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은 인생(生)에 갓(God)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신조어예요. MZ세대는 훌륭하고 대단한 것을 말할 때 ‘갓’을 접두어처럼 사용하거든요. 예를 들면 “큐레터는 정말 최고야! 그저 갓… 갓-큐레터!” 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죠. 즉, 갓생은 훌륭하고 부지런한 인생을 사는 모습을 뜻하는 거예요.
갓생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평범한 일상이 무너지고 주변 환경이 불안해지면서 생긴 말인데요. 갓생을 살자는 말에는 불확실함에서 벗어나 소소한 활동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도전해 성공의 행복과 성취감을 누리자는 뜻이 담겨 있어요. 더 나은 내가 되겠다는 자기 계발의 성격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아요. 소소하고 평범한 활동들로 일상을 회복하고 자신을 돌보겠다는 성격이 더 강하지요.
(→ 갓생살기 트렌드와 함께 유행한 ‘리추얼’ 트렌드 자세히 알아보기)
1. 코로나19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커졌어요.
2. 자택에 머무르거나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했어요.
3. 하루하루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면서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이고 싶어 해요.
이제 유행이나 신조어 그 이상의 문화가 된 듯해요. 갓생을 사는 사람을 일컫는 ‘갓생러’, 갓생살기를 위해 필요한 물품이라는 의미의 ‘갓생템’ 등 더 많은 단어들을 파생시켰어요. 또, 남보다 일찍 일어나서 새벽 시간을 이용해 뿌듯한 일을 해내는 ‘미라클 모닝’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이나 여유 있는 아침이나 저녁에 자신만의 규칙과 습관을 만들어 ‘루틴’으로 실천하는 사람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요.
2021년 11월부터 검색량이 특히 증가해 2022년 1월에는 2021년 10월에 비해 약 50배가 늘었다고 해요. 현재 인스타그램에 #갓생 트렌드를 검색하면 약 2만 3천 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는데, 올해 1월 약 15,00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아주 빠른 속도로 게시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죠!
하루하루 소소하더라도 성취감 가득한 하루를 살고 싶어 하는 현대인을 위한 마케팅과 서비스들도 등장했는데요. 갓생살기를 기업이 직접 응원하고 지원하면서 그 방법과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갓생러들이 갓생을 살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분석해 마케팅에 잘 녹여낸 브랜드의 사례들을 함께 알아볼까요!?
인스타그램에서 ‘#오운완’이라는 해시태그 본 적 있으신가요? 오운완은 ‘오늘 운동 완료’를 줄인 말인데요. 요즘 MZ세대는 오늘 운동을 해냈다는 것을 이 해시태그를 포함한 게시물로 인증하곤 해요. 이렇게 갓생을 실천한 모습을 인증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나타나는데요. 이런 성향을 기업들은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국내 SNS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지난해 5월에 오픈했던 이벤트 ‘오늘일기 챌린지’는 MZ세대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어요. 2주 동안 매일 블로그에 일기를 남기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였는데요. 어뷰징 이용자로 인해 이벤트를 조기 종료하면서 비판을 받고 두 차례 사과문을 게시하는 등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한 달 만에 약 45만 명의 이용자 유입을 끌어내며 성공적으로 이벤트가 마무리되었어요.
네이버 밴드가 4050세대의 공간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오산이에요! 요즘 MZ세대의 ‘갓생 인증 공간’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거든요. 밴드 멤버들이 목표나 미션을 설정해 인증하는 방식의 미션 인증 기능을 활용한 것인데요. 이 기능을 추가한 이후로 꾸준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밴드가 성장하고 있다고 해요. 실제로 2021년 밴드의 10대 이용자가 전년 대비 50% 늘어나는 등 자기계발 루틴을 인증하고 공유하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확인돼요.
앞서 언급했던 네이버 블로그의 오늘 일기 챌린지와 비슷한데요. 이벤트나 챌린지를 통해 보상을 받고 성취감을 고양시키는 형태예요. 차이점이라면 트렌드에 맞춰 갓생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것이죠. 리워드앱이나 *앱테크에 갓생 키워드를 결합한 사례도 있고, 기존 서비스를 갓생과 연관시키고 리워드를 제공하는 사례 등이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살펴볼게요.
*앱테크: 앱+재테크를 결합한 말로, 디지털 상에서 꾸준히 포인트나 적립금, 쿠폰 등을 모으거나 성실하게 이벤트에 참여하여 혜택을 얻는 것
캐시워크는 걸을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는 국내 대표적인 앱테크 서비스인데요. 새로운 리워드 이벤트로 ‘영양제 먹기 챌린지’를 진행했어요. 14일 동안 매일 영양제를 먹은 인증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참여자들에게 CU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는 캐시를 지급하는 이벤트였어요. 이 이벤트는 갓생러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현재 2기까지 진행되었고요. 걸음과 영양제 모두 건강과 갓생에 연관된 키워드라는 점, 기존 서비스의 성격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주 잘 만들어진 마케팅이라고 생각되네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플로(FLO)에서는 2022년 새해를 맞아 ‘오늘부터 갓생 1일’ 챌린지를 진행했어요. 플로의 오디오 콘텐츠를 3주간 청취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갓생 지원금’을 제공한 행사였어요. 매일 참여하지 못 했더라도, 14일 이상 청취한 이용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플로 오디오 콘텐츠의 호스트와 특별한 미팅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하네요. 오디오 콘텐츠도 지식, 어학, 멘탈 관리 등 갓생살기와 어울리는 콘텐츠였는데요. 요즘 트렌드를 살려 자사의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해요.
갓생 트렌드 마케팅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바로 식품 업계예요. 자사 제품을 통해 갓생을 실천하자는 내용으로 건강한 이미지 형성과 자연스러운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답니다!
많은 사람이 꼭 실천하고 싶어 하는 건강한 습관 중 하나, 바로 물 많이 마시기! 최근 5년간 생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에 반해, 물을 충분하게 섭취하는 사람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해요. 이런 현실에 맞춰 기획된 농심 백산수의 ‘바른 물습관 캠페인’과 광동제약의 ‘갓생살기 계획표’ SNS 캠페인은 사람들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의지를 북돋아주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주었어요. 특히, 바른 물습관 캠페인은 2리터를 의미하는 손가락 모양과 바른 물습관을 실천하는 사진을 SNS에 업로드하며 꾸준히 물을 마시는 습관 만들기에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었어요!
또, 코로나19 이후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늘었지만, 여전히 바쁜 아침에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이런 현대인을 위해 농심켈로그는 ‘시리얼 퍼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시리얼 퍼스트는 시리얼과 아침 식사(Breakfast)의 합성어인데요. 건강하게 아침 식사를 하는 10분 습관을 통해 활기찬 하루를 만들기 바란다는 취지였어요. 한국인이 부족하게 섭취하고 있는 영양소와 이를 채우기 위한 방법을 SNS에 연재하며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리얼의 영양가를 홍보했어요.
갓생을 살겠다는 동기 부여를 도와주고 올바른 습관을 형성해주는, 아예 ‘갓생’을 위한 플랫폼도 등장했어요. 아무래도 혼자서는 완벽한 갓생을 실천하기 어렵잖아요. 이 플랫폼에서 강제성을 추가해 더 쉽게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죠. 그리고 플랫폼에 커뮤니티를 더하기도 해요. 자신만의 경험담과 팁을 활발하게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거든요!
“야, 너두 할 수 있어.”라고 외치던 야나두가 동기부여 플랫폼 ‘유캔두’를 출시했어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미션에 도전하고 인증하는 형식이에요. 미션에 참여하고 인증하면 커피 기프티콘이나 상품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하고요. 미션에 꾸준히 성공하면 받을 수 있는 뱃지를 모으는 재미와 높아지는 레벨 등의 기능이 갓생 실천을 도와주어요. 혼자 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니 더욱 수월하겠지요?
‘투두 메이트 (todo mate)’는 일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스케줄 관리 앱이에요. 어떻게 보면 아주 기본적이고 평범한 체크리스트 앱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차이점이라면 미리 세워둔 계획이나 일정을 완료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림이 가고 노출이 돼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실천한 일정에 칭찬 스티커를 주며 소통할 수 있어요. 이렇듯, 다른 사람들에게 내 계획이 노출된다는 점과 칭찬 스티커가 목표 달성에 대한 의욕을 불타게 해주는 것이죠!
이렇듯, 일상을 좀 더 생산적으로 보내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요.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때도 더 의미 있는 것에 많은 돈을 소비하려고 하죠. 이 ‘갓생’ 트렌드를 잘 활용해 보스님의 제품과 서비스가 가치 있다는 것을 어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갓생의 가치와는 거리가 먼데 억지로 연관시키려 한다면 오히려 소비자에게 반감을 살 수도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갓생을 위해 흡연을 유도하는 마케팅과 같은 사례가 있겠죠? (가상의 예시이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욥 ^^;)
반면 갓생 트렌드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더라고요. 지나치게 생산성과 효율성을 따져 사람들에게 ‘자기 착취’를 요구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에요. 번아웃 현상과 코로나 블루를 겪는 현대인들이 비난받고 고립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죠! 그러니 휴식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마케팅도 고려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럼 갓생 트렌드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다시 찬찬히 짚어보시면서 보스님 자사의 제품·서비스에 어울리는 전략을 세울 수 있으시길 바라요!
발행일 : 22. 0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