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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봉 Aug 21. 2023

인간관계 : 움직이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인간관계에서 자신을 존중한다는 것은

  "내가 잘하는 걸 찾기가 더 쉬울 거야."


  너무나도 도발적이고 자신감이 가득 넘치는 말이다. 못하는 게 없다는 소리니까. 최근 킹더랜드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구원 본부장이 했던 말이다. 아주 자신감 넘치고 자존감 넘치는 주인공이다.


  그러나 천하의 구원 본부장도 못하는 건 있었다. 바로 양파 까기. 처음에는 양파의 모든 살을 날려먹을 정도로 처참했지만, 극중 시간이 지날 수록 요리마저 잘해버리는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드라마 얘기로 시작했지만 요점은 바로 이 자존감이다. 드라마에서의 꾸며진 이야기를 현실로 가져오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글쎄. 구원 본부장이 되라는 소리는 아니다. 그저 자존감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런 것들을 다뤄볼 셈이다.


  친구중에 자존감이 높은 친구가 있었다. 자신의 장점이 뭔지 알고 그것을 이용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 만약 시도해보다가 잘 되지 않아도 상관 없다. 또 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니까.

  그런 친구를 보면서 참 신기하다고도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여유가 있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존감이 높을 수 있을까?


  많은 자존감 관련한 곳에서 말하길, 작은 성공을 해본 경험이 많으면 자연스레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했다.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기로 다짐한 일을 삼개월동안 성공해서 습관이 된다면, 그런 성공의 경험들이 쌓여 자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리다.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것만 해가지고는 우리가 원하는 인간관계에서의 자존감을 얻을 수는 없다.

  이러한 성공의 경험이 쌓이고, 자신감이 쌓이고, 나의 장점이 많아져서 인간관계로 나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원하던 대로 여유있고, 위트있고, 재치있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종횡무진 누빌 수 있을까? 장내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내 템포에 맞게 이끌어올 수 있을까? 나의 장점을 상대에게 온전히 전부 드러낼 수 있을까?

  아니다. 인간관계에서는 다르다. 워낙 다양한 상황. 워낙 다양한 성격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은 꺾일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시라. 그동안은 성공한 경험밖에 없는데, 갑자기 상대가 '당신과는 맞지 않네요.'라며 선을 긋는다면? '내가 어디가 모자라지?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하는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성공 경험만 있던 사람은 실패에 대한 경험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롯이 성공으로만 채워진 자존감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자기효능감'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효능감이란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을 의미한다. 자존감은 이 자기효능감만 가지고는 세울 수 없는 영역이다.


  자존감에는 총 세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번째는 자기효능감. 두번째는 자기조절감, 세번째는 자기안전감이다.

  위에도 서술했듯이 자존감이라고 하면 '자기효능감'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세 가지 감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아무리 효능감이 높다고 하더라도 금방 꺾이기 마련이다.


  자기조절감이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본능의 발현 정도를 의미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 어떠한가? 자신의 마음대로 상황이 돌아가니 만족하게 된다. 만족에서 오는 행복감 또한 느끼게 된다. 하지만 원하는대로 하지 못하면? 예를 들어 치킨을 먹고 싶은데, 오늘은 족발을 먹어야 한다고 하고, 짜장면을 먹고 싶은데 뭘 그런걸 먹냐며 짬뽕을 먹으라고 한다면? 자기조절감이 높은 사람은 왜 내가 먹는걸 네가 통제하냐며 노발대발 화를 낼 것이다. 하지만 자기조절감이 낮은 사람은, 뭐든 상관없이 맛있기만 하면 되지. 하며 따라가게 될 것이다.

  먹는 것으로 예를 들었지만, 막상 일상생활에서 결정하는 것을 생각하면 자기조절감이 낮은 사람은 무기력한 경우가 많다.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냥 남이 좋다니까 따라가게 되는 수동적인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짜장을 먹겠다고 투쟁하고 싸우라는 소리가 아니다. 그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나는 어떤 걸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정도는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친구와 싸우고 싶지 않아서 나의 의견을 죽여왔다. 마음대로 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것을 당당히 얘기하지 못했다.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니 자연스레 다른 사람도 필자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았다. 아무리 성공에 대한 경험이 많아 자신감이 넘친다 하더라도 이렇게 의견이 존중받지 못하면 전부 소용 없는 일이 된다.

  

  마지막으로 자기안전감이란 자존감의 바탕이며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능력을 말한다. 인간관계에서의 여유는 여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자주가는 선술집이 있다. 가끔 가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중 혼자 오는 사람도 많은 편인데, 언젠가 하루는 자존감이 높은 한 여자 손님을 만나게 되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세 가지 존중감이 전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었다. 성공에 대한 경험,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고, 마음이 안정되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여유가 넘쳤고, 말하는 것 하나하나에서 멋짐이 묻어났다.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냥 느껴지는 아우라가 그랬다. 여유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그때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 한 것을 간략하게 풀어보자면, 유명한 미국대학교를 나왔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 회계사 1급 자격증을 땄고, 지금은 회사에서 사람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일을 할 것이다. 라는 내용이 그 술자리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전부 나왔다. 막힘이 없었다. 저런게 바로 자존감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 건지, 어떠한 일을 할 것인지와 같은 생활의 안정성과 편안함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기효능감, 자기조절감, 자기안전감. 이 세가지가 전부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비로소 자존감을 찾을 수 있다. 어렵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아주 작은 성공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기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생각하고 의견을 말하는 연습을 하고,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연습을 하면 우리는 모두 인간관계를 종횡무진 누비는 자존감 마스터가 될 수 있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이 세가지 감을 찾으려 행동하는 그 순간 우리는 빛이 나게 될 것이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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