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외로움

1부. 내 안의 어두운 면(Self-shadow)

by 수국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


다만,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외롭지 않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필자는 종종 외로움을 느꼈다.

어찌 보면 고질적인 감정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감정을 수치화하는 것을 즐긴다. 외로움(100% 가정)의 감정을 필자의 경우, 80~90%를 한 달에 두 번 이상 느끼는 것 같다.

다들 이렇게 느끼는 건지? 아님 나만 유독 심한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추상적인 감정을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복잡하고, 비정형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고, 관찰할 수도 없다. 결국 추론할 뿐이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친구를 통해 외로움을 달래곤 했다.

친구를 많이 사귀면 외로움이 사라질 줄 알았다.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집에 돌아오면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채 외로움의 감정이 휘몰아쳤다.

이것만으로는 외로움을 완전히 정복할 수는 없었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마주하기로 했다.

그렇기에 외로움과 잘 지내기로 했다.


어차피 ‘외로움’이라는 친구와 평생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그와 조화롭게 지내는 편이 낫지 않은가?

여전히 외로움을 자주, 잦게 느끼지만 성숙해지면서 점차 영향을 덜 받게 되었다.


지금부터는 필자가 외로움과 함께 사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필자는 외로움을 온전히 느끼는 시간을 정해둔다.

그 시간(외로움을 느끼는 시간)에는 슬픈 음악을 배경으로 틀어놓고, 외로움을 온몸으로 온전히 느낀다. 흘러가는 대로 감정에 집중하다 보면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혼잣말을 내뱉을 때도 있다. 언뜻 보면 우스울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외로움이 이전보다 훨씬 약해짐을 느꼈다.


2. 잘못된 인지행동 체계를 바꾼다.

외로움이 이따금씩 찾아올 때마다 ‘왜 나만 외롭지?’

라고 자책해선 안 된다.

차라리 ‘또 외로움이 왔구나, 외로움은 언제나 찾아오는 감정이야, 이번에도 그때가 됐구나.’라고 받아들인다.

이 관점의 전환은 외로움을 훨씬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3. 외로움을 느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시간이 많으면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몸과 정신을 괴롭히면 된다. 필자가 극단적으로 얘기했지만, 사실이다. 뇌는 복잡하지만 육체는 단순하다. 예를 들어 일이 바쁠 때는 외로움을 느낄 여유가 없다. 모든 에너지가 일에 집중되어 있고, 바쁜 일정 속에서 성취감과 자기 효능감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외로움을 덜 느끼게 된다. 만약 일이 바쁘지 않을 때는 집중할 수 있는 취미활동, 모임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평소 배우고 싶었으나 시간 여유가 생기지 않아 포기했던 것들,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과업들이지만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 미뤄 두었던 것들 말이다. 이를테면, 스쿠버 다이빙, 독서, 요리 등이다.

이것도, 저것도 귀찮을 경우, 집안일이라도 하자. 책상 정리, 설거지, 이불 빨래, 대청소 등등.

비록 몸은 피곤할 테지만 깨끗하고 정돈된 집을 보면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몸을 혹사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행복 호르몬(엔도르핀, 세로토닌)을 촉진하여 기분을 안정시키며 외로움 감정을 일시적으로 완화한다.



4. 외로움의 감정을 일반화한다.

친구들과 외로움의 감정을 소통하면서 깨달은 점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인간이라면 모두 외로움을 느낀다.

필자가 유별나기 때문이 아니라 보편적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외로움 때문에 고통받던 시간이 별거 아닌 것 같았다.

두 번째는, 외로움의 빈도나 강도의 차이다.

필자는 이것에 높은 편에 속하는 것을 파악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기질이 그런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인간은 때때로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지친다. 기질은 타고나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외로움을 잘 느끼는 나도, 나다. 그러니 자책이 아닌 존중이 필요하다.

외로움의 이유는 여러 생리적 요인에서 기인한다.

피로가 누적되면 뇌의 에너지 대사에 문제가 생겨,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고 집중력·기억력·사고력·인지능력이 저하된다.

이에 따라 정신적 피로와 함께 ‘브레인 포그(Brain Fog)’라고 불리는, 머리가 멍하고 생각이 흐려지는 상태가 온다.

심리학 용어 중에는 ‘환기’라는 개념이 있다.

부정적이거나 억눌린 감정을 털어놓음으로써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현상이다.

이를 ‘정서적 환기(Emotional Ventilation)’라고 한다.




외로움은 누군가를 만난다고 사라지지 않고,

사회적 위치나 환경이 바뀐다고 해소되지 않는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 감정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외로움을 이겨내려 하기보다,

외로움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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