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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꼭그래 Feb 25. 2019

[영화] 아멜리에

색채 영화의 즐거움

영화에서의 색


색을 이해하는 것은 미술과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중요하다. 색의 느낌을 통해서 인물과 공간의 입체감을 더한다. 색은 또한  영화 내용이나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을 감각적으로 기억하게 한다. 색 잔상의 기억을 토대로 관객은 스토리, 배우들의 대사와 장소를 연결해 영화를 재구성하면서 이해에 도달하려 한다. 그렇게 색은 영화에서 메시지 전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관객마다 영화를 통해서 받은 색의 느낌은 다를 수 있다. 개인의 취향과 문화적 차이에 따라 색 감정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자성어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아멜리 플랑이 아닌 아멜리아로 영화 제목을 정한 것처럼 색도 느낌의 내용이 감독과 관객이 소통가능해야 이해될 수 있다. 


프리즘으로 빛을 굴절시켜 광선들의 조합이 색이라는 것을 발견했던 아이작 뉴턴의 1665년 광학적 사실의 발견은 정신적인 영역에서 다뤄지던 색채에 관한 논의가 신체 감각의 영역에서 다뤄지고, 더 나아가 색채는 인간과는 별개로 자연의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광학적 사실을 참고하더라도 색은 지금도 예술에 있어서 감각기관의 시각적 사실에서 다뤄지고 있기는 하다. 그 논의들의 과정에서 얻어낸 일반적인 결론은, 색이 인류 보편 감각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으며, 색채 문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며, 개인의 경험에 의해 색에 대한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영화에서는 색으로 의미를 전달하려 할 경우에 복잡한 색의 혼합과 화면 채색 대신 색료(빨강, 파랑, 노랑)와 색광(빨강, 녹색, 파랑)의 원색을 이용한다. 대표적인 영화가 장 피에르 쥬네 감독의 2001년도 영화 아멜리에다.


색의 표정

성장기와 사랑에 관한 영화는 많고도 많다. 그럼에도 영화 개봉 당시 주인공 아멜리 플랑의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따라 할 만큼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은 다른 로맨스 영화들이 단지 사랑의 서사에 머물렀다면 아멜리 플랑의 이야기는 아멜리의 순수하고 따뜻한 표정을 관객 자신들의 내면에서 발견하고 그것을 끄집어 내줬다는 점이다. 외부의 객관적 사실에 의해 평범함으로 평가된 개인에서 발견되는 특별함은 내면의 질감과 색감과 같은 감각의 차이로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 것이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초상화와 같은 영화 포스터에서 그 점을 발견하게 된다.


"아, 저 표정 나에게도 있지!", 오랫동안 초상화가 특별한 지위나 미적 모범이 되는 얼굴을 그렸다면 아멜리 플랑의 영화 포스터는 보통사람의 초상화라는 점에서 관객의 표정과 같음을 발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방식에 있어서 옛 초상화와 동일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동의하기 어렵겠지만,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표정과 비슷한 느낌이다. 몇 장면들에서 떠오르게 되기도 하는데, 영화가 시작되면서 어린 아멜리가 붉은색 체리로 귀걸이를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영화 중반에 터번을 쓴 머리 모양을 하기도 한다. 아멜리 플랑의 귀는 머리카락으로 가려졌으며 아멜리의 표정이 좀 더 풍부한 차이가 있지만 광원과 시선의 처리는 두 소녀가 거울을 보는 듯 일치한다. 또한 주변 색을 통해서 표정의 깊이와 느낌의 풍부함을 준다는 점이 비슷하다.


요하네스 베르메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영화화되기도 했던 소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원작자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관한 소설을 쓰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녀의 표정은, 변할 수 없음에도, 늘 달랐다." 그녀의 방에 걸렸던 많은 그림들이 지루함에 다른 작품으로 교체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유일하게 교체되지 않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다른 그림들과 달리 마주할 때마다 변화하는 느낌을 주었기에 여전히 자신의 방 안에 있다고 한다. 그림이 정말 달라졌을까?


모나리자가 관객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관람자가 관찰자가 된다. 모나리자의 시선이 정적인 온화함으로 관람자의 내면으로 향하고 있다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표정은 관람자와는 상관없이 심연의 바닥에서 빛으로 끌어올린 그림 속 소녀 자신의 표정이다. 모나리자가 심미적이라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감각적이다.


이 초상화는 터번을 한 소녀라 불렸었다. 이국적인 머리장식이 당대 유럽인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했겠지만 후대 사람들은(베르메르가 귀찮은 듯) 두세 번의 붓 터치로 그려낸 귀걸이의 역할에 주목했다. 소녀의 전체적인 얼굴을 보다가 그녀의 귀걸이에 시선을 (그림을 확대해 보면 귀걸이는 귀에 걸려있지도 않다) 돌리게 된다. 잠시 후 소녀의 얼굴을 다시 보면 처음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것이 귀걸이의 역할이다. 찰나의 순간 우리 마음의 조리개와 영혼의 각도가 소녀의 얼굴색을 새롭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어둠에서 태어난 듯 반짝이는 눈과 태양 같이 뜨겁게 달아 오른 입술 사이로 따뜻한 숨이 나오는 것만 같다. 신을 만나는 이마는 신성한 하늘색인 파란 터번이 감싸고 있다. 소녀의 시선을 피해 귀걸이로 향했던 관람자의 시선은 용기를 얻어 소녀의 눈동자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낯선 소녀의 시선과도 같은 이 소녀의 얼굴은 빛과 어둠의 명암, 차가움과 뜨거움의 색채 입체감 안에서 변화한다.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자신의 감정에 따라 색을 받아들이는 양을 달리했기에 소녀의 표정은 늘 변했던 것이다.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화가들이 색채가 형태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안 것은 의외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낭만주의에서 시작되어 후기 인상주의에서 색은 존재와 형태에서 자유를 얻어 색 자체가 조형요소가 된다.

빈센트 반 고흐, 침실

빈센트 반 고흐의 침실을 보면 빛의 각도와 밝기에 따라 색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고흐만이 광원의 위치와 빛의 각도를 알 수 있을 뿐 관람자는 알 수 없다. 같은 공간이면서 색의 차이에 의해 느낌은 달라진다. 색이 공간을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사물의 형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변하고 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색이 정신의 영역에서 관념적으로 다루어지던 고대와 중세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금도 그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도 아니다. 색에 의해서 특정한 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고흐의 색이 광원의 위치와 양에 따라 달라지듯 우리의 표정도 감정에 따라 달라진다. 아멜리의 얼굴 표정도 그녀의 감정에 따라 변화한다. 그렇다고 표정이 마음을 정확히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영화에서 마음의 상태를 설명하는 방식에는 배우의 독백이나 내레이션을 통해서 가능하겠지만 그것 또한 불충분하다. 영화 아멜리에서는 내레이션과 배우의 얼굴 표정과 함께 마음의 표정을 공간과 사물들의 색으로 표현을 더해 주고 있다. 색을 통한 인물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방식은 관객이 영화에 대한 대부분을 잊는다 해도 아멜리의 표정의 느낌을 오랫동안 기억되게 한다. 색에 의한 이해를 통해 공감까지 도달되는 시간이 짧아지고, 아멜리아는 사랑 받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네 가지 색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 아멜리의 한 장면

아멜리 플랑의 침실을 보면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의 빨강과 녹색을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아르놀피니 부부의 침실보다  아멜리의 침실이 좀 더 따뜻한 분위기인 점은 빨강과 녹색의 혼합색인 밝은 노랑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침실의 색은 빨강, 초록, 노랑이지만 영화 전체에서 파랑이 숨겨졌으며 빛의 삼원색(빨강, 초록, 파랑)으로 영화의 공간이자 아멜리 플랑의 내면의 공간을 표현했다. 파란색이 사용되는 장면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의 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폴 고갱, 황색 그리스도

감독의 농담 같은 몇 가지 것들이 침실에서 보이는데, 아르놀피니 부부의그림에서 침대 위의 천사와 아래쪽 강아지를 영화에서는 아멜리의 침대 위 액자에 목 보호대를 한 개와 진주 목걸이를 한 공작새의 그림으로 바꿔놨다.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에서 예수의 열 가지 고난을 상징하는 거울은 사라지고 영화에서는 폴 고갱의노란색으로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폴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를 보면 종교적인 몸에서 떠나 자연과 같은 노란색이 된다. 결혼이나 사랑에관해서 종교적이거나 관습적인 생각보다 자연 감각에 의한 시선을 감독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 빨강은 사랑을, 초록은 결합과 생성, 노랑은따뜻함을, 파랑은 자유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감독이 제시한 색의 상징성은 한국 문화의 색의 상징성과 비슷하다. 이점이 영화 아멜리에가 한국인들에게 사랑 받았던 이유다.



빨강

니노와의 만남에서 사랑의 감정이 요동치는 아멜리 플랑의 심장 색인 빨강은 한국인들에게 오랫동안 주술적이며 이념적인 색이었다. 한국인들에게 붉은색은 주로 정신적인 영역에서 다뤄졌었다. 경남 함양군 벽송사에는 조선인들에 의해 세워진 마지막 붉은 색칠의 목장승이 보존되어있다. 민간에서 사용했던 부적이나 장승처럼 사찰 장승의 역할도 악귀를 막아내고 문자를 모르는 외부인들에게 사찰의 금기를 존중해 줄 것을 알리는 역할이었을 것이다. 장승에 칠해진 붉은색을 정신적이거나 육체적인 "사랑"의 상징으로 해석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경고와 진리라는 의미의 색으로 사용되었다.

경남 함양군 벽송사 장승, 강원 강릉 율곡 박물관 향토전시실


한국인에게 빨강의 어원은 시각적 사실에 바탕한 것이었다. "붉다"라는 말의 근원은 "밝다"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한국의 문화 전반에는 이 "밝다"라는 시각적 의미가 생활 전체에 폭넓게 이용되어 왔다. 세상을 밝히는 색으로서 주로 왕과고관대작들의 관복에 이용되었을 만큼 높은 지위를 상징하는 색이었다.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붉은색 옷을입을 수 없었지만 특별한 의식을 행하던 무녀들은 의식에 붉은색 옷을 입기도 했다. 민간에서는 동짓날피와 같은 색인 팥죽을 끓여 먹거나 집안 곳곳에 뿌리거나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 뿌려 악귀의 접근을 막으려 했다.아이들의 머리에는 붉은색 댕기를 달아 악귀가 붙지 않게 하기도 했다. 중국의 관념적 의미와한국의 시각적 의미가 결합된 부적도 붉은색을 사용했다. 


한국의 이념적 색채감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중국의 음양오행사상에서 오방색의 하나인 붉은색은 남쪽을 지키는 신神인 주작이라는 새의 색이다. 주작의붉은색은 불火을 상징한다. 이 불은 음양오행 사상에 의하자면 자연의 균형을 위해 짝이 되는 물을 상징하는청룡과 함께 세상에 출현한다. 그래서 빨강과 파랑은 한국 전통 복식의 배색이 되었다. 겉 옷이 붉으면 속 옷은 푸른색을, 겉 옷이 푸른색이면 속 옷은붉은색으로 했다. 문화 전반에 걸쳐 이용되었던 이 배색 관계는 시각적 사실뿐만 아니라 자연관과 사후세계관을 형성하는 데에도 커다란 영향을 가졌다. 그러나 "밝음"을 의미했던 이 붉은색은 남북 분단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반백 년 동안 이념의 색으로서 "어둠"을 의미했다.


빨강의 열정을 잊은 것은 아니었다. 한국인들은 아멜리아의 사랑에 공감했으며 2002년에는 거리와 광장을 붉게 물들였었다. 한 조사한 결과에서 100명의 한국인 중에서 87명이 빨강을 열정의 색으로 생각했다. 물론 자신이 생각하는 색에 관해서는 그렇지만 사회적인 색에 관해서는 여전히 붉은색과 파란색은 정치적인 연상 때문인지 부정과 긍정이 비슷하게 나뉘었다.


초록

시각적으로 풀의 색이라 하는 초록은 영화에서 젊음, 관계의 생성, 창조, 성장을 의미한다. 자신과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와 맺어주기의 장면에서 초록이 사용되며 아멜리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성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멜리의 미숙함도 제시되고 있다. 성장을이끌어 내는 것은 사랑을 의미하는 빨강이다. 아르놀피니부부의 결혼식 색과도 같으며 한국의 전통 혼례복 배색과도 같다. 대부분의 성장이야기가 그렇듯 색의 배색처럼미흡함과 함께한다.



엘리자베스 키스, 한국 신부


시각적인 구분을 하기는 했지만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숲의 색초록과 바다 색 파랑은 관념적으로는 모두 자연을 상징하는 색이었다. 푸르다는 말의 어원도 풀에서시작되었다. 미성숙함을 의미하는 새 파랗다와 풋의 어원도풀에 있다. 봄이라는 생명의 시작 색이기도 하여 아이의 출산이 있으면 소나무나 대나무의 가지를 집 앞에 장식했으며 굿에 있어서도 생명과 자연의 신이 푸른 잎의 나무에깃든다 생각해서 굿에 산신령을 모시는 용도이기도 하다. 생명의생성관 관련해 생각했던 녹색은 하층민까지 의복에사용이 허락되었다. 녹색은 주로 여성 혼례복에서사용됐다. 혼례복을 구할 수 없었던 신부는 평상복이면서 값싼 녹의홍상을 입고 혼례를 치르기도했다. 영화에서처럼 한국의 녹색도 성장과 새로운 관계에 관한 의미다.하지만 지금의 결혼식에서는 사용되는 전통 혼례복은 새로운 관계와 성장의 의미인 초록보다는 사랑을의미하는 빨강이 더 강조되고 있다.



노랑 

영화에서 노랑은 태양의 따뜻함과 불확실한 일상으로의 진입이라는 의미다. 이상한나라의 앨리스가 노란색 길을 따라갔던 것처럼 아멜리 역시 노란색의 안내에 따라 따뜻한 시선으로세상과 사람들을 보게 된다. 녹색의 성장이 미숙함에서출발하듯이 노란색에 의한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에는 겁 많은 아멜리 플랑의 소극적인 태도에서시작된다. 또한 아멜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고갱의 노란색과 같이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관한 색이기도 하고.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고흐의 노랑처럼 시선을 끌어당기는 색이기도 하다. 


고흐,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

노랑의 어원은 누르다에서 시작되었다. 누른밥을 누룽지라 하듯이 노랑은 초록보다 더 미완의 의미다. 마음의 인색함을 의미하는 노랭이와 건강의 결핍인 하늘이 노래지다와 싹수가 노랗다는 말처럼 노랑은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그리 좋은 의미를 가지지는 못했다. 지금의 유아를 의미하는 것처럼 노랑은 녹색보다 미숙함을 의미해 어린 소녀들이 입었던 저고리의 색이기도 하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황천黃泉이라 하기도 한다. 중국의 음양오행에 따르면 사정은 달라진다. 세상의 중심이며 부와 지혜를 상징하는 문명세계의 통치자인 황제의 색이었다. 미숙하고 귀여운 병아리의 색이기도 하지만 노른자라는 중심과 중요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파랑

지금은 그 지위를 잃었지만 유럽에서 파랑은 종교적인 색이었다. 신과 예수, 성모 마리아의 신성한 색이었다. 영화에서 파랑은 자유와 시간을 의미한다. 자유로운 삶의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환기시키는 데 사용된다. 자신의 명백한 결함을 스스로 보지 못하듯 파랑은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색이다. 영화에서 파랑이 사용된 곳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다.


초록에서 언급했듯 파랑의 어원은 풀이다. 초록이 숲과 결합되었다면 파랑은 하늘과 바다의 색으로 무한한 깊이와 넓이, 순환과 재생의 의미를 갖는다. 높은 지위를 갈망하는 청운의 꿈과 같이 측정할 수 없는 하늘의 높이를 빗대어 말하기도 하고 시퍼런이란 말과 같이 하늘과 바다의 위력에 인간의 무력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색의 느낌


앙리 마티스, 모자를 쓴 여인

우리는 때때로 어떤 색을 보면 맛이나 형태를 연상하기도 하고 감정과 감각의 미세한 울림을 전달받기도 한다. 본다는 것은 보인 것이고 이미 두뇌에서 처리되어 색채에 대한 판단이 내려진 상태다. 그것에서 감정으로 가느냐 혹은 감각으로 전달되느냐는 개인적인 취향과 경험에 의하기도 하며 문화적 가치판단에 따르기도 한다. 우리 시각과 두뇌와 마음과 감각이 찾아내려 하는 것은 슬픔이나 분노, 질투보다는 즐거움과 기쁨이다. 시각적 즐거움을 색채로 극대화하려 했던 화가가 앙리 마티스였다. 


영화 아멜리 플랑의 공간은,자신의 작품이 아이들이 재밌어 하고 색이 주는 기쁨이 가득한 그림이었으면 했던, 앙리 마티스의 작품들과 겹친다. 금붕어, 붉은 방, 마티스의부인 아멜리 파레르의 초상, 화가의 가족, 그리고 이카루스까지마티스의 작품에서 아멜리 플랑의 캐릭터와 삶의 공간, 영화의서사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색채영화의 본질은, 현재의기술에 의해 컬러로 찍힌다고 해서 컬러영화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색채들의 구성이 관객에게 즐겁거나 재밌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시각예술로서의 영화다. 장 피에르 쥬네 감독은색채의 즐거움을 영화에 실현하기 위해 색채의 마술사 마티스의 도움을 받아, 마티스처럼 거칠게 색을 칠하지 않았지만, 자신만의 영화적공간을 만든 듯하다. 도상학적 즐거움을주는 작품이 드물어진 요즘에 영화 아멜리에는 다시 봐도 색채가 주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영화라는점은 분명하다. 때로는 영화를 통해서 어떤 색채가 즐거움이나 불쾌감을 주는지 자신의 색 감정과 감각을측정하는 기능을 하기도 하는데 아멜리아는 그 역할에 적합한 영화다. 



※참고문헌, 색채의 연상, 저자 조영수, 펴낸 곳 가디언

※참고 논문, 韓, 中, 日에서 적색(RED)의 의미와 상징에 관한 연구 2,: 한국 적색(KOREA RED)의 정립과 활용. 저자 이지영, 권영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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