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빙
삶을 종이 위에 올려둘 때
내 검은 발자국들은
계약서에 가까울까 시에 가까울까
미래는 시적 허용되어 무엇이든 가능할 듯한데
과거는 계약서 같아서 항상 오늘을 묶어둔다
사인한 적 없는 시간들과
결국 오늘로 시인될 미래들만
내 앞뒤로 빼곡히 들어서 있다
계약서가 놓여있고
내가 놓여있고
시가 놓여있다
나는 매일같이 묶여서는
모든 것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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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무엇이든 허용되는 시야
원하는 건 무엇이든 볼 수 있는
그런데 그건 오늘은 읽을 수 없는 시야
미래는 오늘의 난독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