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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려동물도 비행기가 설렐까?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비행 알아가기 (1)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비행 알아가기 (2)

똑똑똑

제주에서 김포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멈춰 세운건 다름 아닌 승무원의 노크 소리였다.

오늘도 지연(Delay)이다.


승무원: 기장님, 벌크에서 강아지 짖는 소리가 나서요.

기장님: 네?

승무원: 지금 다른 승객분들께서도 조금 불편해 하시는 중입니다.


난처한 상황이다. 기장님도 나도 승무원도 그리고 비롯한 비행기에 타고 있는 모두가. 차라리 부모의 품에 안겨있는 아기였다면 달랠 수 있었지만, 화물칸에 있는 반려동물을 보호자가 진정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고 1시간 남짓한 국내선의 비행에서 5-10분도 함부로 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난처함이 무르익는 동안 강아지의 마음이 스스로 안정되길 바랬지만, 그저 나 혼자만의 바램일 뿐이었다.


더 이상의 지연은 어려운 상황. 결국 비행기는 강아지의 울음소리를 달래지 못한 채 함께 김포로 출발했다.


기장님: 아마 무서울거야. 벌크(Bulk)는 곧 화물칸이잖아

나: 그러게요. 보호자 분도 많이 걱정이실 것 같아요.

기장님: 난처하지만 가야지. 다른 승객 분들도 기다리시는데.


다소 시간이 지난 일이라 나눴던 대화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의 내가 했던 생각은 확실히 기억난다. 강아지의 마음이 진정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보호자분과 아이가 어서 만날 수 있도록 비행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다른 승객 분들께서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아니 차라리 비행기의 엔진 소리에 아이의 울음소리가 묻혀서 다른 승객들에게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 마음 한 켠에 걱정을 안고 비행했던 기억은 또렷하게 난다. (아가야 미안해. 많이 무서웠지?)


그 뒤로, 비행기에 강아지나 고양이가 화물칸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신경쓰인다.

특별히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무사히 스트레스 없이 비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1 LIVE DOG LOADED IN BULK
강아지 손님 한 마리 벌크에 있어요


오늘도 강아지 한 마리를 제주도로 데려다주고 왔다. 궁금해졌다. 반려동물에게 비행이 어떨지를. 동물을 좋아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앞으로 비행하느라 집을 자주 비운다면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 그동안 고민해본 적 없는 내용이었다. 피곤했지만, 이내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동물 손님들도 많아질 예정이니까. 동물 손님들이 머무는 공간에 대해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았다.


(오늘 지인짜 열심히 글 써볼게용)




반려동물 1500만 시대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라이프

통계 마다 다르지만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인구(?)는 약 1.500만 마리. 인구의 약 30%가 현재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반려동물은 더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어릴적 자주 쓰이던 애완동물이라는 단어 보다 반려동물이 많이 쓰인다는 것이 이러한 분위기를 알려주고 있다.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우리도 "주인" 보다는 "보호자" 로 불리고 있다. 우리의 삶이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삶으로 변화했음을 알려주는 단어다.


동물을 위한 산업과 서비스도 발달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 밤이 궁금해 가 아니라) 출근하는 보호자와 함께 유치원을 가서 선생님의 보호 아래 친구들을 사귀고 하루를 즐겁게 보내다가 퇴근하는 보호자와 함께 집으로 온다. 퇴근 후 보호자와 함께 밥도 먹고 같이 맥주 한 잔을 적실 수 있다. 휴일이라면 그냥 유행하는 스타일에 맞게 미용을 받기도 하고, 보호자가 먼 외출을 갈 때면 애견 호텔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시대다. (부럽다.)


강아지를 위한 맥주, 멍맥주 | 출처: 트릿테이블


펫테리어, 반려동물에게도 공간이 중요해

내가 비행하기 전에 공부했던 건축에서도 반려동물이 중요한 대상이 되었다. 건축과 인테리어는 그 시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데, 반려동물이 사육의 대상이었다가 함께 사는 '가족'이 되었음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인테리어(Interior)를 혼합한 펫테리어(Peterior)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공간에서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조금씩 생각해주는 흐름이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바닥재에서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마룻바닥이나 장판은 동물들이 걸어다니기에 미끄럽다. 아이들의 관절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집안 전체에 미끄럼 방지 매트가 깔려 있었다. 매트의 모양이 주로 사각형이다 보니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큰 돈 들여 만든 인테리어를 해치는 결과가 생겼다. 하지만 요즘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미끄럼방지 처리가 된 논슬립 바닥재가 나오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려동물이 걸어다니기에도 편하고 보호자도 인테리어의 매트를 위한 추가 지출 없이, 공간의 아름다움을 해치치 않으면서 생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도적으로도 반려동물의 취향 뿐만 아니라 안전 까지 고려하는 반려동물안전인증(PS-Pet Product Safety Certification)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비행

우리 삶에서 여행이 중요한 요소가 된 만큼, 설렘 가득한 여행을 반려동물과 하고 싶어하는 보호자들의 마음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도 푸른 바다에서 인생샷을 남기고 싶을 것이고, 반려동물에게도 탁 트인 풍경과 도심에서는 누리지 못한 마음껏 짖고 뛰고 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을 것이다.


다양한 여행의 형태 중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기를 탑승하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 실제로 그 숫자는 매년 늘어나는 중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2022년 1월 ~ 8월 동안 탑승했던 동물 손님이 2만5274마리. 지난해 같은 기간(1만9006마리) 대비 약 33%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국내선과 국제선에서 총 1만5278마리의 반려동물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8월까지 1만544마리의 동물 손님이 탑승해 작년 대비 1만18마리보다 50.1% 늘었다.


반려동물이 우리 삶에서 중요해진 만큼

사랑하는 반려동물들과 함께하는 비행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은 비행기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다음 편에 계속)

너무 길어져서 나눠서 업로드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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