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17. ACC 창작공간네트워크 국제포럼
10월 17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주최한 제8회 ACC 창작공간네트워크 국제포럼(이기모 아시아문화원 큐레이터 기획)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아시아 국가 간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광주를 문화담론의 중심지로 부흥시키고자 2011년부터 매년 꾸준히 추진되는 행사다. ‘리셋! 아시아 도시들: 도시 공동체와 예술적 활동’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동시대 아시아 곳곳에서 벌어지는 예술적 실천의 다양한 양상을 살피는 한편, 예술이 미래 도시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캄보디아 태국 한국 홍콩 등 12개 국가에서 모인 17인의 작가 및 기획자, 공간 운영자가 토론자와 발제자로 참여했다. 행사는 ‘아시아 도시들, 예술과 문화’ ‘지속 가능한 친환경적 도시와 좋은 삶’ ‘도시 공동체와 예술적 활동’ 3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주제별로 참가자가 발표를 마친 뒤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만의 디지털아트센터 대표 로 리첸의 발제자 소개로 포문을 연 첫 번째 섹션은 국가나 지방자치정부가 주도적으로 도시정책을 세우고 신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예술가와 창작공간 운영자들이 어떻게 이에 대처하고 공생을 도모하는지를 살폈다. 반몰리반프로젝트 디렉터 펜 세례파냐, 유네스코 프로그램 부매니저 송첫눈송이와 로우자나프로덕션 디렉터 모하메드 알리 쉐이다, NTU CCA 큐레이터 안나 로베키오가 발제자로 나서 캄보디아 프놈펜과 아프가니스탄 바미안, 싱가포르의 현황을 발표했다.
두 번째 섹션은 아시아권에서 자체적으로 미래 도시모델을 개발했을 때 어떤 대안이 있을까를 가정하며, 그중 하나로 친환경적 도시를 제시하고 현재 환경보전을 키워드로 펼쳐지는 예술 프로젝트를 조명했다. 대만 뱀부커튼스튜디오 매니징 디렉터 아이리스 헝, 홍콩 HK팜프로젝트 디렉터 마이클 렁, 태국 숩하속아트센터 큐레이터 촌 자네프라파판이 친환경적 소재와 방법론을 장려해온 소속 단체의 프로젝트를 개괄하고, 참여작가의 개별 작업을 소개했다. 작가이자 이모저모도모소 대표 이미화는 ‘좋은 삶, 좋은 죽음’을 지향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환경을 작업의 주 요소로 활용하는지를 강조했다.
8개 단체의 사례발표로 이뤄진 마지막 세션에서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중국, 한국에서 활동가이자 예술가로 활약하는 기획자(차례로 여 리안 헹, 쩐 루웡, 나리타 케이스케, 첸윤, 류성효, 오선영)들이 정부나 기관의 지원에 기대지 않고 자생하는 독립예술공간을 운영하면서 맞닥트렸던 어려움을 거론하며 나름대로 터득한 운영 비결을 좌중과 나눴다. 포럼에 참여한 이들은 “오늘날 창작공간을 운영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주제를 다뤄 의미 있는 행사였다. 또 모호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또 국제적인 사례를 들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라고 입을 모았다. 구정연 큐레이터는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성은 모두 느끼고 있었으나 성사되는 일이 흔치 않은데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가 좋은 계기가 되었고, 특히 지난해 포럼의 연장선상에서 좀 더 깊고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도 긍정적으로 평했다. 포럼의 자세한 내용은 각 발제자들의 요약본을 국영문으로 엮은 자료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한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