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훈 Mar 18. 2019

중간 점검 - 내가 창업 리뷰를 하는 이유

정신병 걸리느니 창업 안 하겠습니다

∙ 이 매거진은 IT 스타트업 굿너즈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 이 매거진은 연재물입니다. #1화부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초보 창업가 이정훈입니다.


그동안 회사 이름으로 활동을 하다가 얼마 전 본명으로 작가명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브런치의 글이 너무나도 주관적인 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에 이름을 밝히는 게 부끄럽기도 했고 '회사 이름으로 좋은 컨텐츠를 만들면 회사나 제품 이미지에 도움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습니다.



한글 이름 석자가 주는 힘이 꽤 크더군요.



1년이 좀 넘게 브런치 활동을 하며 느낀 것입니다. 회사라는 막연한 실체가 아닌 사람(닝겐)이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쓴다는 사실이 묘한 동질감을 주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의 실체는 이 브런치 작가를 추천합니다. 에서 차차 밝히겠습니다.)


회사 이름은 기억 안 나도 사람 이름은 기억이 나고, 글을 썼다는 푸시 알림이 오면 꼭꼭 찾아가 읽었습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제 안에 (그들의) 아이덴티티가 생기니 그 사람이 다니는 회사, 그 사람이 만드는 제품이 궁금해 찾아보게 되더군요. (네이버, 구글, 앱 스토어, 플레이 스토어를 다 뒤져도 끝끝내 안 나오는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 결론 : 제 이야기를 하는 만큼 제 이름 걸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전 이 글을 계속 쓸 예정인데요.



제가 창업 리뷰를 연재하는 이유, 창업人으로서 가치관과 꿈이 무엇인지 정도는 밝히고 가는 게 읽는 분들께도 예의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 제가 창업 도전 리뷰를 하는 이유는요.



대단한 사람들의 대단한 이야기도 좋지만 (커리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잉여 출신) 문과생 1은 어떤 과정을 거쳐 창업을 하고 (나름의) 성공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정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요. 창업에는 구체적인 스테이지(게임에 그 스테이지 맞습니다.)가 있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1) 뭔가 대단한 걸 해보고 싶은 망상 ~ 공상 단계

2) 잃을 게 없던 시절 소소한 도전을 해보는 단계

3) 창업 비스무레하게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해보는 단계

4) 기획/개발 공부를 하며 프로토타입 정도를 만들 수 있는 단계

5) 나와 비슷한 레벨의 친구를 모아 MVP를 완성할 수 있는 단계

6) 창업 지원금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계속해서 제품 개발에 몰두하는 단계

7) 시장에 제품을 내놓고 유저와 만나는 단계

8) 인큐베이팅(투자)을 받으며 경영적인 성장을 하는 단계


를 거쳐왔고요. 9) 우리가 만든 제품으로 자생하는 단계에 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 루트가 정석이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요. 창업에 성공하기 위한 일반론이 아닌 각 단계에서의 구체적인 경험을 보여줌으로써 어떤 힌트(혹은 희망)를 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이렇게 하는 애들도 있네? 이 테크트리 참고 좀 해볼까?' 정도면 만족입니다.



2.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마지막 단계는요.



일단 엑싯은 아니에요.



카카오에 인수되는 것도 아니고요. 실리콘밸리 진출...도 별 관심 없습니다. (어차피 안 될 거 관심 끄기 작전) 제게 이 셋은 '장래희망 = 대통령'과 비슷한 느낌이에요. 누군가의 멋진 꿈이 될 순 있어도 눈 감고 생각해봤을 때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것들이요. 그저 포부가 작은 건지 밀레니얼 세대의 사고방식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사실 제가 꿈꾸는(만들고 싶은) 회사는 이렇습니다.


돈을 충분히 주는 회사

'회사 = 착취하는 곳, 스트레스 주는 곳'이 아닌 회사

사람이 많지 않고 구성원들 간 서로 친한 회사

일 잘하고 꽤 멋진 제품을 만드는 회사

우리 회사와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회사

함께 공부하며 커리어 성장을 꾀할 수 있는 회사

일과 행복에 대한 건전한 토론을 할 수 있는 회사

일하는 시간을 점점 줄여 주 3-4일 수준으로 일하는 회사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로 대단하신 분들의) 창업 세미나를 다니며 '하루 4시간씩 자면서 회사를 일궜다.'는 성공 스토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제품과 회사를 만든 분의 이야기라 별 의심 없이 받아들였죠. 그런데 막상 회사를 설립하고 적용을 해보려니 저한테는 너무나 안 맞는 방식이었습니다. 오히려 '칼퇴를 해도 일주일에 5일이나 일을 하는 건 사람의 본성에 맞지 않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심) 누군가는 '창업자로서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하실 수 있겠지만 저의 대답은 '정신병 걸리느니 창업 안 하겠습니다.'입니다.



3.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적당히 일하면서 잘 돌아가는 회사가 가능한지 실험해보겠습니다.

앞으로의 행보를 세세하게 글로 남기겠습니다.


브런치에 글 쓰기 시작한 지 1년도 넘은 시점에 이런 다짐이나 하고 있어 민망하지만 '정답은 없다'는 마인드로 제 갈 길 가보겠습니다. 응원을 해주셔도 좋고, 다그쳐주셔도 좋고, 함께 새로운 답을 찾아나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역시 너무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께 칼퇴, 임시 공휴일, 특별 수당, 불로소득이 찾아오길 바라며...






글쓴이는 현재 스타트업 GOODNERDS에서 앱 서비스 기획과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GOODNERDS는 질문에 답을 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익명 SNS 우주챗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라색과 어울리는 회사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