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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우기자 Jun 28. 2021

그래서 방송기자가 뭔데?

방송기자 #0 프롤로그

여우기자는 소개글에도 써놓았듯 '방송기자'로 먹고살고 있다.

무슨 일을 하는지 꽤나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라 믿었지만, 현장에서 종종 질문을 받는 일이 생긴다.



"방송기자면 방송국에서 일하시는 건가요?"
"그럼 TV에도 나와요?"
"아나운서랑은 다른 거예요?"



1) 맞다. 여우기자는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

2) 맞다. 여우기자는 TV에도 은근히 자주 얼굴을 비춘다.

3) 그렇다. 아나운서와는 업무가 다르다.


이 브런치에선 앞으로 여우기자의 모든 것에 대해 다룰 생각이다.

그에 앞서 제목에 써놨듯 '그래서 네놈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친절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기자는 생각보다 여러 갈래로 나뉜다.


현장을 찍어 신문에 싣는 사진기자,

ENG로 촬영하는 영상기자(촬영기자),

맞춤법을 고치는 교열기자,

2분 남짓 방송 리포트 영상을 만들어내는 편집기자 등등 다양하다.


현장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취재기자'가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사람들'이다.


취재기자는 신문사 소속이면 '펜기자', 방송국 소속이면 '방송기자' 불린다.


명색이 방송쟁이니만큼 그림으로 더 쉽게 설명하겠다.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남홍주 역을 맡았던 수지가 리포팅하는 모습.


방송국 로고가 달린 핸드 마이크를 들고서 진지한 표정을 짓는 그 사람들. '방송기자'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펜기자'가 원고지 N장 분량의 기사를 작성해 송고하는 게 일과라면,

'방송기자'는 1분 40초에서 길게는 2~3분가량의 리포트를 완성해야 하루가 끝난다.


'방송기자'의 하루 일과는 보통 아래와 같다.

현장 취재 -> 회사 복귀 -> 기사 작성 -> 데스킹 -> CG 의뢰 -> 오디오 녹음 -> 편집 및 완성


'펜기자'와 다른 건 기사 내용을 담은 짧은 리포트 영상을 완성해야 한다는 것.

인터뷰나 현장 발언 같은 오디오와 CCTV나 블랙박스 같은 비디오, 이 재료들이 목숨보다 소중한 이유다.




그럼 '방송기자'가 수지처럼 현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언제일까?


크게 2가지다.


1) 현장 중계

2) 스탠드업('스탠딩', '와빠'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1)은 뉴스 스튜디오와 현장 기자를 다이렉트로 연결하는 생방송 상황이다.

태풍이나 장마 같은 자연재해나 재난, 중요한 이벤트가 생겼을 때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사진 하나면 바로 설명이 된다.


전설의 '그 짤'. 위 자막처럼 대설주의보 상황을 알리는 뉴스 특보에서 현장 기자를 연결한 모습이다.


앵커가 "000 기자~ 그곳 상황은 어떤가요?" 같은 멘트를 날리면

현장에 선 기자가 화면에 등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설명을 거듭하는 패턴이 대표적이다.


2)는 뉴스 리포트 안에서 기자가 나와 직접 기사 내용을 설명하는 짧은 영상을 의미한다.

이것도 사진 하나로 이해를 돕겠다.


폭력성 실험(?)을 위해 PC방에서 직접 전원을 내린 간 큰 기자의 스탠드업. 무사했을까?


위 모습처럼 리포트 중간에 등장해 기사 현장 상황을 설명하는 '감초' 역할을 하게 된다.


국회나 법조 기자들은 각각 여의도와 서초동 건물을 뒤에 두고 마지막 문장을 읽는 스탠드업을 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방송기자' 역할은 다양하다.


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하기도 하고, 오디션을 통해 뉴스 앵커가 되는 경우도 있다.

라디오나 팟캐스트, 취재 분야에 따라 연예 프로그램에 나가는 일도 종종 있다.

뉴미디어 부서에선 뉴스 외적인 콘텐츠를 고민하는 PD가 되기도 한다.



자, 프롤로그는 이쯤에서 줄일까 한다.


매우 별 것 없는 이 짧은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은 벌써 '방송기자'와 조금 가까워졌다.


앞으로 '방송기자'와 그들의 일터, 일상, 사소한 생각과 고민 등등

날 것 그대로의 솔직한 모든 것들을 부지런히 적어볼 계획이다.


언젠가 모든 글이 끝날 시점엔 이곳을 방문한 당신과 여우기자가 보다 가까워져 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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