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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비행기가 설렐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비행 알아가기 (3)

이어지는 글 입니다.



브르르르르RRRrrrrr

기장님: 네, 기장입니다.

사무장: 네, 캐빈메니저 입니다. 객실 뒤 쪽에서 강아지 짖는 소리가 나서요. 아무래도 벌크에서 나는 소리 같아요. 불편해하시는 손님들이 계시는데 어떻게 할까요?


2021년 어느 가을 날

제주에서 김포로 출발하는 비행기가 지연되기 시작되었다.


비행 출발 허가도 받았고

승객들도 다 탔고

짐도 다 싫었고

이륙 브리핑도 했고


할 거 다 했는데! 비행기가 한 동안 출발하지 못 했다.


승객분들도 난처했고, 어떻게 상황을 해결해야 할지 기장님도 나도 승무원 분들도 난처했다. 하지만 보호자의 마음만 할까 싶었다. 달려가서 아이를 달래고 진정시키고 싶은 보호자의 마음은 비행기 보다 더 무거웠을 것이다. 벌크(BULK)라고 부르는 화물칸에서 들려오는 멍 멍 소리가 다른 이의 귀에 들리는 것 보다 크게 들렸을 것이다.


지금 엄청나게 길어지고 있는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이 날의 기억 때문이다.



벌크에 개, 새, 고양이

비행기에 약속된 손님들과 화물이 다 채워지면 비행기로 LOAD SHEET이 들어온다. 조종사들의 할 일은 마지막으로 이륙 중량과 무게중심을 확인하는 일이다. LOAD SHEET 마지막 부분에는 특별한 화물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개/새/고양이 손님들이다.



 반려동물이 많이 보이는 공항 풍경

날씨가 유독 좋아지는 요즘. 특히 김포-제주를 오가는 국내선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공항 터미널에는 강아지들이 뽀작뽀작 터미널을 걸어다니며 주인의 설렘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듯 하다. 예전에는 여행갈 때, 지인이나 다른 가족들에게 반려동물을 맡기거나 근처 병원과 동물호텔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까운 국내선 정도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반려동물과 여행하는 낭만, 알아?

매일 맡는 도시 냄새와 다른 바다 냄새를 맡으면 기부니가 JOKE든요 ~


사람들은 비행이 이만큼 설래는데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설램 포인트는 공항과 비행기다. 사람들은 공항에서 입을 옷을 신경써서 고르고 캐리어 조차 아무거나 끌지 않는다. 특히 기내로 가져갈 24인치 내외의 작은 캐리어는 조금 더 비싸고 개성이 잘 드러난 것으로 고른 뒤, 다양한 커버와 스티커로 개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가 이륙하기 까지 찍은 사진도 어마어마 할 정도다.


공항 자동문을 통과 하자마자 출발수속을 밟는 사람들 틈에서 한 장,

빳빳한 종이로 발권 받은 티켓을 지갑과 여권 사이에 넣어서 한 장,

비행기 타기 전 커피 한잔 마시면서 한 장,

셀카도 한 장,

함께하는 사람들과 한 장,

탑승하면서 보딩 브릿지에서도 한 장,


이렇게 찍은 사진들은 기내에서 잠이 안 올 때 혹은 호텔에서 먼저 씻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보정하는 과정을 거친 뒤, 몇 번의 자체검열을 거쳐 인별그램이나 카카오프로필에 올라간다.


그만큼 비행은 여행에서 큰 설램 포인트다.



보딩 브릿지에서 요즘 자주 보이는 풍경이에요. 아 저의 미래 인가요?


우리 아가들은 비행이 설렐까

우리 반려동물은 어떨까? 반려동물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비행길에 오른다. 가방에 담겨 보호자와 함께 혹은 화물칸을 통해. 기내에 함께하는 반려동물은 비록 가방을 나와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주인의 품에 안겨 있을 수 없지만, 무섭거나 심심할 때 보호자의 손길을 받으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종종 화물칸의 반려동물들이 걱정될 때도 있다. 반려동물들을 키워본 적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성격에 따라 비행 스트레스를 받거나 멀미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김포와 제주를 왕복하는 국내 항공사의 비행기의 기종은 무려 7가지. 연식과 세부 모델을 따라 기능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화물칸은 객실처럼 여압와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너무 어둡지 않게 조명도 켤 수 있다. 반면 안타깝게도 창문이 없다. 한 마디로 반려동물들이 머무는 곳은 이들에게 쾌적하지 않다. 


안락하고 편안한 케이지 속에 있는다고 해도 바깥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황, 그리고 비행기 소음에 노출된 채 보호자와 분리되는 비행시간은 반려동물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만 하다.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반려동물이 화물칸을 이용하는 방법 | 출처: JTBC news


반려동물에게는 비행 준비가 필요해

물론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하기 위해 보호자들이 신경써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마치 아이와 비행기에 오르는 것 만큼 가방에는 내 짐 보다 반려동물을 위한 물건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해 보호자가 꼭 알아둬야 할 3가지가 있다는 점이다.


첫째, 항공사별 관련 규정

둘째, 출발/도착 국가별 관련 규정 (국제선)

셋째, 안전하고 편안한 비행을 위한 반려동물 훈련


우리나라를 오고 가는 비행이라면 항공사 별로 요구하는 서류나 규정들이 있다. 동반 가능한 동물의 종류, 제한되는 견종, 입마개 필요 여부, 최소 나이와 무게 등 항공사 마다 요구하는 규정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누군가의 블로그를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항공사의 고객센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규정을 직접 꼭 확인했으면 좋겠다. 같은 노선이어도 투입되는 기종이 다르기 때문에 반려동물에 대한 제한사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Tip.미리 말씀드리자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준 반려동물은 출발 24시간(국내선) 혹은 48시간(국제선) 전에 체크인을 해야 해요. 당일 체크인은 어려우니까 꼭 항공사별 규정을 미리미리 확인하고 준비 해주세요.


기내에 탑승하는 동물에 대한 규정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항공사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관련 규칙들을 계속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지만 당분간은 보호자가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더 많을 것이다.


현재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별 반려동물 관련 규칙과 마케팅 사례도 정리해드릴게요. 약속! :)


만약 국제선을 여행한다면 나라별 규정들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 영국과 홍콩, 뉴질랜드 처럼 반려동물의 입국이 거부되는 국가가 있는 한편 마이크로칩이나 백신접종증명서 등 각종 서류를 요구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Tip.동물 병원을 통한 서류 역시 시간이 꽤 걸린다고 합니다.

해당 부분도 동물 병원을 통해 확인해보시기를 바래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들이 비행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훈련이다. 항공사에서 아무리 신경 써도 반려동물은 기내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평소에 차량과 케이지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고 비행기는 단거리 국내선 부터 순차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약물을 복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다른 승객의 입장

기내에서 반려견의 탑승을 불편해 하는 승객 분들의 사례도 있다. 반려동물이 익숙하지 않아서 불안한 경우도 있지만, 내가 겪은 일 처럼 반려동물이 짖는 소리를 불편해하기도 하고 털 알러지를 가진 손님들도 계시기 때문이다. 한 승객은 미국 비행을 다녀오는 길에 11시간 내내 비행기에서 낑낑거린 강아지가 있어서 불편했다고도 했다.




어느 누구의 잘못이 아니에요

개인적으로는 반려동물이 탑승하는 비행기 기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 보다는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삶이 변한 것이니까요.


번거로운 사냥을 대신하기 위해 가축을 기르다가

동물이 주는 즐거움을 위해 애완동물을 기르기 시작하고

이제는 동물 친구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형태로 삶이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형태가 변하면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기관과 단체에서는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집니다. 그에 맞게 에티켓도 진화하는 것이고요. 변화 뒤에는 그렇게 새로운 삶이 정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는 누군가 불편을 감수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당연했던 기내 흡연이 엄벌에 처할 범죄가 되었고,

당연했던 오리, 돼지 손님들을 앞으로 기내에서 만날 수 없게 된 것 처럼요.


저는 반려동물의 기내 탑승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새로운 삶의 변화로.


조금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번거롭거나 이해할 수 없는 순간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향이기를 바라고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은

동물 승객들을 위한 항공사의 마케팅 사례와

비행기에서 동물 승객들에게 생긴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이야기 할게요.


투 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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