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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캣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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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트린 Aug 02. 2020

우리 동네 팜므파탈, 깜순이

캣맘 일기

깜순이: 이봐, 이봐! 잠깐만! 그냥 가지 마! 나 좀 봐!


나: (두리번두리번) 응? 어디서 나는 소리야?


깜순이: 위를 봐, 나 위에 있어!


나: 깜순아, 나무 위에서 뭐 해? 새라도 사냥하는 거야?


깜순이: 노, 나 지금 그렇게 한가하지 않아.


나: 그럼 거기서 뭐 하는데?


깜순이: 밑에 있는 녀석 좀 쫓아줘! 새벽부터 저렇게 따라다녀서 못 내려가고 있어.


나: 하하, 매력 넘치는 것도 피곤한 일이구나. 




아침 밥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어디선가 냐옹냐옹 소리가 들린다.

일상적인 인사 소리가 아니리,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분명 가까운 곳에서 나는 소린데.


문득 위를 보니 오늘 아침 밥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깜순이가 불안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평소 맡겨놓은 것 찾아가듯 당당하던 태도와 너무 달라 나도 잠시 어리둥절하다.

무슨 일이지? 하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나무 밑에서 깜순이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덩치.

널 내 여자로 만들고 말리라, 결심한 듯 눈빛이 이글거린다.  ㅋㅋ


깜순이가 우리 동네 출산의 여왕인 이유가 있었군.

내 눈엔 미모 좀 되는 깍쟁이 아줌마일 뿐인데

자기들 사이에서 예쁘고 야무진 팜므파탈이려나?


하지만 덩치야, 깜순이 아직 새끼들 젖도 안 뗀 것 같은데 오늘은 그냥 보내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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