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망은나의것 Sep 16. 2022

영감과 감성의 노예

내가 가진 우울의 기운 같은 것은 어쩌면 나만 깊이깊이 곱씹고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도무지 내가 왜 우울 따위를 늘 안고 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일 때가 많으니 말이다. 


그런 기분에 휩싸이게 될 때면 나는 최대한 그 상태를 바꿔줄 만한 것들을 찾아 헤매곤 한다. 조성진과 비킹구어 울랍손의 피아노 연주곡을 듣는다거나 S언니가 추천한 플레이리스트를 일단 틀어두기도 하고 온라인 도서관에 빌려둔 소설들을 읽기도 한다. 그런 행위가 나와 비슷한 감성을 가진 것 같은 랜선 동료들을 찾아 나서는 여정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몸을 움직이고 건강해지면 반드시 좋아진다는 간증을 수없이도 들었지만 도무지 잘 바뀌지 않는 몸의 습관이 열심히 움직여야 낫는다는 나의 고질병을 고치지 못하게 하기도 하고.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추적추적 비 내리는 독일 날씨에 함께 마음이 무거워져 계획한 공부 따윈 시작도 못하고 무거워진 마음을 담아줄 만한 공간을 찾으며 보낸 기분이다. 


그러다 뭔가 어딘가 존재하는 그들을 만난 것 같은 기분에 잠시 들떴다. 

영감과 감성의 노예. 나는 그런 존재인 것 같다. 아무래도. 

매거진의 이전글 저는 공부하고 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