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우리 반려동물도 비행기가 설렐까?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비행 알아가기 (1)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비행 알아가기 (2)

똑똑똑

제주에서 김포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멈춰 세운건 다름 아닌 승무원의 노크 소리였다.

오늘도 지연(Delay)이다.


승무원: 기장님, 벌크에서 강아지 짖는 소리가 나서요.

기장님: 네?

승무원: 지금 다른 승객분들께서도 조금 불편해 하시는 중입니다.


난처한 상황이다. 기장님도 나도 승무원도 그리고 비롯한 비행기에 타고 있는 모두가. 차라리 부모의 품에 안겨있는 아기였다면 달랠 수 있었지만, 화물칸에 있는 반려동물을 보호자가 진정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고 1시간 남짓한 국내선의 비행에서 5-10분도 함부로 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난처함이 무르익는 동안 강아지의 마음이 스스로 안정되길 바랬지만, 그저 나 혼자만의 바램일 뿐이었다.


더 이상의 지연은 어려운 상황. 결국 비행기는 강아지의 울음소리를 달래지 못한 채 함께 김포로 출발했다.


기장님: 아마 무서울거야. 벌크(Bulk)는 곧 화물칸이잖아

나: 그러게요. 보호자 분도 많이 걱정이실 것 같아요.

기장님: 난처하지만 가야지. 다른 승객 분들도 기다리시는데.


다소 시간이 지난 일이라 나눴던 대화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의 내가 했던 생각은 확실히 기억난다. 강아지의 마음이 진정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보호자분과 아이가 어서 만날 수 있도록 비행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다른 승객 분들께서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아니 차라리 비행기의 엔진 소리에 아이의 울음소리가 묻혀서 다른 승객들에게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 마음 한 켠에 걱정을 안고 비행했던 기억은 또렷하게 난다. (아가야 미안해. 많이 무서웠지?)


그 뒤로, 비행기에 강아지나 고양이가 화물칸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신경쓰인다.

특별히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무사히 스트레스 없이 비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1 LIVE DOG LOADED IN BULK
강아지 손님 한 마리 벌크에 있어요


오늘도 강아지 한 마리를 제주도로 데려다주고 왔다. 궁금해졌다. 반려동물에게 비행이 어떨지를. 동물을 좋아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앞으로 비행하느라 집을 자주 비운다면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 그동안 고민해본 적 없는 내용이었다. 피곤했지만, 이내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동물 손님들도 많아질 예정이니까. 동물 손님들이 머무는 공간에 대해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았다.


(오늘 지인짜 열심히 글 써볼게용)




반려동물 1500만 시대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라이프

통계 마다 다르지만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인구(?)는 약 1.500만 마리. 인구의 약 30%가 현재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반려동물은 더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어릴적 자주 쓰이던 애완동물이라는 단어 보다 반려동물이 많이 쓰인다는 것이 이러한 분위기를 알려주고 있다.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우리도 "주인" 보다는 "보호자" 로 불리고 있다. 우리의 삶이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삶으로 변화했음을 알려주는 단어다.


동물을 위한 산업과 서비스도 발달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 밤이 궁금해 가 아니라) 출근하는 보호자와 함께 유치원을 가서 선생님의 보호 아래 친구들을 사귀고 하루를 즐겁게 보내다가 퇴근하는 보호자와 함께 집으로 온다. 퇴근 후 보호자와 함께 밥도 먹고 같이 맥주 한 잔을 적실 수 있다. 휴일이라면 그냥 유행하는 스타일에 맞게 미용을 받기도 하고, 보호자가 먼 외출을 갈 때면 애견 호텔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시대다. (부럽다.)


강아지를 위한 맥주, 멍맥주 | 출처: 트릿테이블


펫테리어, 반려동물에게도 공간이 중요해

내가 비행하기 전에 공부했던 건축에서도 반려동물이 중요한 대상이 되었다. 건축과 인테리어는 그 시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데, 반려동물이 사육의 대상이었다가 함께 사는 '가족'이 되었음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인테리어(Interior)를 혼합한 펫테리어(Peterior)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공간에서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조금씩 생각해주는 흐름이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바닥재에서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마룻바닥이나 장판은 동물들이 걸어다니기에 미끄럽다. 아이들의 관절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집안 전체에 미끄럼 방지 매트가 깔려 있었다. 매트의 모양이 주로 사각형이다 보니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큰 돈 들여 만든 인테리어를 해치는 결과가 생겼다. 하지만 요즘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미끄럼방지 처리가 된 논슬립 바닥재가 나오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려동물이 걸어다니기에도 편하고 보호자도 인테리어의 매트를 위한 추가 지출 없이, 공간의 아름다움을 해치치 않으면서 생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도적으로도 반려동물의 취향 뿐만 아니라 안전 까지 고려하는 반려동물안전인증(PS-Pet Product Safety Certification)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비행

우리 삶에서 여행이 중요한 요소가 된 만큼, 설렘 가득한 여행을 반려동물과 하고 싶어하는 보호자들의 마음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도 푸른 바다에서 인생샷을 남기고 싶을 것이고, 반려동물에게도 탁 트인 풍경과 도심에서는 누리지 못한 마음껏 짖고 뛰고 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을 것이다.


다양한 여행의 형태 중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기를 탑승하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 실제로 그 숫자는 매년 늘어나는 중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2022년 1월 ~ 8월 동안 탑승했던 동물 손님이 2만5274마리. 지난해 같은 기간(1만9006마리) 대비 약 33%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국내선과 국제선에서 총 1만5278마리의 반려동물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8월까지 1만544마리의 동물 손님이 탑승해 작년 대비 1만18마리보다 50.1% 늘었다.


반려동물이 우리 삶에서 중요해진 만큼

사랑하는 반려동물들과 함께하는 비행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은 비행기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다음 편에 계속)

너무 길어져서 나눠서 업로드 할게요 :)


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참고자료


작가의 이전글 월요일이 싫은 직장인이라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