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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Oct 03. 2023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의 무게감

끝이 없을 것 같던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아침...이틀전부터 슬슬 일을 하면서 다가오는 출근의 압박을 이겨내던 와중에...아침부터 일하는건 싫어서 스타벅스에 와서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말랑말랑한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구매했던 맥북프로....아무것도 안해도 이걸 스타벅스에 와서 펼쳐놓고 있으면...작은 행복이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행복한건 아니지만...그래도 조금 좋습니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슬슬 일을 하면서 다가오는 출근의 압박을 이겨내는 중"이라고 했지만....어제도 20시부터 02시까지 일을 하다가 잤고....이틀전에도 비슷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사실상 출근모드로 일을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진짜 출근하는 내일부터 최소 14시간 이상의 근무를 각오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봤던 미국 다큐멘터리도 계속 돌려보며 영어 듣기를 연습하고, 화상 영어 회화도 진행했구요...생각해 보면 다 제가 선택해서 하고 있는 일이지만...연휴에 왜 일하냐며...놀러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일하기 싫어 죽겠습니다....너무 하기 싫어서 유튜브에 "너무 하기 싫은 일 하는 방법"이라고 검색해서 영상을 보고 있을 만큼 하기 싫습니다.


32살 쯤 다이어리에 40살이 되기 전까지의 적어놨던 제 모습이 있었습니다. 35살 정도까지는 써놨는데 그 이후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없어 적어두지 못했는데 그 당시 저는 35살이 됐을 때 아래와 같은 모습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대기업 다니는 연봉 7천 이상의 차장급 직원....


여기서 말한 대기업이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같은 회사는 아니구요....대기업 조건을 갖춘 회사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연봉을 현실적으로 조정했었죠...35살 제 모습은 중견기업의 팀장없는 마케팅팀 파트장이었고, 연봉은 그거보다 높았습니다. 대기업은 충족하지 못했지만..나머지는 초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행복하지 못한건 여전했고...누리고 있는 것들은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장모님께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리조트로 여행을 보내드리고...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놀다오기도 했습니다. 직급은 파트장이었지만, 팀장이 없었기 때문에 팀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팀 회식의 메뉴를 제가 정해도 됐고...전결 라인이 저에서 끝나는 결재 문서들이 생겼습니다. 연말 팀원 성과평가를 진행하고....승진 대상자도 제가 정해서 올려야 하는 상황도 왔습니다. 그런데...살다보니 욕심에는 끝이 없고 더 높은 연봉에...더 좋은 근무환경, 전문성 강화...자유로운 조직문화 등등...더 많은 욕심을 부려서 현재의 회사에 오게 됐습니다.


현재 회사에 오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멋진 건물,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주차, 매달 지원되는 건강 관리비와 어학비 지원 같은 혜택이 생겼습니다. 언젠가 상상만 하던 것들이었습니다. 40살이 되기 전에 연봉 1억을 만들자는 목표도 생각보다 빨리 이뤄냈습니다. 다만, 이런 좋은 혜택들을 누리기 위해 이겨내야 하는 것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만한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달콤한 혜택들이 있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이런 혜택을 누리고 싶은데 일은 열심히 하기 싫습니다. 이게 답없는 이 글의 결론이죠...이렇게 익명성에 기대어 자랑이나 한 바가지 하고....힘내서 많은 일들을 해내고 싶어....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물론 저보다 훨씬 더 많이 일하는 분들도 있고...더 많은 돈을 벌면서 더 멋진 삶을 사는 분들도 많습니다. 객관적으로 제가 잘난것도 아니고, 아주 잘하면....제가 이뤄낼 수 도 있을 것 같은 목표들을 생각하며 기회가 왔을 때 그런 것들을 용기내어 잡아낸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기회가 찾왔다는 것 자체도 엄청난 행운인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저는 이렇게나 대단한 럭키가이입니다. 제가 가지고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며....지금 저를 짖누르고 있는 모든 일들을 잘 처리해냈으면 좋겠습니다ㅠㅠ


아아아아아아악!!!!! 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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