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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만드는 희희 Jan 21. 2021

출판편집자가 '독자'가 아닌 '고객'을 생각한다는 것

장인성, <마케터의 일>


소비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우리 상품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상품  하나일 뿐이며, 우리 광고도 다른 광고들처럼 귀찮은 존재이고, 우리 상품의 장점 역시 대단치 않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_장인성, <마케터의 >


의식적으로 '독자'와 '고객'을 구분해 표현하려 한다. 이를 테면 '독자층'이 아니라 '고객층'이라고 한다든가, 표지 문안이나 홍보 문구 같은 각종 발신 메시지를 만들며 '독자에게 어느 쪽이 가닿을까'가 아니라 '고객에게  어느 쪽이 가닿을까' 하는 것처럼 말이다.


'독자'라는 말에는 이미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읽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뉘앙스도 느껴진다. 반면 '고객'은 물건을 사러 온 손님. 무엇을 살지 아직은 알 수 없는 미지의 소비자다. 쉽게 말해 책을 읽는 순간에는 '독자'가, 사는 순간에는 '고객'이 있다.


한정된 재원을 가진 '고객'은 우리 책 대신 넷플릭스 한 달 이용권을 구입할 수 있다. 고객은 우리 책 대신 한정판으로 출시된 노트를 선택할 수도 있고, 뉴스레터나 컨텐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며, 할부로 고가의 온라인 강의를 결제하기도 한다.


이렇게 수많은 선택지를 가진 고객이 굳이 책이라는 상품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또 굳이 우리 책을 사게 하려면 그만큼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할 것이다.


때문에 책 만드는 여러 단계에서 구매 동기를 자극하고 '사도록 결심하게 하는 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독자'만을 떠올리다 보면 자칫 컨텐츠 자체, 혹은 책의 고유가치에만 집중하느라 구매 동기나 세일즈 포인트는 등한시하는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사실 독자와 고객은 같은 사람이기도 하다. 이들을 구분한다 해서 책 만드는 프로세스가 크게 변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같은 고민과 선택의 순간을 눈앞에 두었을 때 그 대상이 독자를 향하느냐, 고객을 향하느냐에 따라 대답은 분명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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