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되면 그 분홍색 벚꽃이 구름처럼 산을 뒤덮었다. 육지 사람들은 봄이 되면 떼지어 섬으로 와서 이 붉은 섬을 구경하고 돌아갔다. 황톳길과 벚꽃과 그 벚꽃의 분홍색의 원식의 그림자처럼 곱게 점 찍힌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돌아갔다. 분홍색은 절망의 색깔이었다. 누구나 분홍색을 저주했다. - 「당신들의 천국」, 53p -
고등학생 때 필독서로 읽은 당신들의 천국은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황톳길과 벚꽃은 마치 황토색 피부에 핀 아토피를 연상시켰다. 물론 한센병 환자의 고통과 아픔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토피라는 질환을 겪으며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피부질환이 있는지 알게 되었으며 그들의 고통을 아토피의 창을 통해 조금이나마 가까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소중한 것은 보통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다. 잃어버렸을 때 비로소 당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잃어버린 후 되찾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곧잘 '후회'라는 것을 하게 된다. 특히 건강이란 있을 때 지켜야한다는 것을 느낀다. 돈은 조금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건강을 잃으면 돈을 벌 수 없다. 오히려 돈이 더 많이 들게 된다.
나는 수험생 때 당장의 성적을 잘 받기 위해 건강을 갏아넣었지만 그 결과, 내 하루 패턴은 180도 바뀌게 되었다. 성적을 높이기 위한 모든 하루의 계획이 전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계획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래는 아토피가 심했을 적의 사진인데 조금 징그러울 수 있으니 조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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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얼굴밖에 없지만, 등, 가슴. 팔, 다리 등 전신이 온전한 곳이 없었다. 다만 몸 사진은 아무래도 노출이 어쩔 수 없이 되다보니 찍기가 좀 부담스러웠다.
꽃이 피는 때가 있으면 꽃이 지는 때도 있다
아토피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벚꽃은 비오면 금새 져버리지만 , 아토피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 다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