고 했을 때의 행복은 타의에 의해 판가름되며 그 행복이란 가치는 상황에 따라 쉽사리 흔들리는 불안정한 가치가 될 수 있다.
성공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또한, 성공이란 것은 노력한다고 해도 꼭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에 어쩌면 평생 행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별한 성공이나 인정에 대한 욕구보다 사랑스러운 가족, 안정적인 결혼생활의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는 피트 베스트는 일상에서 좀 더 가깝게 찾을 수 있는 가치를 행복으로 찾으면서 더욱 행복한 삶을 살게 되지 않았을까?
주목할만한 점은 1995년, 비틀즈의 초창기 시절의 음원을 담은 "The Beatles Anthology" 앨범이 발매되면서 피트 베스트는 그가 참여했던 초창기 비틀즈의 앨범 수익을 받게 되었다는데...
그 수익은 평생 공무원으로 일해오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고 하니 정말 희대의 새옹지마가 아닐 수 없다. 이제 70대 백발의 노인이 된 그는 비틀즈 관련 사업으로 꾸준히 활동 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