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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필수연구소 Jan 29. 2020

육아의 기술 : 방학생활

게임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 안 좋은 것인가요?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가는 첫 째.

방학때 특별히 하는 것 없이 하루 종일 심심해 심심해 하며 뒹굴 거린다. 주로 게임이나 스마트폰을 하지만, 여느 부모처럼 너무 많이 하는 것을 우려해 시간 제한을 두었지만, 조르는 아이에게 그 제한도 쉽게 풀리곤 한다. 사실, 구부정한 자세나 시력 등에 안좋을 것을 제외하면 게임이 그렇게 해롭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이미 퍼저버린 바이러스에 보호하기 보다, 애초에 노출을 시켜서 면역을 키운다고나 할까?)


게임 중에서도 사고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단순한 반사능력을 이용하는 단시간에 승패를 좌우하는 게임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옆에서 지켜봐도 너무 긴장된 상태를 오래 가져가고 어디선가 본 글에서 성격도 매우 나쁘게 만들기 때문에 좋지 않다는 말이 생각나니 더욱 걱정이 된다. 


"시간이 참 소중해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중요한데, 이런 게임을 하는 것은 시간을 버리는 것 같아"

라고 예전에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한다. 


“그 시간이 즐거웠는데? 즐겁게만 보낸 시간은 안좋은 거야?”

라고 물어본다. 당연한 질문이다. 


“미래에 더 많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지금은 좀 더 다양한 경험과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것들이 좋을거 같아” 라고 이야기하진 않았다. 아직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오늘의 즐거움이 중요한지 미래에 대한 준비가 중요한지, 미래에 대한 준비가 정말 연관도가 있는 준비인지? 어떤 가치가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것인지? 분명 경제적인 여유는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경제적인 여유를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이 그냥 자격으로 증명하는 것일 것이다. 아니면 자격이 없어도 누구나 인정할만한 희소성있는 전문가가 되거나 직접 사업을 하거나 등등


대부분이 학생들이 시간을 사용하는 목적인 미래의 경제적인 여유를 위해 일상적인 즐거움을 없애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 (이런 시간의 사용이 실제 경제적 여유와 연관도가 있을까? 하는 질문은 여기서 하지 않도록 하겠다.) 아니면 그 즐거움이라는 관념 자체가 매우 주관적이라, ‘책읽기가 즐거워요~ 수학의 오묘함에 반했어요~’ 하는 덕의 마음과 업을 일치 시키는 시도가 필요한 것인가?


아이에게 

어떤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일까?

삶을 무슨 시뮬레이션 게임인냥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도 답은 없는데, 단편적 즐거움도 좋지만, 더욱 큰 즐거움을 연습하고 알아갔으면 한다.

더욱 다양한 경험, 무언가를 해나갈 때의 스스로 느끼는 피드백,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 이를 통해서 어느 결론에 다다를 때의 즐거움, 창작을 완결 할 때의 희열.


이런 모든 행위에 대한 즐거움을 연습하고 쌓아 나아갈 때, 우리가 모든 목표로 삼고 있는 경제적인 풍요라는 후행 지표도 어느정도는 따라오지 않을까 하며 위로한다. (심지어 경제적으로 풍요해도 즐겁지 않은 경우가 더욱 허다하니까)


그러데

 이 큰 즐거움이라 정의한 것들도 나의 기준일뿐, 아이에게도 그럴까? 이걸 설득해야하나? 납득이 가능한가? 하는 또 다른 문제에 빠진다. 


결국은 할 수 있는 일이, 그냥 몸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모든 것의 공통 분모이다. 튼튼한 두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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